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언로가 차단 된 윤일병 사건 등
광주민주화운동이 시사하는 언론과 언로의 중요성,
5.18에 대한 다층적이고 새로운 카메라의 시선으로 쓴 영화대본 소설.
진압군인, 저격팀, 선무방송 전옥주, 벙어리 소녀, 보도의 잘못으로 일어난 해프닝 등,
5.18 상황에 처한 여러 계층의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영화적 전개를 보여주는 대본 문학의 독특한 감동!
이것은 픽션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적 감동의 그날이다.
"나는 지금까지 기록된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진압 군인이나, 광주 외부의 인물들, 광주를 제대로 목격하지 못한 사람들의 시선을 가정해봤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나의 시각은 그간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일인칭 시선이 아닌 다층적, 입체적 시선이라고 볼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주체적 인물들의 시선과는 또 달라 많은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광주를 왜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광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일본의 역사 진실 왜곡 태도나, 안타까운 세월호 참사, 언로가 차단된 윤일병 사건...!
우리가 하나의 진실에 대해 침묵하거나 잘못되게 또는 ‘나쁘게 말한다’는 것은 이 시점에서 어떤 의미일까.
“역사적 사건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과오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 하나의 사건에 대해 확실한 본보기나 매듭을 지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작가의 말 부분 인용: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고 정의는커녕 영혼마저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 언론 보도의 진실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보도는 왜곡되고 진실은 사라져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언론매체를 믿을 수 없었다... 부재한 컨트롤 타워를 자처한 J방송사의 아홉시 뉴스를 보고 새삼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언론은 한 개인들을 보이지 않게 무참히 바보로 만들 수 있고, 한사람의 가치관과 성향을 평생 외곬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나의 시각은 그간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일인칭 시선이 아닌 다층적, 입체적 시선이라고 볼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주체적 인물들의 시선과는 또 달라 많은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광주를 왜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광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나는 당시 이 글을 쓰기 위해 절판된 도서들을 광주의 한 사회과학전문 서점에 직접 주문했고, 영상 자료와 TV와 라디오 방송 자료, 당시 신문보도 자료, 웹문서, 사람들의 증언 등 최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했다. 하지만 이것은 논픽션이 아닌 픽션이다. 따라서 잘못된 상황이나 정보, 왜곡된 시선이 존재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큰 맥락에서 나의 진심은 크게 왜곡되지 않았다고 본다.
‘나쁘게 말하다’라는 시나리오 제목은 기자 겸 시인이었던 기형도의 시 <나쁘게 말하다>에서 따왔다. 언론 방송매체 종사자들, 미디어 권력자들,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는 이들의 양심에 호소하는 제목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여전히 반성의 기미가 없는 일본의 기만적 역사 진실 왜곡 태도나, 안타까운 이번 세월호 참사, 언로가 차단된 윤일병 사건에서 보듯, 우리가 하나의 진실에 대해 침묵하거나 잘못되게 또는 ‘나쁘게 말한다’는 것은 이 시점에서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권력이나 헤게모니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것은 실존적 상황의 인간 존재로서 무한한 책임이 따르는 선악의 자기 판단 능력의 예리한 실험대이며 인간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끊임없이 대두될 고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과오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 하나의 사건에 대해 확실한 본보기나 매듭을 지어놓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하나의 사건에 대한 우리의 진실성이 과연 있었는가 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모든 것을 역사적 판단에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역사는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을 걸지 않으면 침묵할 뿐이다. 역사는 영원히 계속되므로 항상 역사에 뒤처리를 바라며 현재를 외면할 수 없다. 역사란 미래나 과거도 아니고, 떠넘기는 것도 아니고, 바로 지금, 우리 자신의 현재태이다.
● 이 대본은 영화 형식을 따랐으나 소설처럼 읽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습니다.
*나오는 사람들(주요인물)
현익(36)
명기의 원고청탁을 받고 5.18관련 소설을 쓰려하는 소설가. 섬으로 가던 중 20년 만에 선화를 만나고 5.18 당시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강현(40대 후반, 투입당시 20대 중반)
하사관으로서 5.18때 광주에 투입되어 부상을 당했다. 현익의 부탁으로 투입 직전의 군 상황이나 교육 훈련 등에 관해 이야기 해준다. 자신이 공수부대원으로서 광주에 투입되었던 사실을 숨긴 채 살아온 심정을 현익에게 토로한다.
용수(40대 후반, 투입 당시 20대 중반)
하사관으로서 투입된 강현의 동료. 잔인하고 무자비한 진압의 대표격이다. 현재도 그 당시의 일을 후회하는 기색이 없다. 자신은 충실하게 작전임무를 수행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균(20대 초반)
일개 사병으로서 광주에 투입되어 많은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 용수의 막무가내 식 진압 방식으로 인한 다툼 끝에 군대를 이탈하게 된다.
동철(20대 중반)
하사관으로 투입된 공수부대원. 자신이 확인 사살한 청년이 사촌 동생임을 알고 오열한다.
어른 선화(36)
현익과의 어린 시절 일로 20년 만에 우연히 만난 현익을 차갑게 대한다.
소년 현익(초등학교 4학년)
겁이 많고 소심하고 나약하다. 군대를 이탈에 고향에 숨어든 선화의 오빠, 하균을 신고해서 하균을 죽음에 빠뜨린다. 이로 인해 선화와의 씻을 수 없는 원한 관계가 성립된다.
소녀 선화(초등학교 4학년)
군대를 이탈한 하균의 막내 동생. 동굴에 숨어 있는 하균에게 먹을 것을 날라다 주다 오빠의 봉변을 목도한다.
여선생님(20대 초반)
현익과 창훈을 나머지 공부시켜 현익과 창훈의 다툼을 자초하게 된 인물.
이장(50)
비판적 시각이 없는 시골 노인. 현익만을 믿고 하균을 신고 했다가 하균을 죽음에 빠뜨린다.
명기(30대 초반)
5.18관련 소설을 청탁함으로써 현익을 과거의 기억 속으로 초대하는 인물.
벙어리 소녀(10대)
전옥주를 저격하려는 용수를 방해하다 죽을 위험에 처한다.
전옥주(30)
5.18 실존 인물. 애절한 선무방송으로 진압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그 외
지대장
고참하사관
현익 엄마
할머니
선화 아버지
현익의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