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분야: 가상시대물, 서양풍, 왕족/귀족 * 작품 키워드: 오해, 권선징악 * 남자주인공: 디크하르트 – 위스타니아 제국에 도는 성왕녀 전설을 듣고 무작정 블랑슈를 찾아온 수수께끼의 남자. 점점 블랑슈에게 진심으로 빠지며 그녀에게 열렬하게 구혼한다. * 여자주인공: 블랑슈 – 흰 머리카락과 흰 눈으로 태어나 불길하다는 전설 때문에 유폐되어 살아온 왕녀. 자기 때문에 모든 일이 안 좋아진다고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과 닿기를 거부한다. * 이럴 때 보세요: 자존감이 낮은 여주가 남주와 만나 점점 성장하는 스토리가 궁금할 때 * 공감 글귀: “괜찮아. 나한테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당신과 하나가 돼도 멀쩡하게 웃을게.”
왕녀의 저주는 패왕의 축복으로 바뀐다
작품 정보
로아주 신성국의 왕녀이자, 흰 머리카락과 흰 눈동자를 가지고 태어난 블랑슈.
그 외모는 재앙을 부른다는 전설 때문에 블랑슈는 태어나자마자 별궁에서 혼자 살게 된다.
자기의 탄생 이후 생긴 왕가의 불행과 어지러운 정세는 모두 자기 탓이라 여기면서.
어느 날 별궁 근처에 낯선 남자 디크하르트가 나타나고,
블랑슈는 디크하르트에게 갑작스러운 구혼을 받는다.
알고 보니 디크하르트가 사는 위스타니아 제국에서는
흰 머리카락과 흰 눈동자를 가진 성왕녀가 제국의 번영을 이끈다는 정반대의 전설이 있었고
이를 위해 디크하르트가 블랑슈를 찾아다닌 것이다.
하지만 그 전설보다 블랑슈의 존재 자체에 디크하르트는 진심으로 빠지게 되고,
블랑슈는 자신이 언제 어디서 디크하르트에게 불행을 줄지 심각하게 고민하면서도
그의 달콤한 구애에 점점 녹아들고 만다.
디크하르트가 위스타니아 제국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모른 채…….
<본문 중에서>
블랑슈는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평소에 입던 것과는 완전 딴판인 복장 탓에 몸을 가누기 쉽지 않아 그만 균형을 잃고 호수에 빠질 뻔했다.
위험한 순간 디크하르트가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았다. 등에 둘린 팔의 감촉에 어색함을 느끼면서도 블랑슈는 일단 예를 표했다.
“가, 감사해요.”
“응, 화려한 드레스가 더러워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런 옷도 입는구나, 의외네.”
“오늘은 그런 날이라서…….”
“흐음…….”
만약 이 차림으로 그를 만날 일이 생긴다면 분명 칭찬을 받으리라 예상했기에, 뜻밖에 반응이 떨떠름하자 헛다리를 짚은 듯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블랑슈는 불편한 마음에 디크하르트의 품 안에서 몸을 움직였다.
“저기…… 그만 놔주세요.”
“싫어.”
그가 단호하게 거부하자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계속 이러면 곤란해요.”
“그렇겠지.”
디크하르트는 느긋하게 대꾸했다. 블랑슈가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분명 그에겐 전달되지 않았을 터다. 매일 만나는 시점에서 이미 늦었을 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그와 깊이 관계되고 싶지 않았다. 흰 머리와 흰 눈을 가진 인간과 엮이면 불행해진다는 전설이 언제 현실이 되어 그의 몸에 닥칠지 상상하면 너무나 두려웠다.
“제발요.”
목소리를 떨며 고개를 숙이자 팔의 힘이 아주 살짝이지만 풀어졌다.
“그럼 조건이 있어.”
“네……?”
즐거운지 신이 난 목소리로 그가 건넨 제안에 블랑슈는 눈을 깜빡였다.
“날 이제부터 이름으로 부르는 거야. 그러면 오늘은 이쯤에서 당신을 놓아주지. 매우 유감스럽지만, 오늘은…… 말이야.”
“……디크하르트 님, 이라고요?”
“님은 붙일 필요 없어. 그리고 디크로 충분해.”
“디크…….”
“그래 잘하네. 블랑슈 왕녀.”
“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