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고 미래를 꿈꾸는 유쾌한 상상!
중국 역사 속에 수놓인 이야기의 꽃이 지금 피어난다
백 년 동안의 기록, 2천 년간의 기억을 하룻밤에 읽는다, 사마천의 『사기』
목숨보다도 중요한 가치, 역사를 위해 산다
사마천의 『사기』는 김부식의 『삼국사기』나 일연의 『삼국유사』만큼이나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익숙한 역사서이다.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의 역사’보다는 ‘중국의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 정석이던 우리나라 학자들이 『사기』를 언급하고 읽어왔다는 것은 『사기』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가치가 상당히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기』는 황제(黃帝)에서 한 무제(漢武帝)에 이르기까지 3천 년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중국 역사학 사상 최초의 기전체 통사이다. 저자인 사마천은 중국 최고의 역사가로 칭송되는 인물로서 역사서를 편찬하는 데에 대한 자부심과 소명 의식이 매우 강했다. 그는 옥에 갇혀 사형을 당하거나 목숨을 구제하되 평생의 수치가 되는 궁형을 당하는 것 중에 궁형을 선택하는 데 그 까닭이 『사기』를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니, 그의 열정은 가히 예측을 불허한다고 하겠다.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을 위한 설명서
『고전 스페셜-사기 스페셜』에서는 그러한 사기의 핵심을 다루고 있다. 사기를 읽으며 반드시 다뤄져야 할 부분을 엄선하였으며 골라 낸 부분들의 이해를 확실하게 돕고자 그 유래와 배경이 어떠하며, 정확히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친절하게 해설해 놓았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심층적인 이해를 위하여, 설명한 부분과 유사한 역사 속의 또 다른 실제 사례를 소개하여 『사기』의 내면화가 한층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핵심을 관통하는 한마디의 주옥같은 문장과 두 개의 이야기, 즉 사례들이 명언을 받 쳐 주는 구성을 보며 독자들은 우리 또한 역사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말
고전 명언은 편폭이 짧지만 작품의 정수(精髓)가 집약되어 있으며 작가가 작품을 창작하면서 얻은 영감을 매우 밀도 있게 보여준다. 때문에 후세로 전해 내려오면서 고전 명언은 독자들을 깨우치거나 그들에게 사고의 여지를 제공할 수 있는데 수백 수천에 이르는 작품들보다도, 심지어는 명언의 출처가 된 작품 자체보다도 파급효과가 크다.
명언은 역사의 기록이며 축적된 문화의 요체이다. 명언에는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았던 중화민족의 삶과 지혜가 담겨 있으며 자연ㆍ 사회ㆍ 역사 그리고 인생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이 잘 드러나 있다.
삶의 지혜를 주는 비밀의 책을 만나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중 누구도,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다. ‘살아간다’는 것은 현재 진형형으로써 시간을 담보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21세기를 만들어 가며 그 이전의 시간에 영향을 받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무 살 대학생이 될 때까지 선택권도 없이 역사를 배우고 또 공부해야 하는 것은 모두,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려는 인생 선배들의 조언인 셈이다. 그리고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깨닫게 되는 바가 있으니, ‘역사는 돌고 돈다’라는 것이다.
명칭은 바뀌고 구체적인 양상은 조금 달라졌을지 몰라도 2천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위정자는 있고 이른바 민초들도 존재하며 하물며 전쟁 역시 없어지지 않았다. 난세가 과거에는 한 나라 내부에서의 전란이나 분열이었다면 현대의 난세는 전 세계를 하나의 나라로 보고 그 안에서 수십, 수백의 무리들이 각각의 국기를 들고 대립ㆍ화합하는 판국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범위가 커졌을 뿐이니 과거의 해답은 현재의 해답이 될 수 있고, 과거의 전례가 지금에 와서는 미래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이 때 현대인들에게 도움을 구할 책을 한 권 택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택해야 할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서점의 ‘역사’ 서고로 가서 당장 『사기』를 집으면 된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역사가 된다
『사기』는 중국 최초의 사관에 입각해 기록한 역사서로써 동양 역사서의 기본이다. 기전체 형식은 우리나라 역사서에도 영향을 끼쳐 김부식의 『삼국사기』 또한 같은 형식으로 쓰였다. 뿐만 아니라 『사기』는 역사서의 영역을 넘어 운문과 산문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하나의 문학작품으로까지 이야기 되는데, 여기에서 저자 사마천의 역량을 엿볼 수 있다.
『사기』는 전설상의 황제(黃帝) 시대부터 자신이 살았던 한(漢) 무제(武帝) 때까지 2천여 년을 다룬다. 국가의 흥망성쇠 과정을 살피되 인물을 중심으로 하여 인간학의 보고라고도 불리는데 그것은 다른 역사서들과는 달리 『사기』가 국가가 아닌 개인의 노력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과도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하면 역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개인들의 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본편에 들어가기에 앞서 『사기』의 존재 의의만으로도 현대인들은 많은 것을 배운다. 한 발 더 들어가 사마천이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 보였던 노력들이나 그가 역사서에 걸고 있던 의미들을 살펴볼 수 있다면 더더욱 깨닫는 바가 클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책이 담고 있는 온전한 내용은 또 얼마나 많은 것을 알려줄 것인가. 하지만 ‘온전히’ 사마천의 의도를 파악하고『사기』를 음미하는 일이 쉬운 일일까?
다시 태어난 『사기』와 역사를 함께 한다
역사가 답습되면서도 약간씩 형태를 바꾸듯이 그를 다룬 역사서의 모습에도 변화는 필요하다. 『사기』의 원서 그대로를 탐독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겠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52만자가 넘는 한자로 이루어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실 엄두가 잘 나지 않는 일이다. 그리하여 번역된 『사기』가 존재하고 그에 대한 해설서라는 것도 존재한다. 보다 쉽고, 현재에 적합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사기』를 만나는 것이다.
『사기 스페셜』은 한 권의 역사서를 내면화하는 데 매우 적합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기』에서도 특히 중요하고 널리 알려진 명언들은 엄격하게 심사하고 선정하여 원저의 흐름대로 배치하고 그 명언의 유래와 배경을 소개한다. 각 명언을 ‘명언의 해석’, ‘명언 이야기’, ‘명언의 역사적 사례’와 함께 배치하여 명언을 전면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한다. 명언이 가지고 있는 사연을 소개하여 역사를 딱딱하지 않은 하나의 이야기로 다가가게 하며,『사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 부합하는 또 다른 역사적 사례를 제시해 명언의 핵심을 주지하게 만든다. 이는 내용의 내면화를 돕는다. 그러고 나면 내면화된 명언을 자신의 삶과 결부시키는 것만이 남는데 이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으니, 이는 아마 모든 책들의 운명일 것이다.
역사가 있기 전의 세상을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수많은 역사서에서 일어난 것과 유사한 일들이 아주 오랜 과거에도 일어났을 것이다. 역사의 주체인 인간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인간은 존재한다. 미래에도 여전히 인간은 존재할 것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 이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사마천이 『사기』를 누구를 위해 썼건 간에, 누구든 『사기』를 배울 수 있다. 중국인도 아니고, 황제도 아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독자들이 보다 행복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기 스페셜』이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