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 성적이 높다고 성공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성적은 단지 성공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 중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하다. 대화전문가이자 십여 권의 대화법 책을 펴낸 이정숙의 신간《자녀의 성공지수를 높여주는 부모의 대화법》은 부모의 대화로 길러지거나 소멸되는 자녀의 성공지수(SQ: Success Quotient)를 소개하고, 이를 계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성공지수란 성공에 적합한 습관과 사고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최근의 심리학과 성공학 분야에서 다양한 실험을 거쳐 얻어낸 결론이다. 성공 가능성은 학교 성적이나 타고난 머리보다 성공지수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성공학자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CEO들을 대상으로 한 성공비결 조사 결과에서도 성공과 행복 심지어 학교 성적까지 성공지수가 중요한 지표가 됨을 확인할 수 있다.
성공지수는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로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부모의 대화법이 잘못된 것이라면 오히려 자녀가 가지고 있는 성공지수를 낮추거나, 본래 갖고 있었던 좋은 성공요소들도 소멸하게 만든다. 이 책은 부모가 대화로 자녀의 인내심, 배려심, 판단력, 시간관리 등의 성공습관을 길러주고, 타고난 성격에 맞춰 성공지수를 높여주며, 나이별로 성공 자의식을 길러주는 방법을 소개한다. ‘자녀의 보디랭귀지를 읽어라’, ‘자녀의 앵무새가 되라’, ‘결론은 자녀가 내게 하라’ 등 성공지수를 높이는 대화법의 12가지 원칙도 요긴하다. 특히, 부모가 성공지수에 집착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 “자녀의 스케줄과 성공에만 관심을 두고 살아가는 해바라기가 되지 마라. 적당한 간격을 두고도 향기를 보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장미가 되라. 장미야말로 절제와 향기로 자식과 적절한 간격을 두고 잘 돌봄으로써 성공의 열쇠를 쥔 부모의 모습을 상징하는 꽃”이라는 저자의 말은 깊이 되새길 만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부모님의 말 한 마디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다양한 사례도 소개된다. 박지성의 아버지는 “나와 네 엄마는 네가 운동장에서 쓰러져도 좋으니 축구만 하게 해달라고 말하던 그 때의 눈빛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는 한 마디 말로 평발과 단신의 아들을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길러냈다. 흑인 불량소년에 불과했던 벤 카슨은 어머니가 자꾸만 “너는 노력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되풀이해서 들려주자 ‘정말일까?’라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하여 결국 ‘신의 손’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명의가 되었다.
자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력적인 부모의 대화법
하루 종일 대화가 끊이지 않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갈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는 ‘SQ를 높이는 대화법’의 또 다른 특징으로 부모와 자녀 사이의 다양한 갈등을 줄여주는 효과를 든다. 이 책은 자녀와의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어머니들의 다양한 실례와 상담 내용을 중심으로 대화법을 알려주고 있다. SQ 대화법의 핵심은 부모가 우선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고, 본보기가 되며, 자녀를 이끌어줄 역할을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내용들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애는 왜 그럴까?’라고 생각했던 의문들이 풀려가면서 ‘이래라, 저래라’, 혹은 ‘네가 그럼 그렇지!’ 등의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화법을, ‘네가 그래서 그랬구나!’, ‘그렇게 하는 이유가 뭐니?’라는 차분하면서도 효과적인 대화 자세를 제시해줘 자연스럽게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게 한다.
저자는 아무리 자녀를 부모 뜻대로 끌고 가려고 해도,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끌 만한 매력을 갖고 있지 못하면 끌려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매력적인 부모가 되기 위해 자녀의 심정을 알아주고, 자녀가 성공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대화법을 익히는 것은 이 시대 부모의 필수조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