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미치고 팔짝 뛰겠다고요. 출구 없는 내 인생, 제대로 갈 수 있을까요?”
열일곱 혼혈 청소년 두공의 절망 섞인 외침!
날개 꺾인 청춘들의 비장한 용기를 그린 현실 밀착 성장 드라마!
17세 소년 두공은 동남아 혼혈 청소년. 아빠는 사망, 엄마는 본국 라오스로 출국. 옥탑방에서 혼자 지내는 두공은 지하도에서 구걸하며 생계를 이어 간다. 여느 날처럼 구걸하던 두공은 치매 노인 부랑자가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이라는 걸 알고, 선생의 가족에게 ‘사례비’를 받을 속셈에, 선생 집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예전 선생 집은 온데간데없다. 파출소에 선생을 인도하지만 왠지 찜찜하다. 그즈음 아랫집 아저씨는 두공에게 초등 2학년 아들 은갑의 과외를 부탁하고, 육상부 선배 ‘뼈다귀’와 ‘단코탱’은 틈틈이 육상을 권한다.
두공은 고정 수입 과외를 하고, 뼈다귀의 훈련 파트너를 하게 된다. 며칠 후, 두공은 봉사활동으로 위장해 선생이 있는 들꽃요양원에 찾아가 창고에서 선생의 물건들을 보게 된다. 졸업한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놓지 않고 제자들의 흔적을 기록한 노트를 보며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 속에서 동생과 폭행당한 제자를 지켜내지 못한 자책 등 선생의 인간적 고뇌를 들여다본다. 두공은 선생의 일기를 읽다가, 선생이 제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했다는 사연에 다시 한 번 계략을 꾸민다. 선생의 돈을 대신 받아 수수료를 챙기는 것. 선생의 생일날, 복숭아 봉지를 들고 제자 하나가 찾아온다. 제자는 계단을 오르다 넘어지고, 그 바람에 잘 익은 복숭아 하나가 두공 앞에 굴러온다. 두공은 생각한다. ‘선생님, 지금 제 인생 잘 익고 있을까요?’ 두공의 마음은 조금씩 꿈틀댄다.
· 청소년 주인공 ‘두공’의 당돌하고도 기발한 활약이 영화를 보듯 생생하다.좌절과 실패로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권한다. - 김지수(중등학교 국어교사)
· 가꾸고 보살피지 않아도 아름답게 피는 들꽃처럼 혼자 세상에 발을 내딛은 열일곱 두공의 성장은 찡하지만, 눈부시다. - 허윤설(지역아동센터 교사)
·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 주인공이라 반갑다. 두려움 속에서도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들과 이들을 응원하는 어른들 모두에게 권한다. - 이정희(중등학교 국어교사)
· 진짜 재미있다. 단숨에 훅 읽힌다. - 최은규(작가, 중학교 학교도서관 사서)
· 날아라, 박두공! 수렁에 빠져 버둥대는 것만으로도 믿음직하다. - 곽수(형사)
·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모르던 세상도 알았다. 절망 속에 헤매는 우리들 곁에 응원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석세민(고등학교 1학년)
▶ 현실에 무기력한 십 대,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
17세 혼혈 청소년 두공. 아빠는 사망, 엄마는 라오스로 출국. 홀로 남은 두공은 옥탑방에서 보호자 없이 살아간다. 식당 알바 등등으로 먹고살 문제를 해결하지만, 어느 날 김밥 한 줄 값에 좀도둑 누명을 쓰고 거리로 내몰린다. 비참함에 비틀거리다 지하도에서 잠든 날, 두공은 자신 앞에 떨어진 동전들을 본다. 그날로 두공은 알바 업종을 ‘구걸’로 확 바꾸어 버린다. 암담하고 암울한 환경의 끝판왕이다! 작가는 어쩌려고 이 막막하고 무기력한 캐릭터를 만들었을까. 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잘 익은 걸로》는 최선을 다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 그로 인해 더 어둠 속으로 내몰려지는 청소년 아니 우리들의 현실을 초반부터 강하게 드러내며 솔깃한 공감을 끌어낸다.
▶ 짠하고 아리게 다가오는 현실 밀착 소설
두공은 구걸하던 중에 치매 노인 부랑자 하나가 자신의 초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임을 알아채고, 선생의 가족에게 사례비를 받을 속셈에 선생을 집으로 데려온다. 뜻대로 되지 않자, 이번엔 선생이 제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사실을 알아채고, 선생 대신 돈을 받아 수수료를 챙기려는 계략을 세운다. 선생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는 두공의 속임수 밑바탕엔 사회의 불신과 편견, 출구 없는 절망감, 엄마에 대한 그리움, 선생을 향한 묘한 애정과 경의가 뒤섞여 있다. 독자들은 아리고 짠한 두공을 마주하며, 두공의 그럴싸한 추리와 계략에 함께 휘말리며, ‘공범’이 된다. 현실적이면서 공감 가는 인물과 속도감 있는 전개, 가독성 넘치는 문장에서 오는 효력(?)이다.
▶ 무기력하고 암울한 청춘들이여, 다시 날아오르기를!
두공은 이른바 '제자 관찰 기록부'인 선생의 노트를 엿보며 선생과 자신의 과거를 복기한다. 선생의 헌신적인 제자 사랑도 사랑이지만, 동생을 잃은 슬픔, 폭력에 노출된 제자를 지켜내지 못한 죄책감으로 평생 고통스러워한 선생의 과거에 두공은 자신과 다르지 않은 선생의 상처와 결핍에 당황한다. 작품은 초반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다르게, 선생의 노트를 엿보는 두공의 행위에는 속도를 늦춘다. 그럼으로써 두공이 자신의 상처와 결핍에 몰입하도록 이끈다. 두공과 타인의 상처는 교집합이 되고, 깊은 상처는 결국 변화를 자극하여, 열일곱 두공의 마음을 건드린다. '지금…… 제 인생… 잘…… 익고 있을까요?' 반성과 성찰, 미래에 대한 소망이 담긴 혼잣말이다. 시간이 흐른 뒤, 두공은 초등학생 시에 자신의 시를 덧붙여, 이전과 조금 달라진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타인과 자신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하고 화해하는 몸짓이 엿보인다.
이렇듯 작품은 혼혈 청소년의 출구 없는 배경을 토대로, 냉소적이나 실낱같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태풍의 핵을 지나는 열일곱 청소년의 시기의 상처와 결핍이 아름답게 다져지기를 당부한다. 나아가 절망과 두려움 속을 지나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호소로 격려의 힘을 보탠다.
▶ 거칠고 투박해도 인정 있는 우리 이웃
알게 모르게 관심을 주는 주변 인물들 덕분에 두공은 차츰 변화한다. 두공이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고 틈틈이 육상을 권유하는 육상부 선배 ‘뼈다귀’와 ‘단코탱’, 입은 거칠고 험하지만 틈틈이 살펴주는 지하방 할머니, 인정 많은 장돌뱅이 아저씨, 그리고 초등학생 은갑이 등. 그들은 두공의 성장의 열매가 잘 익어 가도록 도와주는 자양분이다. 날개 꺾인 청춘들에게 든든한 무기는 뻔해도 불변한 진리, 그들을 포기하지 않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소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