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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대 단편선4 - 애무 상세페이지

일본 근대 단편선4 - 애무

  • 관심 1
소장
전자책 정가
2,000원
판매가
2,000원
출간 정보
  • 2026.07.13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8만 자
  • 10.4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88337323
UCI
-
일본 근대 단편선4 - 애무

작품 정보

이 책은 일본 근대 단편이 지닌 감각의 섬세함과 심리의 어두운 굴곡, 그리고 짧은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날카로운 풍자를 함께 묶은 작품집입니다. 고양이의 몸짓에서 출발하는 촉각적 상상, 한여름 역참을 지나가는 마차와 파리의 움직임, 한 승려의 우스꽝스럽고도 쓰라린 자의식, 배신자의 숨 가쁜 고백, 그리고 익숙한 전래동화를 뒤집는 사회 풍자까지, 다섯 작품은 서로 다른 형식으로 인간의 불안과 욕망을 비춥니다.

가지이 모토지로의 「애무」는 고양이의 귀와 발, 손끝에 남는 촉감에서 시작해 애정과 잔혹성의 경계를 오가는 산문입니다. 이 작품에서 애무는 단순한 다정함이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을 가까이 두고 싶어 하는 마음과 그 대상을 해치고 싶은 충동이 미묘하게 겹치는 자리에서 발생합니다. 섬세하고 지적인 문장은 감각의 이상함을 설명으로 정리하지 않고, 독자가 그 낯선 친밀감을 직접 더듬게 합니다.

요코미쓰 리이치의 「파리」는 한여름 역참과 마차를 둘러싼 인물들을 짧은 장면들로 이어 붙이며, 파리 한 마리의 움직임과 인간 군상의 운명을 나란히 배치합니다. 객관적이고 건조한 묘사는 인물들의 사연을 과하게 해설하지 않고, 장면의 전환만으로 긴장을 쌓아 갑니다. 그 결과 독자는 작은 생명 하나의 가벼운 비상과 인간들이 맞닥뜨리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 사이의 섬뜩한 대비를 보게 됩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코」는 긴 코를 가진 승려 내공의 자의식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다룬 초기 단편입니다. 우스꽝스러운 설정 속에서도 작품은 한 인간이 타인의 웃음과 자기 모멸 사이에서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절제된 아이러니로 보여 줍니다. 웃음과 연민이 한 걸음 차이로 공존하는 이 작품은 아쿠타가와 단편 특유의 압축된 심리 묘사와 차가운 관찰을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와 고발함」은 이스카리옷 유다가 예수를 고발하러 달려와 쏟아내는 긴 독백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마음은 곧 질투와 모멸, 자기합리화와 복수심으로 뒤집히고, 한 문장 안에서도 애정과 증오가 빠르게 자리를 바꿉니다. 독자는 유다의 말만을 따라가며 그가 정말로 무엇을 미워하고 무엇을 붙잡고 싶어 하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숨 가쁜 고백체는 다자이 문학의 자기연민과 궤변, 그리고 인간 심리의 위험한 진동을 강렬하게 보여 줍니다.

마지막으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원숭이와 게의 싸움」은 일본 전래동화 ‘사루카니 합전’을 뒤집어 근대의 법과 사회, 도덕이 어떻게 약자를 다시 심판하는지를 풍자하는 짧은 단편입니다. 우화의 가벼운 표면 아래에는 사회 제도와 여론, 정의라는 이름의 폭력에 대한 냉소가 숨어 있습니다. 익숙한 이야기의 결말을 낯설게 바꾸는 방식은 독자에게 ‘정의로운 응징’이라고 믿어 온 서사 자체를 다시 묻게 합니다.

이 다섯 작품은 모두 짧지만, 그 안에서 다루는 감정과 질문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사랑은 언제 소유욕이 되는가, 인간은 타인의 시선 앞에서 어디까지 흔들리는가, 생명의 무게는 누구의 눈으로 재어지는가, 배신은 증오에서 오는가 아니면 사랑의 실패에서 오는가, 사회가 말하는 정의는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가. 『일본 단편선 4권』은 이런 질문들을 서로 다른 목소리와 장면으로 펼쳐 보이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 여러분이 이야기의 표면적인 재미뿐 아니라 그 아래에서 오래 흔들리는 감각과 불안을 함께 느끼시길 바랍니다. 일본 근대 단편은 때로는 조용하고, 때로는 잔혹하며, 때로는 냉소적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복잡함 속에서 인간을 쉽게 단정하지 않으려는 문학의 힘이 살아납니다.

작가 소개

1. 가지이 모토지로 (梶井 基次郎)
가지이 모토지로는 1901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일본의 단편 작가입니다. 짧은 생애 동안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감각적인 문장과 섬세한 심리 묘사, 삶과 죽음에 대한 독특한 사유로 일본 근대문학에서 뚜렷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벚나무 아래에서」, 「레몬」 같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애무」에서도 사소한 감각이 어떻게 낯선 상상과 불안으로 번져 가는지를 예민하게 포착합니다.

2. 요코미쓰 리이치 (横光 利一)
요코미쓰 리이치는 1898년에 태어난 일본의 소설가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함께 신감각파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는 사물과 인물, 장면을 빠르게 전환하는 영화적인 감각과 실험적인 문체로 근대적 현실을 포착했습니다. 「파리」는 짧고 객관적인 묘사를 통해 인간 군상과 한 생명체의 움직임을 병치하며, 요코미쓰 특유의 차갑고 선명한 장면 구성을 보여 줍니다.

3.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芥川 龍之介)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일본 근대 단편소설의 정점을 이룬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고전 설화와 역사적 소재를 현대적인 심리와 아이러니로 다시 빚어 내는 데 뛰어났으며, 「라쇼몽」, 「덤불 속」, 「지옥변」 등은 오늘날까지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코」와 「원숭이와 게의 싸움」은 각각 인간의 자의식과 사회 풍자를 압축된 형식 안에 담아낸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문학의 넓은 스펙트럼을 함께 보여 줍니다.

4. 다자이 오사무 (太宰 治)
다자이 오사무는 1909년 아오모리 현에서 태어난 일본의 소설가로, 자기 고백적 문체와 예민한 자의식, 인간의 나약함을 파고드는 시선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 실격」, 「사양」, 「달려라 메로스」 같은 작품을 남겼으며, 그의 문학은 비극과 냉소, 익살과 절망이 복잡하게 뒤섞인 독특한 목소리를 지닙니다. 「달려와 고발함」에서는 성서 속 유다를 빌려 사랑과 배신, 열등감과 자기정당화가 뒤얽힌 인간 심리를 숨 가쁘게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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