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힘은 무엇보다 도시-시골의 이분법을 넘어서면서도 시골의 대안적 힘을 실천적으로 발견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에 있다. …… 모순투성이인 시골살이의 구체적 장면들을 재생산하는 음험한 구조적 힘을 드러내고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무수하고 복잡한 감정, 더 위태로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얼굴과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보이고 들리게 한다.”_한디디(《커먼즈란 무엇인가》의 저자)
“이 책은 치유의 장소도 낙오자들의 도피처도 아닌 시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장소로서의 지역에 대한 정치적 말하기이다.” _이라영(예술사회학자, 《정치적인 식탁》 《말을 부수는 말》의 저자)
정치적 시골살이가 시작된 사연 대도시의 유연한 노동시장 안에서 여성 노동자이자 불안정 노동자로, 또 가난한 활동가로 살던 저자는 더는 자신을 조각내서 판매하는 불안정 임금노동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난해도 죽거나 다치거나 비참해지지 않고 높은 삶의 질을 누리며 살 방법을 찾아, 어떤 존재도 착취하지 않는 삶의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자본주의 구조의 가장자리에 있으면서도 자본주의적 삶이 아닌 다른 양식은 경험해보지 못했던 ‘자본주의의 자식’이 자본으로부터 삶의 영역을 조금씩 되찾아오기 위한 시작이었던 셈이다. 소비하기 위해 임금을 버는 노동 말고, 삶을 꾸려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워 가능한 한 손노동으로 직접 삶의 영역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소한의 돈으로 존엄한 삶을 유지하는 작지만 본질적인 저항을 한 땀 한 땀 이어갔다. 하지만 직접 생산을 위해 쌓이는 짐과 순환하지 못한 채 배출되는 쓰레기와 먹거리는 도시 구조 안에서는 해결할 수 없었다. 도시에서는 더 이상 실험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과 함께, 저자는 8년 전 시골의 삶으로 진입했다. ‘자본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테두리 노동”의 존재들이 자본주의 구조의 바깥을 향한다면?’이라는 질문을 안고, 누구도 착취하지 않는 노동, 나를 직접 부양하는 노동에서 성취를 느끼며 살아가는 길을 찾는 긴 과정에서 다다른 결론이었다. 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자본주의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자본주의의 자식’은 가능성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시골로 떠났다. “이 책의 힘은 무엇보다 도시-시골의 이분법을 넘어서면서도 시골의 대안적 힘을 실천적으로 발견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에 있다. …… 모순투성이인 시골살이의 구체적 장면들을 재생산하는 음험한 구조적 힘을 드러내고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무수하고 복잡한 감정, 더 위태로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얼굴과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보이고 들리게 한다.”_한디디(《커먼즈란 무엇인가》의 저자)
‘양미’ 또는 ‘빨간거북’으로 불리기를 좋아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1987년 6월항쟁 시위대를 쫓아다니며 계급 정체성을, 순전히 데모를 잘하고 싶어 들어갔던 대학에서 젠더 정체성을 알게 됐고, 단지 더 넓은 다른 세상이 궁금해 찾았던 동네 성당에서 만난 선배들과 함께했던 빈민 지역 공부방 활동으로 내가 서고 싶은 위치를 알게 됐다. 1992년 대학을 그만두고 사회운동 활동가가 됐다.사회운동은 생계를 책임져주지 않았기 때문에 비디오 가게 점원, 주유소 알바생, 신발 공장 시다, 전자제품 조립 공장 노동자, 속옷 생산 공장 시다·재단·검품 노동자, 재고품 할인 전문 물류업체 경리로 일했다. 스물여섯 살에 생계 때문에 ‘진짜’ 직장인이 되기로 하고 홈쇼핑 전화 상담원이 됐다. 파견법이 통과된 후 첫 번째 ‘공식적, 합법적’ 파견직 노동자였다. 10년 동안 홈쇼핑 회사에서 파견직, 계약직을 거쳐 정규직 대리로 일하면서 마르크스의 “자본주의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조차 나쁘다”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합리성’이라는 말로 나와 타자들을 착취하는 일을 그만두기로 하고 자발적 백수가 됐다.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에서 평당원, 교육부장, 여성위원회, 노동위원회, 환경위원회, 대의원, 성평등강사단으로 활동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활동을 하면서 한국까르푸노동조합·이랜드일반노조 서대문·마포·은평·용산 지역대책위원회 활동도 했다. 파업 중이었던 이랜드홈에버 여성 노동자들이 고립되지 않기를 바랐고, 파업 자금을 보태고 싶어서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를 공동 기획하고 글도 썼다. 이때의 문제의식을 담아 활동을 함께했던 동지들과 서울서부지역비정규노동센터라는 단체를 만들고 상임활동가로 5년 동안 활동하며 일터를 넘어 삶을 고민하는 노동운동을 꿈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