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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시원찮은 에피소드였다. 리처는 용병회사에 고용되어 그 회사 사장 레인의 부인 케이트가 납치된 사건을 돕는다. 리처의 추리는 번번이 빗나가거나 헛다리를 짚지만 그럼에도 바보같은 레인은 리처의 말빨에 속아 꾸준히 그를 신뢰하고 사건을 의뢰한다. 리처 시리즈 특유의 뻔한 물음에 대해 죽어도 묻지 않는 전개는 여전하지만, 이 에피소드는 그 정도가 너무 노골적이라서 그런지 재미가 반감된다. 의자의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간 가구 상점에서 5달러에서 한 푼이라도 깎으려는 짠돌이 리처와 중국인 주인의 처절한 입씨름이 가장 재미있는 개그포인트였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그레고리'를 쏘기 전에 잠시 머뭇거리는 '리처'의 모습이었다. 결국 악당이지만 잠시 동료애를 나눈 '그레고리'에 대한 연민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시리즈 특유의 꼭 한번 등장하는 잔인하고 잔혹한 장면에 대한 묘사는 섬뜩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언제나 등장하는 정력왕 리처의 잠자리 장면은 등장하지 않아 좀 섭섭하다. 영국까지 행동을 같이한 폴링의 나이가 50이 넘는 나이였기 때문이었겠지만, 레인 전처의 아름다운 동생 패티를 그저 소모적인 캐릭터로 낭비하고 있는 점을 보면 아마 어떤 지점에서 전개가 꼬여버린 결과이지 않을까 추측한다. 게다가 리처와 레인은 끊임없이 누가 더 바보인지 경쟁만 하다 게임이 끝난다. 작가는 이 소설을 발로 썼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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