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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최인준 단편집 상세페이지

초판본 최인준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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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종이책 정가
19,800원
전자책 정가
20%↓
15,840원
판매가
15,840원
출간 정보
  • 2026.05.01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8.6만 자
  • 7.3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43025029
UCI
-
초판본 최인준 단편집

작품 정보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초판본 한국 근현대소설 100선’ 가운데 하나. 본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 가는 명작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이 엮은이로 나섰다.

최인준 소설은 압도적 현실에 휩쓸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그려냈다. 소설의 의미소는 개인이 현실과 부딪치며 깨져 나가는 생채기로부터 나온다. 좌절된 그들의 꿈과 희망은 고스란히 소설의 몸이 된다. 가령 〈암류(暗流)〉의 어둠은 가난으로부터 온다. 이때의 가난은 물질적 궁핍의 원인이기도 하면서 생존의 선택을 필연적으로 규정짓는 숨은 운명의 다른 이름이다. 첫째 아들 철이를 서울로 유학 보내기 위해 전답을 팔아넘기면서 가세는 기울고 아버지는 과로사한다. 뒤이어 어머니도 반신불수가 되고 “마즈막으로 룡이 자신이 히생”되어 학교를 중퇴하고 만다. 소설에서 말하듯 “‘우연’을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필연성’을 가지였다.” 최인준 소설은 우연을 가장해서 음험하게 도사리고 있는 필연성에 관한 이야기다.
〈상투〉는 일제의 단발령 때문에 상투를 잘린 김 첨지의 이야기다. 간만에 장거리에 놀러 갔다 김 첨지는 상투를 잘리는 봉변을 당한다. 너무도 큰 절망감에 “김 첨지가 담모통이에 펄석 주저앉으며 상투의 시체를 덥석 웅키여 잡었다.” 재미있는 건 잘린 상투를 시체라고 표현하는 부분이다. 상투 자체가 이미 하나의 생명체였다. 즉, 타인과 구별하게 해주는 정체성의 다른 이름일 터이다. 타인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지만 개인에게는 중요한 징후다. 상투가 잘리고 얼마 뒤 김 첨지는 마을에서 사라진다. 사라진다는 건 공동체 내에서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상징적 제스처다. 그러니 상투를 잃어버리는 건 이름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이름, 고유명의 형해화를 의미한다.
억압적인 사회가 개인의 존재성을 존중하지 않을 때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많지 않다. 〈상투〉에서처럼 마을에서 사라지거나, 폭압적 현실 앞에서 나약한 존재로 규정되거나(〈약질〉), 생계를 위해 실질적인 첩살이를 해야 하는 선택(〈호박〉)만이 남아 있다. 최인준은 비인간적인 선택만을 강요하는 잔인한 현실을 통렬히 고발한다.
최인준 소설은 현실의 수레바퀴 밑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나의 태도를 보여 준다. 어떤 걸 피할 수 없다고 느끼는 건 원래 그래서가 아니다.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실을 반드시 두 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표층의 차원과 스스로가 의미화하고 만들어 가려는 차원은 구별되어야 한다. 그것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것’은 우리가 살아간다면 결코 피할 수 없는 종류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할 때 우리는 도약할 수 있다. 그러니 세상의 관점에서 묻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이 확실하다고 믿기 쉽지만 보는 건 딱 그 수준에서 정확히 우리를 어느 순간 배반할 것이다.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보이지 않는 걸 믿어야 한다.

작가

최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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