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만나는 율곡의 글들
그 안에서 진정한 인생을 공부한다
《율곡의 말》
이다북스에서 정조의 어록을 엮은 《정조의 말》에 이어 율곡 이이의 글들을 모은 《율곡의 말》을 출간했다.
위인전에서 만나는 성현들 중에는 이제는 잊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살기 바쁘고, 처세에 도움 되지 않는 것은 지나치기 쉽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행적을 더듬어 헤아리고, 삶의 지침으로 삼는 이유는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고, 우리의 삶 역시 그 삶에서 멀지 않기 때문이다. 위인전에 갇혀 우리와 괴리된 사람이 아니라, 지나간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가 고민한 시간이 우리가 지금 고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이들의 말과 글을 되살려냄으로써 그들이 고민하고 걸어온 삶을 이해하며, 그로써 오늘을 사는 지혜를 구하고 지금 내 삶을 새롭게 한다. 그래서 이다북스에서 《정조의 말》에 이어 율곡 이이의 글들 중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삶의 지침이자 인생 공부가 되는 글들을 모은 《율곡의 말》을 펴냈다.
대학자이면서도 늘 자신을 돌아보고
배움을 멈추지 않았던 율곡 이이
율곡 이이는 신사임당의 아들이자, 열세 살 때를 시작으로 아홉 번이나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한 인물이다. 서른 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관직에 오르고 이후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남다른 정치적 식견과 왕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조선시대의 손꼽히는 유학자였던 그는 퇴계 이황과 함께 조선의 성리학을 발전시키며 조선의 사상을 크게 변화시켰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하는 등 앞을 내다보는 지혜 역시 남달랐다.
특별한 것은 그가 남긴 글들 때문이다. 여러 글에서 나라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으며, 공부하는 목적이 출세가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으며, 배우고 익힌 것은 세상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의 글들을 들여다보면 대학자로서의 면모는 물론 그가 늘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깨우치기를 멈추지 않았음을 읽을 수 있다. 이는 배움을 독려한 《격몽요결》 서문과 배움에 임하는 자세를 언급한 〈자경문〉에서 고스란히 알 수 있다.
배우지 않으면 사람이라 할 수 없고
배운 것을 옳게 행할 때 배웠다 할 수 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배우지 않으면 올바른 사람이 될 수 없으니, 배운다는 것은 이상하거나 별난 것이 아니다. 다만 부모가 되어서는 자애로우며, 자식이 되어서는 부모를 받들어 효도하며, 신하가 되어서는 충성하고, 부부가 되어서는 서로 분별이 있으며, 형제가 되어서는 우애가 깊어야 한다. 젊은이가 되어서는 어른을 공경하며, 벗이 되어서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모두 날마다 행하는 사이에 얻을 뿐 남다른 이득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면 아침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아침밥을 먹은 뒤에는 낮에 해야 할 일을 챙기며, 잠자리에 들 때는 하루 일을 반성하고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라. 일은 합당하고 순리에 맞게 처리할 것을 생각하며, 그런 뒤에 글을 읽어야 하니, 글을 읽는 까닭은 옳고 그름을 가려 그 지혜를 일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격몽요결》에서〈자경문〉과 〈천도책〉까지
율곡 이이의 마음을 담은 글들
그 안에서 배우는 인생 공부
《율곡의 말》은 율곡 이이의 글들 중에서 오늘날 배우고 익히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르침과 마음의 회초리가 되는 것들을 추려 엮었다. 이 안에는 공부에 임하는 이들을 위해 편찬한 《격몽요결》, 자신을 수양하기 위해 지은 〈자경문〉, 배우는 사람이 마땅히 지키고 따라야 할 준칙을 제시한 〈학교모범〉, 마음의 이치를 살펴본 〈인심도심설〉, 그리고 그의 과거시험 답안인〈천도책〉을 담았다.
율곡 이이의 글들을 엮은 이 책은 결코 지난 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절실히 깨닫고 실천해야 할 덕목을 알려준다. 배움의 자세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 세상과 어울리는 지혜에 이르기까지 그의 글은 여전히 우리를 가다듬으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인도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배우고 찾을 수 있다.
시대는 다르지만 율곡 이이가 마주했던 날들은 지난 시대의 일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고민하는 삶의 방향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 책이 율곡 이이의 마음과 삶을 이해하는 계기이자. 그의 글들을 통해 오늘 우리 자신을 바로잡고 자신을 새롭게 다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