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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라캥>을 이제사 읽었다. 내심 불편해하면서도 막당드라마를 끊지 못하듯이 이번에도 또 다시 에밀 졸라의 작품 중에서 눈길이 머물렀다. 이번엔 또 어떤 불륜, 어떤 살인, 어떤 패륜이 기다리고 있을까 내심 기대됐던 것은 안 비밀. 어린 나이에 수예품점을 하는 고모 라캥 부인집에 맡겨진 테레즈는 자연스럽게 병약한 사촌오빠의 부인으로 큰다. 남자구실도 못하는 허약한 남편은 엄마의 과보호로 점점 이기적이고 자기생각만 하는 안아무인으로 자라고 테레즈는 무뚝뚝함을 유지하며 반쯤 죽지못해 사는 상태로 본인의 열정을 감추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법률을 공부했다가 지금은 철도회사에 근무한다는, 화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튼실한 남자 로랑이 가족들 사이에 남편의 친구로 등장한다. 이 두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불륜관계가 되고, 급기야 남편을 물에 빠뜨려 살해하게 된다. 사건의 정황을 모르는 라캥 부인은 아들이 죽은 후에 자신과 며느리를 든든하게 돌봐주는 로랑에게 며느리와 결혼할 것을 권하고 결국 두 사람은 합법적인 부부가 된다. 그러나 로랑과 테레즈는 양심을 가책을 느끼며 죽은 남편의 환상에 시달리며 점차 서로에게 경멸을 느끼게 되고, 서로 상대를 없애려는 시도를 하려다가 동시에 동반자살하는 것으로 생을 마친다. 길지 않은 스토리지만 급격한 클라이막스와 연속되는 갈등구조로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자연주의 작가 답게 인간의 감정 또한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냥정한 작가의 시각에 잘 드러난다. 책의 마지막에 달린 역자의 작품해설이 소설에 대한 이해를 쉽게 도왔다. _________ 그가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인간’이라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그가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인간이라는 ‘동물’이다. 인간이라고 해서 일반 동물들이 지니고 있는 자연과학적 법칙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자연주의 문학론’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원칙이다. 그는 그 원칙을 중심으로 했기에 한 인간이 지닌 성격을 중심으로 소설을 엮어가지 않고 한 인간이 지닌 동물적 본능이나 기질을 중심으로 소설을 엮어간다. 그러니 그의 자연주의 문학론에서 선택된 인물은 이미 ‘인간화된 인물’이나, ‘인간적 의지’를 가진 인물이 아니라 육체적 욕망, 기질, 신경의 지배를 많이 받는 인물들이다. 그런 기질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하게 되는지, 그들이 만나서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 그는 소설을 쓰면서 탐구한다. 그의 소설의 인물들은 자연스러운 욕구에 의해 간통을 저지르며 마치 늑대가 양을 죽이듯이 살인을 한다. 살인을 저지르는 원인은 도덕적 양심을 상실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신경조직에 교란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이라는 유기적 생명체가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자연과학자의 눈으로 연구해보기 위해 소설을 썼다. 테레즈 라캥 | 에밀 졸라, 진형준 저 #테레즈라캥 #에밀졸라 #살림출판사 #진형준교수의세계문학컬렉션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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