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99도에서 끓지 않는다!
당신이 일류인지 이류인지 알아보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당신은 항상 약속시간 15분 전에 나타나는가? 버스나 전철을 탈 때 내리는 사람을 배려하는가? 가족이나 직원 등 가까운 사람을 먼저 챙기는가? 청소나 복사 같은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가, 아니면 “이까짓 것”이라며 하찮게 여기는가? 중요한 일은 확인을 거듭하는가? 한 번으로 일이 끝나게 세심하게 일하는가 아니면 늘 대충대충인가?
위의 질문에 자신 있게 “예스!”라고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일류임에 틀림없다. 반대로 번번이 약속을 어기거나 남이야 어떻든 나 몰라라 한다면, 전화 한 번으로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거나 한 번으로 끝날 일을 두세 번 더하게 만든다면 당신은 스스로 이류임을 대놓고 선전하는 꼴이다. 세상에 이류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는 일류가 드물다. 왜 그럴까? 일류와 이류를 가르는 치명적 차이는 어디서 유래하는 것일까?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99도에서는 절대로 끓지 않는다. 단 1도 차이로 물의 상태가 질적으로 달라진다. 인생과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1퍼센트 차이로 운명이 극명하게 갈린다. 그 작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개인과 기업, 국가를 일류와 이류로 나누는 것이다.
일류는 ‘집착의 화신’이다. 완벽을 추구한다. 품질에 관한 한 어떤 협상도 거부한다. 김영모과자점의 김영모는 병적으로 품질관리에 집착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빵이 나오면 가차 없이 버린다. 밀가루 한 포대가 아쉬웠던 개점 초기, 소보로빵에 덮어야 할 소보로 180그램 중 2그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빵 전량을 폐기한 적도 있다. [플레이보이]지를 창간한 휴 헤프너는 직원들에게 철자, 구두점, 콤마의 미묘한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해 무려 16쪽의 메모를 전하기도 했다. 딱 한 자 틀린 것을 참지 않고 다이어리 전량을 리콜한 고급 문구업체 오롬시스템은 또 어떤가. 일류는 하나같이 자신이 하는 일에서 100퍼센트 이상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자들이다.
이류는 일류의 이런 면을 보고 “뭘 그렇게까지 쪼잔하게 한담?”, “별것 아닌 일에 뭘 그리 힘을 빼지?”, “대세에 지장 없으면 그냥 가지?”라고 말한다. 확실히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것이다. 그들이 자주 쓰는 대표적인 말이 “이까짓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용도 면밀히 살피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가 하면, 약은 무조건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하고, 운전할 때는 규정속도를 무시한다. 대강대강, 어영부영 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당연히 참혹한 대형사고와 불필요한 분쟁과 엄청난 손실이다.
작지만 결정적인 일류와 이류의 차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오픈 시크릿]은 ‘엉성한 대한민국’ 곳곳을 세심하게 살피고 뒤집어본 결과물이다. SERI CEO의 명강사이자, 강의와 집필, 컨설팅으로 대한민국의 경영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일에 몰두해온 저자가 ‘일류와 이류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의 일상과 직장, 기업과 사회를 두루 통찰했다. 거리에서, 목욕탕에서, 강의실에서, 대형마트에서, 호텔에서, 고속도로에서, 공원 등 우리네 삶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메모해둔 것이 이 책의 원료가 되었다고 한다.
저자의 눈에 비친 우리의 자화상은 “정말 엉성한 곳이 차고 넘쳤다. 이렇게 대강대강 하는데도 먹고 산다는 사실이 신기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한없이 부끄러운 모습이다. 이류 인생, 이류 직원, 이류 기업, 이류 사회가 어떤지를 액면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알고 보면 일류와 이류의 차이는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미미한 차이에 불과하다. 그 작은 1~2퍼센트의 차이를 메우지 못해 결과적으로 일류와 이류가,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국과 일본이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98퍼센트에서 포기했는지 모른다. 딱 2퍼센트만 더 노력했으면 성공했을 텐데 마지막 2퍼센트를 포기해서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세상에는 넘쳐난다”는 말 그대로다.
어떻게 하면 작지만 치명적인 차이를 메울 수 있을까?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이 책은 그런 비법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대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을 꾸준히 실행해나가면 누구나 일류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약속을 잘 지키고, 관심을 가지고 상대를 배려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여 작은 일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 된다는 말이다. “겨우 그거야?”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겨우 그것’ 때문에 취업과 승진 여부가 결정되고 한 회사와 국가의 명운이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사례를 통해 속속들이 보여준다. 누구나 아는 ‘공개된 비밀(open secret)’인 이 책이 성공과 처세의 비밀을 다룬 그 어떤 책보다도 더 울림이 큰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스스로 일류라고 자부하는 당신에게는 성찰의 기회를, 일류이고 싶은 이류에게는 도약의 길을 열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