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일의 '느리게 걷다, 당신을 만나다'는 건조하고 불안정한 현대인의 삶에 작은 쉼표 하나를 그려주는 책이다. 바쁜 일상 속,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것들을 하나하나 되짚어주고 속삭여준다. 메말라있던 당신의 마음에 아침 이슬처럼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선물 같은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이 책은 반복되는 무료함에 지친 당신에게 따뜻한 어깨를 내줄 준비가 되어있다.
책 속으로
「10분이란 시간은 내가 마주치는 대상과 대상 사이에 쉼표를 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새파란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낙엽을 밟았고, 아이들을 태우고 가는 노란 버스에 손을 흔들어 주었고, 담쟁이넝쿨을 보며 도종환의 시를 떠올렸고, 우체통 앞에서 손 편지를 써 본 지 참 오래되었다는 반성을 했으며 먹이를 찾아 기웃거리는 길고양이에게 말을 걸었고, 닭둘기가 되어 버린 비둘기의 진화에 대해 생각했다. 느리게 걷는다는 것은 그런 거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일상에 쉼표와 여백을 얻기 위해 10분 일찍 움직이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느리게 걷는다는 것은 길을 지나는 예쁜 고양이의 사뿐거림에 잠시 미소를 짓는 일이다. 느리게 걷는다는 것은 앞서간 것들을 놓치는 일이 아니라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는 일이다. 우리는 매일 바쁘고 항상 급하다. 그래서 늘 숨이 차다. 하지만 숨을 고를 여유조차 가지지 못한다. 사실 바쁜 짬짬이 숨을 고르는 일은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빽빽한 자간에 쉼표 몇 개 찍어 주는 간단한 일이다.」 - 본문 중에서
「햇살 좋은 날엔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향기로운 꽃내음에도 취해보고, 흥겨운 노랫가락에도 귀를 기울여 보세요. 우리에겐 일상이고 당연한 일들이 앞을 못 보거나 듣지 못하는 누군가에게는 꿈이자 희망일 수 있는 일들입니다. 큰 행복만이 행복이 아닙니다. 아주 사소하고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도 분명 행복입니다. 다만 그것을 깨닫느냐, 깨닫지 못하느냐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죠.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돌아보면 아주 자그마할지라도 분명 행복이 보일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또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기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매일 숨 막히는 출퇴근길을 견뎌 내고, 누군가는 입시를 위해 밤낮 공부에 매달리고, 또 누군가는 냉혹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며 살아갑니다. 모두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우리네들의 모습입니다. 어떤 날은 그런 퍽퍽하고 빡빡한 생활을 견디며 사는 현실이 몹시 서글퍼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고 버거워도 우리가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사는 이유는 바로 ‘나’와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함에 있습니다.」 - 본문 중에서
「보다 행복하고 윤택한 삶을 위해서 치열하게 사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치열하게‘만’ 사는 것은 본래의 그 목적을 희미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삶을 지치고 피로하게 만듭니다. 마라톤 선수가 완급 조절을 위해 처음부터 전속력으로 달리지 않는 것처럼, 인생이라는 긴 경주를 무사히 완주하려면 적당한 느슨함도 필요한 법입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느리게 걷다, 당신은 무엇을 만나게 될까?
당신은 오늘 출근길 아침에 무엇을 보았는가? 그림 같은 구름이 수놓아진 높고 깊은 하늘 한 번 제대로 올려다봤던 때가 언제일까. 우리는 가끔 코앞에 있는 것들에도 무정할 때가 많다.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은 더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메말라가며 소중한 것들은 조금씩 사라져간다.
'느리게 걷다, 당신을 만나다'는 매일 스치듯 흘려보낸 풍경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음을 강조하며 삶의 용기와 사랑을 속삭여준다. 잊혀가는 것들을 되짚으며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질 때야 비로소 행복에 근접해질 수 있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주위를 둘러보자. 잠깐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고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해보자. 맑은 하늘 위엔 새하얀 구름이 떠있고, 따뜻한 햇살은 만물을 구석구석 비춰준다. 전화벨 소리, 초침 소리, 자동차 경적 소리, 동네 개가 짖는 소리 모두가 모여 하나의 음악이 된다. 마음은 편안해지고 당신의 입가엔 서서히 미소가 띄워질 것이다. 우리 모두 조금만 천천히 가보자, 라고 이 책은 반복한다. 느리게 걸어서 뒤처지는 것이 아닌, 가까이 있음에도 놓쳐가는 것들을 다시 붙잡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의 손길을 믿고 잡아보자.
오늘 하루쯤은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따분한 일상 속에서 마음의 쉼표 하나가 필요한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느리게 걷다, 당신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