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다 가블러, 희곡 대본 완역 고전 문학 읽기
헨리크 입센 오리지널 시리즈
(Henrik Ibsen Series)
세계문학시리즈
"그녀는 세상을 조종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유로운 영혼은 스스로를 가뒀다."
헨리크 입센 『헤다 가블러』 – 욕망, 통제, 그리고 파멸의 초상.
"당신은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두려워할까?"
『헤다 가블러』 – 한 여성이 감추고 있던 불안과 자유의 갈망.
"살아 있는 인형이 되길 거부한 그녀, 헤다는 누구였을까?"
현대 여성 심리극의 원형, 『헤다 가블러』
"그녀는 총을 쥐었고, 운명을 쏘았다."
『헤다 가블러』 – 고요한 폭발의 이야기
"입센이 던진 질문, 여성의 자유란 무엇인가?"
『헤다 가블러』 – 고전 속에서 되살아나는 현대적 통찰
<헤다 가블러[Hedda Gabler]>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Henrik Ibsen]'이 1890년에 집필하고, 1891년에 초연한 4막 희곡이다.
근대 사실주의 희곡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한 여성이 처한 사회적 억압과 내면의 갈등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제목이 ‘헤다 테스만’이 아닌 ‘헤다 가블러’인 이유는, 주인공이 결혼 후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남편의 성이 아닌, 자신의 아버지의 성으로 정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헤다가 내면적으로 결혼 생활에 진정으로 동화되지 못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노르웨이의 수도 크리스티아니아[현재의 오슬로]에 위치한 테스만 부부의 신혼집에서 전개된다. 주인공 헤다 가블러는 장군의 딸로, 엄격한 귀족적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다. 그녀는 사회적 지위 유지를 위해 학자 조지 테스만과 결혼했지만,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과 남편의 몰상식함에 답답함을 느낀다.
이때, 남편 테스만의 경쟁자이자 헤다의 옛 연인이었던 에일러트 뢰브보르그가 등장한다. 그는 과거의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고 학문적으로 재기하려 하며, 엘브스테드 부인의 지원을 받고 있다. 테스만은 그의 학문적 성과를 위협으로 느끼고 긴장한다.
헤다는 뢰브보르그와의 재회에서 감정의 혼란을 겪으며, 동시에 그를 통제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결국 헤다는 뢰브보르그가 작성한 중요한 원고를 훔쳐 불태우고, 그에게 “아름답게 죽으라”는 말을 남긴다. 뢰브보르그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비극적으로 실패하고, 그의 죽음은 추락의 상징이 된다.
브락 판사는 이러한 사건의 전말을 눈치채고 헤다를 협박한다. 더 이상 자유를 잃을 수 없다고 느낀 헤다는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이로써 극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사회적 억압, 그리고 그로 인한 파멸이라는 주제를 비극적으로 마무리한다."
[등장인물]
* 헤다 가블러[Hedda Gabler]
장군의 딸이자 조지 테스만의 아내. 아름답고 지적이지만 권태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으며, 남을 조종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 조지 테스만[George Tesman]
역사학자. 온화하고 선량하지만, 아내의 감정에 무감각한 인물이다. 학문에 열중하느라 아내의 내면적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 줄리아나 테스만[Miss Juliana Tesman]
조지의 숙모로, 조지를 헌신적으로 돌본 인물이다. 전통적인 여성상에 부합한다.
* 엘브스테드 부인[Mrs. Elvsted]
뢰브보르그를 사랑하고 그의 재기를 도운 여성. 순수하고 헌신적이며, 헤다와 대조적인 여성 인물이다.
* 에일러트 뢰브보르그[Eilert Lövborg]
조지의 학문적 라이벌이자 헤다의 과거 연인.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과거의 방탕함 때문에 몰락했다가 재기하려 한다.
* 브라크 판사[Judge Brack]
테스만 부부의 친구이자 기회주의자. 헤다의 비밀을 알고 그녀를 협박하는 인물로, 권력과 통제를 상징한다.
* 베르타[Berta]
테스만 가문의 하녀. 사회적 하층민의 일상을 보여주는 조연 인물이다.
제1막: 불안한 시작, 위선의 일상
막은 조지 테스만과 헤다 가블러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아침으로 시작된다. 테스만의 숙모 줄리아나가 신혼집을 방문하여 집안 분위기를 살피고, 베르타는 집안일을 정리하며 등장한다. 남편 테스만은 학문적 성공을 꿈꾸며 기뻐하지만, 헤다는 냉소적이고 무기력하다. 이때 엘브스테드 부인이 예고 없이 찾아오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녀는 남편을 떠나 뢰브보르그를 도와 학문적 재기를 지원했으며, 그의 안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뢰브보르그는 테스만의 학문적 경쟁자이자, 헤다의 과거 연인이다. 헤다는 그녀의 헌신에 질투심을 느끼고,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다.
제2막: 재회와 조종의 시작
브락 판사가 테스만 부부를 방문하고, 헤다에게 은밀한 관심을 드러낸다. 그는 삼자 관계를 암시하며 헤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어 뢰브보르그가 집을 방문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그는 술을 끊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말하며, 새로 쓴 원고에 대해 언급한다. 엘브스테드 부인과 함께 작업한 그 원고는 그들의 정신적 결합을 상징한다. 헤다는 뢰브보르그의 의지를 시험하려 하고, 결국 그를 부추겨 술자리에 참석하게 만든다. 이는 뢰브보르그를 타락시키려는 헤다의 의도적인 행동이며, 그가 다시 망가지는 모습을 보려는 냉혹한 심리의 표현이다.
제3막: 파멸의 불씨, 불타는 원고
밤새 술을 마신 뢰브보르그는 원고를 잃어버린 채 아침에 돌아온다. 그는 자책하며 원고가 없어졌다고 말하고, 다시는 재기할 수 없다고 절망한다. 테스만은 그가 떨어뜨린 원고를 주워 보관하고 있었고, 이를 헤다에게 맡긴다. 그러나 헤다는 그것이 엘브스테드 부인과 뢰브보르그의 정신적 ‘아이’라고 말하며 강한 질투를 느낀다. 결국 헤다는 아무도 모르게 그 원고를 난로에 불태운다. 이는 그녀의 조종 욕망이 극단적으로 표현된 순간이며, 동시에 남의 창조물을 파괴함으로써 자신의 통제력을 확인하려는 시도다.
제4막: 자유의 환상, 비극의 종말
뢰브보르그는 원고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절망하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그러나 헤다가 그에게 “아름답게 죽으라”고 말한 것과는 달리, 그의 자살은 엉망이고 비참하다. 브라크 판사는 뢰브보르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눈치채고, 헤다를 협박한다. 그는 헤다가 뢰브보르그에게 권총을 건넨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를 빌미로 자신과의 모호한 관계를 강요한다. 헤다는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궁지에 몰린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녀는 권총으로 자살하며, 인간의 자유 의지와 사회적 억압, 자아 실현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헤다 가블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여성 인물인 헤다를 중심으로, 개인의 자유, 성 역할, 사회적 위선, 자기파괴의 문제를 드러낸다. 헤다는 단순한 악녀나 비도덕적인 인물이 아니라, 자유와 통제 사이에서 고통받는 현대 여성의 초상이다.
입센은 이 작품을 통해 당시 유럽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억압된 위치와, 그런 환경에서 오는 심리적 병리 현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헤다가 원고를 불태우는 장면이나 뢰브보르그의 죽음을 조종하는 장면은, 그녀의 내면에 깊이 박힌 권력욕과 무력감을 동시에 드러낸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이 사실주의와 심리극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평가한다.
입센은 대사를 통해 인물의 심리와 사회적 갈등을 정교하게 그려냈으며, 무대 장치나 공간 활용 또한 심리 묘사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제목을 통해 여성의 정체성과 결혼 제도의 억압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페미니즘 연극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