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학의 최근 동향과 연구 흐름을 보여 주는 지도
G. F. 하젤의 《현대 신약신학의 동향》(대한기독교서회, 1982년)이 20세기 중반까지의 신약 연구사를 간략히 다루었고, 그랜트 R. 오스본과 스캇 맥나이트가 편집한 《현대 신약성서 연구The Face of New Testament》(새물결플러스, 2018년)가 20세기 중, 후반의 복음주의권에서 수행된 신약 연구의 맥을 잘 소개했다면, 스캇 맥나이트와 니제이 K. 굽타가 편집한 《신약학 연구 동향》은 각 분야의 전문가 23인의 집단지성을 이용해 최근 신약학의 지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 신약성서 연구》(2004년)가 출간된 이후 서로 다른 여러 관점과 견해와 발상이 제안/제시되었고, 이것은 학계가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다. 이 책은 그러한 신약학의 연구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하는 동시에, 논쟁 중인 핵심 질문과 쟁점을 제공하고, 상이한 견해가 어떻게, 왜 상이한 방향으로 나아가는지를 보여 준다. 이러한 역동적인 흐름은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등장한 다양한 학문적 방법론과 관점의 등장, 고대유대교학을 비롯해 고전학, 역사학 같은 학문의 발전과 사해문서, 관련 헬레니즘 유대교 문헌의 그리스어 비평본 출간, 그리스어 문법과 구문에 대한 재검토, 그리고 컴퓨터 기반 도구들의 활용 등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책은 그러한 신약학계의 주요 동향과 경향성, 패턴을 추적하며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신약학의 ‘숲’ 전체를 조망한다. 각 장 말미에 오늘날의 신약학 연구 동향을 정리한 일련의 성찰(reflection, 이 책에서는 “의견 정리”라고 소제목을 붙였다)을 통해 해당 분야의 연구 흐름을 다시 한번 요약하여 짚는다.
《신약학 연구 동향》은 각 주제별로 나눠서 출간된다. 먼저 “신약학과 고대 맥락”을 다룬 두 개의 소논문이 《신약학 연구 동향 1》, “신약학과 해석”을 다룬 네 개의 소논문이 《신약학 연구 동향 2》, “예수, 바울, 그리고 신약신학”을 다룬 여섯 개의 소논문이 《신약학 연구 동향 3》, 그리고 마태복음에서 요한계시록까지를 다룬 열한 개의 소논문이 《신약학 연구 동향 4》로 출간된다.
제3권은 ‘예수, 바울, 그리고 신약신학’를 다룬다. 7장 “나사렛 예수”(레베카 에클런드)에서는 역사 속 예수, 정경복음서 속 예수, 그리고 역사적 예수(the historical Jesus, 즉 역사적 방법론으로 재구성된 예수) 사이의 거리가 있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럼에도 가용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역사 속 예수를 탐색하고 찾으려는 노력들을 개괄적으로 정리하여 보여 준다. 먼저 예수에게서 기원했는지 아니면 나중에 전승에 추가됐는지의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기준들과 이를 둘러싼 논쟁을 다룬다. 그리고 오늘날의 서사비평, 문학 및 영화 연구와 같은 새로운 방법론이 신약학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예수 연구의 접근 방식과 방법론에 있어서 점점 더 간학문적이 되어 가고 있는 경향을 보여 준다. 8장 “신약의 기독론”(데이비드 B. 케입스)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신약의 기독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제기해 온 핵심 질문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본 다음, 지난 20-30년에 걸쳐서 이루어진 논의에서 이러한 질문들이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지를 다룬다. 9장 “유대인, 그리스도인, 로마인 가운데 살았던 유대인 바울”(마이클 F. 버드)에서는 제목 그대로 유대 세계, 그리스 세계, 로마 세계를 동시에 살았던 사도 바울이 그 세계와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지에 대한 다양한 입장 소개와 바울이 어떻게 유대적인지, 어떻게 그리스적인지, 어떻게 로마적인지를 묻는다. 이는 바울 학계의 많은 부분이 이 사안들을 둘러싼 열띤 논의와 관련이 깊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데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10장 “바울신학: 다양한 관점, 상존하는 주제, 전망”(마이클 J. 고먼)에서는 현재 바울신학에 대한 최근의 여러 접근들(전통적 관점, 새 관점, 내러티브 관점, 묵시적 관점, 참여주의적 관점, 정치적 관점, 유대교-안의-바울 관점, 라이트주의자 관점, 사회과학적 관점)과 바울신학의 상존하는 문제들의 발전 과정을 개관하고 ‘실천’신학자로서의 바울의 면모들을 살펴본 후, 바울신학 연구의 진행 방향을 전망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11장 “신약의 종말론”(패트릭 미첼)은 신약학에서 가장 복잡하고 까다롭고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이다. 먼저 신약의 종말론에서 반복되는 조류 뒤에 존재하는 발전 과정을 개관하면서 현대 학계에서 종말론이 걸어온 길을 간략하게 돌아본다. 이 과정을 통해 중요한 신학적, 해석학적 질문들이 무엇인지를 던지고, 신약 종말론이 앞으로 맞이할 도전에 대해 살펴보는 것으로 결론을 맺는다. 12장 “신약 윤리”(니제이 K. 굽타)에서는 오늘날 ‘신약 윤리’라는 기치를 내건 학파를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최근까지도 이 영역을 전공한 학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에 어떻게 신약 윤리 연구가 탄생하게 되었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검토한 후 오늘날의 신약 윤리 연구의 동향을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