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와.”
침대는 하나뿐이다. 같이 자는 모양이다. 아말리에는 긴장하면서도 그대로 순순히 율리우스에게 향했다. 그가 웃었다.
“교회에서 맹세할 때까지는 끝까지 하지 않을 테니까 안심해.”
“끝…… 까지?”
“그래. 매력적인 신부와 함께 자는 거니까 만지는 정도는 용서해 줄 거지?”
그렇게 말하며 아말리에를 끌어당기고 입 맞췄다. 두 번째라서인지 아말리에는 조금 여유를 느끼며 눈을 감았다.
“으…… 읍.”
하지만 드레스 너머의 접촉과, 얇은 옷감을 사이에 두고 피부를 맞대는 건 차이가 컸다.
온기와 적나라한 감촉을 느끼고 살며시 몸을 떼려고 했지만, 율리우스가 그런 아말리에를 용서하지 않고 목덜미를 눌러 끌어당겼다. 혀가 감기는 감촉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커다란 손이 가슴을 덮었다.
“으읍!”
놀라서 몸을 비틀었지만 그가 허락하지 않았다.
율리우스는 입맞춤을 반복하면서 둔덕을 느긋하게 눌러 그 형태를 바꾸어 갔다. 느껴 본 적 없는 쾌감이 내달리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앗…….”
“보기보다 크네. 코르셋으로 누르고 있었나? 부드럽고 기분 좋아.”
무의식중에 도망가려는 아말리에의 몸을 율리우스가 붙잡으면서 그대로 침대에 파묻었다.
“처음이야?”
아말리에는 망설였다. 어쩌면 25세는 처음이 아닌 게 일반적인 걸까. 율리우스는 가슴을 한층 자극하면서 말했다.
“괜한 생각 하지 말고 솔직하게 대답해. 자, 눈을 뜨고 날 봐.”
아말리에는 쭈뼛쭈뼛 눈을 떴다.
깜짝 놀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율리우스의 수려한 얼굴이 보여 저도 모르게 떨었다. 푸른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자, 부인. 이런 건 처음이야?”
아말리에는 조심조심 고개를 끄덕였다. 율리우스의 얼굴이 환해졌다.
“딱히 고집하는 건 아니었지만, 조금 기쁜데. 제대로 부드럽게 해야겠어.”
율리우스는 몸 여기저기를 만지며 어깨에서 나이트 드레스를 벗겼다.
훤히 드러난 어깨며 목에 입술이 내려왔다. 다리 사이에 율리우스의 다리가 끼어들어 허리가 밀착했다.
“아…….”
욱신거리는 허벅지에 단단하고 뜨거운 감촉을 느낀 아말리에는 흠칫 움츠러들었다.
미지의 감각은 새어머니가 아이를 만들 때 남성이 신부의 몸에 넣는 부위라고 가르쳐 준 곳에서 느껴졌다. 처음 할 때는 아프지만 견딜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율리우스가 피식 웃었다.
“오늘은 아직, 거기까진 안 한다고 했잖아?”
* * *
사랑의 도피를 한 언니로 신분을 위장한 채, 혼기를 놓친 아가씨로 오해받으며 살아 가는 아말리에.
결혼마저 포기한 채 동생들을 키우는 데에만 전력을 다하던 그녀는 후궁 소생의 제3왕자인 율리우스로부터 갑작스러운 구혼을 받아 국경 근처에 있는 고성으로 시집가게 된다.
자신을 선택하기에 필시 심각한 단점이 있는 사람일 줄 알았건만, 천사 같은 미모를 소유한 그는 아말리에에게 누구보다 자상하게 대해 준다.
“자, 부인. 이런 건 처음이야?”
자신의 장점을 인정해 주는 남편에게 사랑받는 꿈만 같은 나날.
하지만 연회 날, 율리우스를 멸시하는 제2왕자가 나타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