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를 읽다 보면 첫 부분에 항상 현재의 무림 판도와 고수들의 서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3황5제니 4천왕이니 무림 10대 고수라든가 하는 무림 지존들을 소개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리더를 읽다’의 주인공들은 무협지로 치면 이러한 초절정 고수들의 이야기였다. 거대 문파의 문주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지금도 강호의 정점에서 군림하고 있는 노고수 등 이미 명성을 널리 떨치고 있는 거대한 위인들의 일대기였다. 온갖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며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기까지 그들이 삶 속에서 얻은 성공과 실패의 교훈은 많은 독자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절세 무공의 비급을 한 자락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리더를 읽다’의 주인공들과 연배가 비슷한 나이 많은 독자가 글을 읽었다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 이 친구들은 내가 젊은 시절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구나. 같은 시각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었고 그 당시에 이렇게 행동했었구나. 내가 이러한 사실들을 더 빨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반대로 젊은 독자들에게는 이미 세상에 명성을 떨칠 만큼 성공한 리더들은 또래가 아닌 한 두시대 앞선 세대의 인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리더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들도 물론 많았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바로 그 순간 우리들의 고민들과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을 수 있었다. 성공했다는 것은 이미 역경을 뛰어넘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과거의 시련과 고난이 다소 미화되기도 하고 기억 속에서 재조합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 점에 착안해 ‘이미 지존의 자리에 오른 무림 절대 고수의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시각 장래 무림을 평정할 젊은 고수의 이야기와 고민들을 들어볼 수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즉 미래 지존이 될 만큼 가능성 있는 젊은 리더가 지금 현재 이 시각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대단히 많은 깨달음을 젊은 독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 대상을 찾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장래 반드시 무림을 평정할 것 같은 고수를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포텐 폭발 직전의 신진 고수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을 때 우연히 이번 인터뷰이들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이석우’,’송봉규’ 두 디자이너가 그들이다. 장래 ‘지존무쌍’ 정도쯤 되는 무시무시한 호칭을 달고 무림을 평정하여 30년 후쯤엔 너무 유명해진 관계로 절대 인터뷰가 불가능해질 것 같은 인물들이었다. 이제 ‘리더를 읽다’ 프로젝트 사상 최초의 35살, 34살 젊은 디자이너 두 사람의 동시 인터뷰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부제는 ‘30년쯤 미리 보는 초고수 밀착 인터뷰’ 정도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