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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사랑한다 상세페이지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한다

  • 관심 0
소장
전자책 정가
4,900원
판매가
4,900원
출간 정보
  • 2026.07.09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3.4만 자
  • 21.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9057911
UCI
-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한다

작품 정보

프롤로그


어떤 사람은 떠나고, 어떤 사람은 남는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다.

나는 세 번째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사랑은 늘 나보다 한 발 앞에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했지만, 막상 잡으려 하면 이유가 생겼다. 아직은 아니라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고, 지금은 상황이 복잡하다고.

그 말들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충분하지 않았다.

나는 다치지 않는 방법을 먼저 배웠다. 기대를 낮추면 실망도 줄어든다고 믿었고, 확신이 서기 전에는 말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여겼다. 조심하면 오래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은 안전한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녀는 묻곤 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거예요?”

질문은 단순했다. 나는 그 단순함 앞에서 자주 멈췄다.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책임이 두려웠다. 선택하는 순간, 그 이후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머물렀다. 떠나지도, 붙잡지도 않은 채로.
그 침묵이 결국 하나의 선택이 된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사랑은 거창한 사건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비가 오던 날도 있었고, 햇빛이 눈부시던 오후도 있었다. 웃음과 다툼이 번갈아 오고, 이해와 오해가 얽히며 관계가 만들어졌다.

특별하지 않은 순간들이 쌓여 우리가 되었다.
문제는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서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사랑을 감정이라고 믿었다. 충분히 좋아하면, 충분히 아프면, 충분히 그리우면 언젠가 답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감정은 방향을 정해주지 않았다.

사랑은 선택이었다.

그 단순한 사실을 알기까지 우리는 한 번 끝을 지나야 했다.
이 이야기는 누가 더 사랑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아니다. 누구의 잘못이 더 컸는지를 따지는 고백도 아니다.

이것은 선택하지 않던 두 사람이,
마침내 선택하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그리고 아마,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 소개

저자 소개 | 이노일

이노일은 사랑을 감정이 아니라 태도로 쓰는 작가다.

관계가 흔들리는 순간을 피하지 않고, 그 안에 머무는 문장을 선택한다.

시집 『그럼에도, 사랑』에서 그는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메시지로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번 소설은 그 세계관을 서사로 확장한 작품이다. 문장에 머물던 질문을 인물의 삶으로 옮겼다.

그는 관계의 가장 약한 지점을 응시한다. 이별의 저점, 침묵의 비겁함, 선택을 미루는 태도가 만들어내는 균열을 정직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조용히 묻는다. 우리는 정말 사랑했는가, 아니면 책임을 뒤로 미뤘던 것은 아닌가.

이노일의 작품은 격정보다 밀도를 택한다. 화려한 고백 대신 반복되는 선택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낮지만 오래 남는다.

『그럼에도, 사랑』이 감정의 문장이었다면, 이 소설은 그 문장이 삶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그는 오늘도 사랑을 다시 정의한다.
낭만이 아니라 책임으로.
운명이 아니라 선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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