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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한국 쌀의 사회사 상세페이지

근현대 한국 쌀의 사회사

한국의 과학과 문명 010

  • 관심 0
들녘 출판
셀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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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전자책 정가
21,000원
판매가
21,000원
출간 정보
  • 2022.11.14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353 쪽
  • 96.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59256929
ECN
-
근현대 한국 쌀의 사회사

작품 정보

사람이 바꾼 쌀, 쌀이 바꾼 사람
벼를 사료 삼아 쓴 한국현대사

벼농사가 한반도에 전래된 이래 벼는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작물이었다. 가장 사랑했고 가장 귀히 여겼지만, 동시에 가장 모자랐고 가장 배불리 먹기 어려웠던 것이 벼였다. 가장 가깝게 여겼으나 실제로는 가장 멀리 있었기에, 한국인은 더 많은 쌀을 얻고자 수천 년 동안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은 세계적인 농업 변혁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선진 육종기술을 받아들여, 공업화의 진전뿐 아니라 농업생산에서도 달리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성과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만성적인 쌀 부족을 벗어난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습은 쌀이 모자랐던 시절 흰쌀밥을 배불리 먹는 것이 소원이었던 사람들이 상상했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이제는 남아도는 쌀을 처리할 방법을 찾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논을 놀려두고 벼농사를 짓지 않으면 국가에서 보상을 해주며, 대중매체에서는 쌀의 영양을 강조하며 연일 쌀 소비를 위한 광고를 흘려보내고 있다. 불과 30년 남짓 동안 무엇이 어떻게 바뀐 것인가? 쌀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사람이 바뀐 것인가? 쌀과 사람이 모두 바뀐 것인가?

이 책은 한국 근현대 벼 품종의 역사를 정리하고, 그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진화, 사회와 농학의 공진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살펴본다. 근대 농학과 농정체제가 한반도에 선을 보인 일제강점기와 근현대 한국의 농업과 농학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났던 1970년대 중후반의 이른바 “한국의 녹색혁명”을 중심으로, “통일벼”로 대표되는 새로운 품종들이 왜,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그것이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갔는지 살펴본다. 짧지만 강렬했던 녹색혁명이 지나간 뒤 새로이 불거져 나온 한국인의 욕구와 의지는 과거와 다른 신품종의개발을 추동했다. 그리고 1980년대 중반 이후 일변한 식생활문화는 또다시 벼의 품종개량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었다. 이처럼 벼 품종의 변천사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20세기 한국 사회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 글로 남은 문헌만 사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농작물의 품종 또한 사료가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벼를 사료 삼아 쓴 한국 현대사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

자연과 인간은 서로를 만들어나간다. 역사의 렌즈를 들이대면 한 장의 잎새, 한 톨의 씨앗 안에도 인간과 자연의 드라마가 담겨 있다. 특히 농작물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고도로 변형된 식물이므로, 농작물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욕구와 의지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하나의 품종 안에는 그것을 만든 개인들의 욕구와 의지, 그 바람들이 모여 형성된 시대적 과제, 그 과제를 이루기 위해 사람들이 기울인 열정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역사가의 일은 씨앗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누에고치에서 실을 잣듯 뽑아내는 것이다. 이 책은 농작물, 그중에서도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벼의 역사에 초점을 맞춰 이와 같은 인간과 자연의 공진화(co-evolution) 과정을 추적한다.

전통사회에서 벼와 벼농사의 중요성은 그에 관련된 속담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벼농사에 의지했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벼농사는 가장 중요한 농사였고, 벼는 가장 중요한 작물이었으며 단순한 식량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벼와 벼농사를 소재로 삼은 속담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누구나 벼농사에 대해 소상히 알 수밖에 없었으므로, 벼농사와 관련된 일과 사물에 비유한다면 누구나 알기 쉽게 뜻을 전달할 수 있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사람도 벼와 마찬가지로 속이 여물수록 겸손해야 한다는 뜻을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고, “떡잎 적에 따버리지 않으면 나중에 도끼로 벤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뽑아도 뽑아도 지겹게 자라나는 잡초를 연상하며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벼농사의 산물이 쌀과 밥이므로 쌀과 밥에 대한 속담도 많다. “가마가 검기로 밥도 검을까”라는 속담은 겉모습으로 사람이나 사건을 판단하지 말라는 뜻인데, 검게 그을린 가마솥과 그 안에서 뽀얗게 윤기를 머금고 익어가는 밥을 상상할 수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설명할 필요도 없이 뜻을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물 만 밥이 목이 메다”는 속담은 슬퍼서 눈물을 참을 수 없는 상태를 묘사하는데, 밥을 물에 말아 먹는 일이 잦았던 한국의 식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생겨났을 것이다.

이처럼 벼가 가장 중요한 작물이었으므로, 더 많은 쌀을 얻고자 하는 한국인의 노력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왔다. 전통사회에서는 제때 물을 충분히 댈 수 있느냐가 사실상 수확량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였으므로 수리(水利)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끊이지 않았으며, 이앙법과 시비법 등 새로운 기술이 때로는 자생적으로, 때로는 중국에서 전래되어 수확 증대에 힘을 보탰다. 1장에서 보듯이, 20세기 들어 유전학에 바탕을 둔 근대 육종학이 정립되었고 그 덕택으로 이전에 비해 훨씬 효율적인 품종개량이 가능해졌다. 그 변화의 물결은 한반도에도 밀려와, 한반도의 벼 품종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전에 없이 큰 폭으로 바뀌었다. 2장은 1950년대 말부터 시작된 “녹색혁명”의 바람이 한반도에 미친 결과를 살핀다. 3장에서는 한국(남한)이 세계적인 농업의 변혁기에 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선진 육종기술을 받아들였고, 그 결과 산업화가 진행되는 동안 농업생산도 대폭 늘어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을 밝힌다. 그리고 5장과 6장에서는 “녹색혁명”의 열풍이 지나간 후 쌀농사에 대한 사회문화의 변화 양상을 살핀다. 거대한 사회구조 변화의 역사가 한 톨의 쌀알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이 책은 엄밀하면서도 재미있게 보여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김태호(金兌豪)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한국 과학기술사를 전공했다. 식민지 시기 일본에서 합성섬유 “비날론”을 발명하고 뒷날 북한에서 그 공업화를 주도한 화학공학자 리승기에 대해 석사논문을 썼고, “통일벼”의 개발 과정과 한국의 쌀 증산운동에 대해 박사논문을 썼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방문연구생, 싱가포르국립대학 및 미국 컬럼비아대학 박사후연구원,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연구교수,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HK교수 등을 거쳐 현재 전북대학교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에서 연구와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과학기술을 빼놓고 근현대 한국사를 바라본다면 그 온전한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신념 아래, 학위논문들에서 다룬 주제에 더해 한글타자기, 기능올림픽, 식품영양학 등 다양한 주제들을 발굴하여 그 역사를 논문으로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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