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사 연구 세계적 석학, 리처드 오버리
협력하는 종의 폭력 메커니즘
다학제적 연구로 펼쳐 낸 전쟁의 지도
생물학ㆍ심리학ㆍ인류학ㆍ생태학ㆍ자원ㆍ신념ㆍ권력ㆍ안보
★ 이코노미스트 선정 2024 최고의 책 ★
낙관적 평화론을 뒤집는 냉철한 직시, 정밀한 분석.
류한수 | 역사학자,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폭력의 시대를 이겨 내는 균형 잡힌 통찰.
강인욱 | 고고학자,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
전쟁의 기원을 탐구하는 호모사피엔스의 가장 서늘한 자서전.
구형찬 | 인지종교학자, 서강대학교 K종교학술확산연구소 연구교수
◎ 도서 소개
“왜 전쟁은 사라지지 않는가?”
군사사 연구 세계적 석학, 리처드 오버리
협력하는 종(種)의 폭력 메커니즘
다학제적 연구로 펼쳐 낸 전쟁의 지도
생물학ㆍ심리학ㆍ인류학ㆍ생태학ㆍ자원ㆍ신념ㆍ권력ㆍ안보
우리는 여전히 전쟁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의 끊임없는 무력 충돌, 기후 변화가 초래할 미래의 무장 갈등까지.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도 전쟁은 인류의 삶 속에 공고히 존재한다. 인류 전체를 절멸시킬 수 있는 핵무기가 실존하고, AI가 전쟁의 방아쇠를 당길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지배하는 오늘날, 우리는 다시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가? 인류는 폭력적인 본성을 타고난 존재인가?”
세계적인 군사사학자 리처드 오버리가 이 질문에 답한다. 제2차세계대전을 비롯한 현대 전쟁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가 인류 진화 20만 년을 관통해 폭력의 기원을 추적한 역작, 『전쟁 충동(Why War?)』이 필로스 시리즈 44번으로 출간되었다. 역사학의 경계를 넘어 생물학·심리학·인류학·생태학 등 ‘인간과학’의 최신 성과를 군사사와 결합한 시도는 학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도전적인 성취로 평가받았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서 ‘폭력이 꾸준히 감소해 왔다’라는 스티븐 핑커의 낙관론에 서늘한 경종을 울린다. 또한 전쟁이 단순히 ‘문명의 발명품’(마거릿 미드)이라거나, 올바른 이해로 치료할 수 있는 ‘일시적인 질병’(지크문트 프로이트)이라는 가정을 비판한다. 대신 전쟁을 인류가 생존과 번식을 위해 정교하게 다듬어 온 ‘생존 도구함’(아자르 가트)의 핵심 요소로 직시하며, 우리가 왜 다시 야만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지를 방대한 최신 학설들을 근거로 냉철하게 분석한다.
참혹한 전쟁 뉴스가 일상이 된 오늘날, 이 책은 사건의 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정직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전쟁을 정직하게 직시해야만 평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뗄 수 있다.”(류한수 해제) 이 책은 인류가 반복해 온 어두운 자서전을 다시 읽으며, 우리가 무엇을 성찰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 책 속에서
이미 반전(反戰) 조직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던 아인슈타인은 ‘인류를 전쟁의 위협에서 구할 방법이 있는가?’ 하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자신과 서신을 나눌 상대로 프로이트를 초청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의지와 감정의 어두운 부분”을 더 잘 알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9쪽)
인간은 호전적인 종(種)임이 드러났다. …… 전쟁은 인간 진화의 일부다. 아자르 가트(Azar Gat)가 인간의 생존 도구함이라고 부른 것 속에 있는 도구 가운데 하나이고, 그것도 여럿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10쪽)
로페즈는 증거가 ‘인간이 전쟁 성향을 타고났다’라는 것을 보여 주지 않지만, 인간은 특정한 우발 사태에 조건부로 반응할 수 있는 특수한 심리를 진화시켜 왔다고 결론지었다. 학생들은 전쟁을 할지 말지를 선택해야 할 때 원시 부족민이 했을 법한 바로 그 방식대로 했다. (72쪽)
적에 대한 비인간화는 그런 폭력이 정당한 것으로 보이게 해 내집단의 심리적 정체감을 강화하고 위해를 가하는 데 대한 죄책감을 제거한다. 비인간화는 금세 악마화로 이어진다. 이 단계에서는 적이 위협적인 힘을 가진 것으로 보이고, 그에 대해서는 폭력적 대응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인다. (79쪽)
문화적 가변성은 서로 다른 시기와 상황에서 전쟁이 어떻게 간주될지를 좌우하며, 전쟁에 대한 물질적 또는 비물질적 동기는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전쟁〔전투행위 포함〕의 문화는 보편적이며, 그것은 단순히 또 하나의 발명품 이상인 현상을 설명하는 데서 생물학과 심리학이 여전히 문화와 함께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34쪽)
현대의 관찰자가 아무리 신념을 ‘실제의’ 물질적 동기와 관계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라도 말이다. 신념은 언제나 폭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신념이 위협받고 있다거나 정복 또는 희생을 통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는 핵심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은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를 합리적 동기의 부산물로 치부할 수 없다. (262~263쪽)
안보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고 씨족, 부족, 군장사회, 국가, 제국을 외부 또는 내부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설명한다. 안보 추구는 그것을 성취할 다른 방법이 있다면 굳이 전쟁과 같은 폭력을 수반할 필요는 없다. 안보가 전쟁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방어적일 수도 있고 공격적일 수도 있다. (345쪽)
인간이 유전자 창고를 보존하고 번식 성공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폭력을 행사하도록 생물학적으로 적응해 왔다는 사실이 이제 종내 폭력을 설명하는 첫 번째 구성 요소가 될 듯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전쟁은 우리의 유전자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유전자를 ‘위한’ 것이다. (350쪽)
전쟁은 사라지기로 예정돼 있다는 생각은 2000년 이후의 많은 충돌이나 다가오는 수십 년 동안에 예견되는 생태 위기, 자원 스트레스, 종교적 갈등과 양립할 수 없다. 그 요인들이 전쟁을 유발할 수 있고, 이에 대해서는 오랜 역사적 유래가 있다. 현재 또는 미래의 국제질서에서 전쟁 없는 세계가 곧 출현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3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