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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미술관 상세페이지

생각의 미술관

잠든 사유를 깨우는 한 폭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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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정보
  • 2017.07.05 전자책 출간
  • 2017.04.30 종이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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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3.6만 자
  • 30.3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88248438
ECN
-
생각의 미술관

작품 정보

책 속으로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어떤 생각이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하루 동안 하는 생각을 떠올려 보자. 대부분은 먹고사는 문제에 국한된다. 직장에서의 일, 점심이나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가사와 연관된 생각 등이 대부분이다. (…) 일상의 습관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데서 철학적 사고의 가능성은 열린다. 매일 되풀이되는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데 ‘인간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여지는 없다. 오직 매일 보는 인간관계에 적응하는 데 온 관심이 있는 상태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기대할 수 없다. 오늘의 삶이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해할 리도 없다.
p.36~37

마그리트의 문제의식은 그림 속에 소품으로 쓰인 책을 통해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거울의 오른편에 놓인 책은 그저 구색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람과 거울 이외에 유일하게 캔버스에 들어가 있는 사물이라는 점에서, 또한 자세히 보면 작가와 책의 제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그려놓았다는 점에서 당연히 화가의 의도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봐야 한다. 추리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는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아서 고든 핌의 모험》이다. 이 소설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이라는 상투적인 모험소설과 다르다. 도전보다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오는 충격과 공포가 가득하다. 갑판 밑 창고에 숨은 핌이 밀실 공포와 악몽에 시달리고, 끔찍한 살육을 동반한 선상 반란이 일어나 죽을 고비에 처하며, 배가 난파되어 표류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특히 사람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큰 화제가 된 장면은 죽음의 제비뽑기다. 네 명이 작은 구명보트에 의지해 표류하는 과정에서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자 제비뽑기로 한 사람을 죽여 식량으로 삼는다.
p.45~46

홀바인의 그림에서처럼 왜곡된 형상만 우리를 속이는 것이 아니다. 광고든 정치든 현대사회에서 주변에 널려 있는 이미지가 실제의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함으로써 속인다. 누구나 기업 광고는 어느 정도 과장과 왜곡을 포함한다고 예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자기도 모르게 받아들인다. 자동차 소비만 해도 그러하다.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도 이제 웬만해서는 1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지닌다. 하지만 채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새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차종이고 기능이 거의 달라지지 않았는데, 단지 이미지만 조금 바뀌어도 그렇다. 앞과 뒤의 등 모양을 비롯하여 약간의 외형만 바꾸고 광고를 통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면 구매 욕구가 자극된다.
p.79

도미에, 로트렉, 르누아르, 드가 등 우리에게 친근한 많은 화가의 작품에서 세탁부의 모습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피카소도 파리에 정착한 초기에는 다른 가난한 화가와 마찬가지로 몽마르트 언덕의 빈민가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30여 명의 가난한 화가의 작업실이 모여 있던 건물이었다. 매우 낡아 흔들리는 모양새가 세탁부들이 빨래터로 쓰는 강변의 낡은 배와 비슷하다고 해서 ‘바토-라부아르’, 즉 세탁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20세기에 접어들어 도시에 상하수도 시설이 보급되고 나서는 점차 사라진 옛 풍경이 되었다. 슬론의 <옥상의 햇볕과 바람>처럼 각 가정에서 빨래를 하고 옥상에 너는 모습으로 변했다. 이 사소하고 평범한 광경 하나조차도 그 안에 결코 가볍지 않은 많은 사정과 사회 변화를 담고 있는 것이다. 늘 접하는 일상의 빨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연관관계를 찾으면 사회 전체의 구조나 시스템과 만나게 된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거나 빨래를 하기 위해 무심코 수돗물을 튼다. 하지만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지극히 사소하고 당연한 현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사회구조가 필요하다.
p.112~113


제라르는 다비드의 제자이기도 하다. 스승의 영향을 받아 신고전주의 화풍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그림으로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고결함과 정숙함은커녕 한눈에 요염하다 못해 농염한 자태다. 몸을 살짝 틀기는 마찬가지지만 등을 돌리고 접근을 거부하는 다비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가슴이 한껏 앞으로 향해서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바짝 다가선다. 눈을 살짝 치켜뜨고 입술에 보일 듯 말 듯 웃음을 머금은 표정이 앞에 있는 남성을 유혹할 기세다. (…) 감각적 성행위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절제하는 삶을 살라는 충고는 점차 현실적 설득력을 잃었다.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행위나 도덕적 경건주의가 갈수록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레카미에 부인에게 다비드는 육체적 욕망을 벌레 보듯이 하는 고루한 노인네로 보였을 것이다.
p.212~213

마그리트가 <새를 먹는 소녀>를 통해 ‘이게 뭐 어때서?’라는 말을 던질 만하다. 닭·돼지·밍크의 사례를 진지하게 고려할 때 그림 속 소녀를 비정상이라고 손가락질할 자격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만약 이 소녀를 비정상이라고 한다면 우리 모두도 비정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우리가 정상이라면 소녀도 정상이다. 그만큼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구분 자체가 지극히 자의적이다. 자의성이 단순히 개인의 주관적인 인상 차원이라면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인류는 사회적 강자나 다수가 생각하는 바를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비정상에 대해서는 사회적 조롱과 비난, 배제와 격리를 거듭해 왔다. 철학과 종교는 이론적·윤리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해 왔다.
p.235

초상화와 풍속화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네덜란드 화가 프란스 할스의 <책 읽는 소년>의 모습이 일상에서 낯선 모습이 된 지 오래다. 책 읽는 사람을 묘사한 그림은 많지만 대부분 우아한 자세로 책을 ‘들고’ 있는 여인이다. ‘읽고’ 있는 경우는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책 읽는 소년>은 색다르다. 시선을 글에 고정한 채 푹 빠져 있다. 입도 살짝 벌어져 있어서 인상적인 구절을 입으로 곱씹으며 읽는 중인 듯하다. 주변에 잡다한 배경이나 가구가 없어서 적어도 이 순간만은 이 세상에 소년과 책만 있다. 할스 특유의 생생함이 잘 묻어난다. (…) 유엔이 발표한 청소년 연간 독서량을 보면 미국・프랑스・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5~6권, 한국은 0.8권이다.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를 자랑하지만 191개국 중 166위로 사실상 꼴찌다. 청소년이 이 정도니 성인은 더할 것이다.
p.310

작가

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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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4.1

구매자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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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고독해져야 한다. 외로워져야 한다. 고전과의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밑줄 그을 내용이 아주 많았다. 그림을 볼 생각으로 펼쳤는데, 펼쳐보니 철학책이다. 책 속의 그림과 글은 계속 내 생각을 자극한다. 내가 나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한다. 마그리트 라는 화가의 그림이 자주 등장한다. 그의 그림을 통해서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재밌고 섬뜩했다. 깨닫게 되는 점이 많았다.

    tya***
    2019.06.06
  • 저자가 그림과 사유를 연결짓는 방식이 좋다. 유익하고 읽기도 쉬웠다.

    uso***
    2019.05.12
  • 작가의 의견에 모두 공감하는건 아니지만 마그리트의 그림을 통해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재미있는 책을 아니지만 읽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고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jus***
    2019.03.06
  • 다 읽지 못한 몇 안되는 책..

    kim***
    2018.07.10
  • 미술 철학 역사 사회 문학 등 그 다양한 인문학적 섭렵과 통찰도 출중하지만 문장 곳곳에 배어나는 어휘구사와 표현 필력이 대단하다. 다만 그림마다의 서술을 관통하는 메세지가 독자에게 좀더 뚜렷하게 남도록 통일성있게 부각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림작가와 저술가 양자의 메세지 말이다. 물론 메세지에 대한 생각은 독자 몫이겠지만.

    chu***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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