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든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가 영혼을 구하는 의사,
그리고 그 꿈의 끝에서 마주한 23년 전의 진실.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모든 진실은 현실이 된다.
꿈속으로 들어가 잠든 영혼을 구하라!
어느 날, 원인도 치료법도 밝혀지지 않은 희귀 질환 ‘이레스’ 환자가 같은 병원에 네 명이나 나타난다.
일본 최대 규모의 신경·정신질환 전문병원에서 근무하는 신경내과 의사 시키나 아이는 그중 세 명의 주치의를 맡는다. 환자들은 모두 갑작스럽게 잠든 뒤 깨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발병했고 모두 도쿄 서부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환자들을 진료하던 아이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잠든 환자의 의식으로 들어가듯 낯선 세계를 경험하게 된 것.
그곳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기묘한 존재 쿠쿠루와 환자의 내면이 만들어낸 ‘몽환의 세계’다. 아이는 환자의 영혼인 ‘마부이’가 잠들어 있는 그 세계를 여행하며 환자의 기억과 상처를 마주하고, 그 안에 갇힌 ‘쿠쿠루’를 찾아 환자의 영혼을 현실로 되돌리는 마부이구미를 시작한다.
하지만 환자의 꿈을 파고들수록 아이는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끔찍한 사건과 점점 가까워진다.
동시에 현실에서는 도쿄 서부를 중심으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아이가 담당한 이레스 환자들이 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여기에 살인 혐의를 받은 남자의 무죄를 주장하는 변호사, 특별 병실에 숨겨진 정체불명의 환자, 그리고 학대를 당한 채 병원에 실려 온 한 소년까지 얽히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환자의 꿈을 구하는 일이 어떻게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과 연결되는가?
그리고 아이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자신의 상처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 있는가?
『몽환의 아이』는 꿈을 소재로 한 판타지이면서 동시에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이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다시 살아갈 힘을 찾아가는 휴먼 드라마다.
아름답고 기묘한 꿈의 세계와 피비린내 나는 현실이 교차하는 가운데, 독자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 작품의 제목이 가진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꿈과 현실, 미스터리와 판타지.
상처와 사랑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치넨 미키토의 새로운 미스터리.
치넨 미키토의 새로운 작품 『몽환의 아이』의 가장 큰 특징은 꿈속 세계를 사건의 무대로 삼았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의학 미스터리에서 의학 지식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몽환의 아이』에서 의학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다. 주인공은 의사이고 무대 역시 병원이지만, 의학 지식으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전형적인 메디컬 미스터리와는 결이 다르다. 희귀질환 ‘이레스’를 출발점으로 삼아 ‘잠든 사람은 어떤 꿈을 꾸는가?’, ‘꿈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인가?’, ‘인간의 기억과 감정은 어디에 남는가?’라는 질문으로 ‘꿈’이라는 영역까지 이야기를 확장한다. 특히 환자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몽환의 세계’를 각각 독립적인 판타지 공간처럼 구축해, 미스터리와 판타지의 장르적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각각의 몽환의 세계는 환자가 살아온 삶과 상처를 반영하며, 주인공 아이가 그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 자체가 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수사가 된다.
아울러 몽환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단순한 환상에 머물지 않는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연쇄살인 사건과 환자들의 과거, 아이의 트라우마가 서로 얽히면서 ‘꿈에서 발견한 진실이 현실의 사건을 어떻게 바꾸는가?’ 라는 미스터리가 만들어진다. 특히 상권 말미에는 연쇄살인 사건과 아이의 과거가 연결되는 강력한 단서가 등장하며 하권으로 이어지는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주요한 소재인 ‘마부이구미’는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인 동시에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상처를 입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 죄책감에 사로잡힌 사람,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죄를 뒤집어쓴 사람 등 다양한 인물의 사연을 따라가면서 이야기는 점차 ‘범인은 누구인가?’에서 ‘사람은 어떻게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옮긴이는 작품의 원제 ‘무겐노아이(ムゲンのi)’가 마지막에 이르러 ‘무한한 사랑’이라는 의미로 새롭게 다가온다고 설명한다. 끔찍한 사건을 겪은 뒤에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 제목 자체가 작품의 마지막 메시지와 연결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