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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보다 할아버지 사랑이 컸던 나에게... 내가 앞으로 어떤 엄마 어떤 할머니가 되어야 할지 길잡이가 되어 준 책
김영하북클럽에서 10월의 책으로 선정돼서 읽게 되었습니다. 따뜻하고 편안한 책 잘 봤습니다. 저도 할머니께 빚진 거 많아서.. 할머니 생각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엄마가 되기위해 필요한 것은 할머니에게 배웠다.’ 크게 특별하고 엄청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함께 한 시간 속에서 내 스스로 깨우치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전설이 되어가는 것이겠지만. 생각난 김에 나의 외할머니 이야기 몇 가지. - 나의 부드럽고 따스한 외할머니. 막연한 느낌으로만 남은 그녀. 지금이나 예전이나 무뚝뚝하고 감정 드러내기 어색해하는 나는 남동생과는 달리 그녀에게 매달리거나 껴안거나 하는 애정표현조차 별로 하지 않았었다. - 어린 나이에 결혼이라는 걸 하려던 전날, 그녀는 나에게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어른들 말씀엔 뭐든 ‘네’하고 순종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당부하셨다. 나는 알아서 하겠다며 피식 웃었다. - 그녀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 내가 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이었으리라. 외할아버지가 치매를 앓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수발들다 몇 해 후에 세상을 떠나신것으로 기억한다. 귀국하고 외할아버지 기일에 외가댁 식구들과 같이 함께 누워계신 두 분께 늦게나마 인사드렸다. 절을 하고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서지 못하고 주저앉아버렸다. 내 어린 날, 일하러 나가고 없는 엄마를 대신한 기억은 온통 그녀였다. 그녀의 집, 그녀가 해 준 식사, 나와 12살 차이나는 그녀의 막내 딸. 지금까지 살아계셨으면 어땠을까 가끔 생각한다. 보고싶다 외할머니. __________ “저런”은 당연히 할머니의 언어였다. 언어의 미니멀리스트다운, 가장 간결하고 효과적인 공감과 버티기를 할머니는 숨 쉬듯이 편안하게, 날마다 나에게 공급하셨다. 친구가 그것을 공감과 버티기라고 분석해 알려줄 때까지 나는 ‘저런’이라는 단어의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거나 쉽거나 흔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들어본 적조차 없을 만큼 드문 말에 속했고, 그것을 흉내 내서 따라해보려 해도 힘들 만큼 어려운 것이었다. 어렵고 드문 것을 당연하고 흔하게 주신 분이 바로 나의 할머니였다. 나는 그것을 너무 당연하고 흔하게 받아서 그것의 귀하고 소중한 의미도 몰랐으며 그것이 나에게 끼친 편안하고 고마운 효과에 대해서도 당연히 아무런 인식이 없었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 심윤경 저 #나의아름다운할머니 #심윤경작가 #저런 #외할머니 #에세이 #김영하북클럽_10월의책 #독서 #책읽기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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