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분야: 서양풍 * 작품 키워드: 전생/환생, 기억상실, 철벽녀 * 남자주인공: 아서 – 프록스 왕국의 기사이자 왕국에서 제일 가는 미남. 그러나 정작 진실한 사랑을 찾지 못해 교회에 걸린 천사 벽화만 바라보며 살고 있다. 그러다가 자기의 완벽한 이상형 안나를 구하게 된다. * 여자주인공: 안나(안제) – 남성공포증이 있는 가난한 귀족 영애.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고 대신 전생의 기억을 되찾게 된다. 남성공포증의 본능 때문에 이 작품에서 아서를 거부하는 유일한 여자. * 이럴 때 보세요: 여주의 철벽과 사건 속에서 서로의 관계가 맺어지는 로맨스가 끌릴 때 * 공감 글귀: ……그건, 안 돼. 넌 여기에 있어줘.
신데렐라는 또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졌다
작품 정보
어릴 때의 끔찍한 기억과 어머니의 바람 때문에 남성공포증에 빠진 안제는
납치 사건에 휘말린 나머지 사고를 당하고 기억을 잃는다.
기억을 잃은 대신 ‘안나’라는 전생의 기억을 되찾지만,
전생의 안나 또한 현생의 안제처럼 남자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살아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상황이다.
한편 사고를 당한 안나를 구해준 프록스 왕국의 기사 아서는
안나의 외모가 자기가 그동안 찾아 헤매던 ‘천사’와 닮았다는 사실에
첫눈에 반하고 말지만, 안타깝게도 안나는 그런 아서를 본능적으로 거부하는데.
전생의 기억만 가지고 깨어난, 천사와도 같은 미소녀와
끝없는 철벽에도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로맨틱한 환생 판타지.
아서는 말문이 꽉 막혀 손에 든 꽃을 내려다보았다. 안나는 코디에게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말했다.
“전 혼자 있어도 괜찮아요. 이제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제 이런 이야기는 그만해요.”
사람은 배신한다. 전생에서도 조안나의 연인은 조안나를 배신했다. 그가 사랑한 것은 조안나의 돈과 몸뿐이었다. 내면 따위엔 관심이 없었다.
어느 시대든지 사람은 똑같다. 외모에 반한 사람은 언젠가 버리게 마련이다. 소중히 여기면 배신당한다. 소중한 사람은…… 없는 게 낫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가슴이 막히며 슬픈 감정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눈에서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안나는 흠칫하며 손바닥으로 한쪽 눈을 가렸다.
“안나?”
“……아무, 것도…… 아니에요.”
목소리가 떨리고 말았다. 당황해서 고개를 숙였지만 아서가 흙을 밟고 다가왔다.
스스로도 자신이 왜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려 하는지 몰랐다. 소중한 사람은 없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그 생각이 가슴을 찌르듯이 괴로웠다.
안나는 이를 악물었다. 울고 싶지 않은데도 눈물이 쏟아지려 했다.
모든 게 다 싫었다. 기억이 조금도 돌아오지 않는 것이 답답하고, 자신의 약혼자라는 사람에게는 공포를 느꼈다. 유리안은 아서의 사랑을 방해하지 말라며 견제하고, 빨리 공작 저택에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갈 수가 없다.
코디의 곁으로 가는 것은 무섭다. 그곳이 아닌 어딘가로 가고 싶다. 아무에게도 피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따뜻한 장소가 있을 텐데, 그곳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소리 내어 울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느라 필사적이었던 안나는 그가 눈앞에 선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울지 마.”
가까이서 목소리가 들려 안나는 고개를 들었다. 바로 앞에 아서가 서 있고 문득 어떤 영상이 머릿속을 스쳤다.
검은 머리가 바람에 흔들린다. 자상하게 미소 지은 그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온다.
……누구였을까. 안나는 기억을 열심히 더듬었다. 자신은 그를 알고 있다.
검은 머리에 푸른 눈동자, 자상한 사람…… 아니, 그는 사람이 아니었다. 결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안나는 그를 무척 좋아해서 쭉 곁에 있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