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 서클”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헨리 커트너의 「종」에는 "주샤콘"이 등장합니다. 주샤콘은 크툴루 신화의 그레이트 올드원 중에서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제법 흥미로운 존재인데요. 주샤콘의 소환 방법을 알고 있는 인디언 무순 족은 “주케쿤”이라고 부르는 등 여러 가지 별칭이 있습니다. 금서 『아이오드의 서』에서 주샤콘을 암흑의 침묵자로 칭하고 그의 소환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암흑의 침묵자는 북대서양 해안의 지하 깊숙이 거주한다. 그는 최후의 파멸이고 불멸의 공허이며 오랜 밤의 침묵이다. 그는 낮 속에 어둠을 빛 속에 암흑을 가져온다. 그가 올 때 모든 생명 모든 소리 모든 움직임이 죽는다. 그는 때때로 개기식(일식과 월식) 때에 오기도 한다. 그에게 이름이 없긴 하나, 갈색인들은 그를 주샤콘이라 부른다.” 무순 족은 『아이오드의 서』에 나오는 대로 특별한 소리의 조합 즉 이 경우에는 3개의 종을 만들어 그 소리로 주샤콘을 소환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위험을 인지한 산 하비에르 선교회 측에서 이 종들을 비밀 장소에 숨기고 그 접근로를 봉쇄하지요. 이렇게 150년이 흐릅니다. 위험한 것들을 꼭 발견해내고 마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캘리포니아 역사학회 사람들이 그 종의 발굴에 앞장섭니다. 그리고 금서에서 경고했던 일들이 터집니다. 이 이야기는 어쩌다가 전설의 종들을 발견했고, 그것을 발견하자마자 부수어 파편을 비밀리에 다시 파묻어야했는가를 밝히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하나는 주샤콘이 소환됐음을 알려주는 징후 중에 하나입니다. 눈이 미칠 듯이 화끈거리고 따끔거려서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비벼 본적은 없나요? 음……. <책 속에서> 산 하비에르 선교회의 사라진 종들에 얽힌 기묘한 사건은 굉장한 호기심을 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은 그 종들이 150년 이상 숨겨져 있다가 발견됐는데, 왜 발견 직후에 그것들을 부수고 그 파편들을 비밀리에 파묻었는지 의아해했다. 종들의 놀랄만한 음색과 음질에 관한 전설 때문에 많은 음악인들은 분노의 편지를 써서, 최소한 종들을 부수기 전에 타종이라도 했더라면 그 소리를 그들의 음악 작업을 통해 영구히 남길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 사실 그 종들은 울렸었다. 그리고 그때 벌어진 격동의 사건이 종들을 파괴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그 사악한 종들이 산 하비에르를 뒤덮은 전대미문의 암흑 속에서 미친 호출음을 찢어질 듯이 울려대는 동안, 혼돈과 파멸로부터 세상을 구한 것은―내가 주저 없이 단언컨대―오로지 한 남자의 신속한 행동 덕분이었다. 나는 캘리포니아 역사 학회의 간사로서 이 사건의 전말을 거의 처음부터 목격했다. 물론 그 종들이 발굴될 때 현장에 있진 않았으나, 학회장인 아서 토드가 그 비운의 발견을 한 직후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 있던 내게 전화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