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후속작
마음은 생각의 그릇!
미움을 잠재우려면 고요에 담겨보라!
푸른 눈의 성자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마음 다스리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물리학도 출신으로 ‘푸른 눈의 성자’, ‘세계적인 명상 스승’으로 불리는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명상에세이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2008년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의 후속 편으로 7년 만에 선보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국의 고승 아잔 차의 수제자이자 호주에 최초로 사찰을 세운 호주 불교 개척자인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세계적인 명상 거장으로 동양의 도를 서양으로 옮겨간 파란 눈의 불교성자로 불리고 있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에 고승 아잔 차 밑에서 수행하면서 얻은 깨달음의 이야기 108편이 실려 있다면, 이번 명상에세이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에는 호주 퍼스에서 불교를 전파하고 마음을 수행하면서 깨닫게 된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분주한 마음’이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108가지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원서는 『DON'T WORRY BE GRUMPY』으로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제자인 각산 스님이 인간의 ‘희로애락’을 시작으로, ‘음미’, ‘정진’, ‘연민’, ‘무아’, ‘내려놓음’, ‘지혜’ 등을 얻는 과정을 일곱 가지 테마별 흐름으로 엮었다.
책 속에서
그런데 차고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차고 안에는 경찰차가 있었다. 전날 밤, 그 남자는 경찰들이 자신을 풀어줬을 때 너무 취해서 엉뚱한 차에 올라타고는 집으로 몰고 온 것이었다. 경찰은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동안 경찰차 한 대를 잃어버렸고, 그 대신 도로 차단기 앞에 다른 차 한 대가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곧바로 차 주인을 추적했다. 음주운전은 경찰차도 마음대로 움직인다.
스님은 너무 지나쳤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만일 자신의 말이 틀리게 되면 명성이 떨어질 것 같아 지역 기상센터의 수장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선생님, 기상 징후로 봐 아주 추운 겨울이 될 게 확실한 거죠?”
최고 수장은 대답했다.
“틀림없습니다! 실제로 징후가 날마다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지금 징후로는 정말 극도로 추운 겨울이 될 것 같습니다.”
익명의 통화자인 스님이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유식한 수장은 대답했다.
“왜냐하면요, 우리 지역 절의 명성 자자한 스님들이 모두 나서서 미친 듯이 땔감을 거둬가고 있거든요.”
다음 날 녀석은 다른 메모가 감긴 목걸이를 하고 부인의 집으로 찾아왔다. 펼쳐보니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 녀석은 쉬지 않고 잔소리를 해대는 제 마누라와 애들 넷과 함께 시끄러운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심지어 두 아이는 다섯 살도 되지 않았습니다. 녀석은 평화롭고 조용한 곳에서 잠을 자기 위해 댁을 찾아가는 걸 겁니다. 혹시 저도 갈 수 있을까요?
“스님, 오늘 저희 집에 오셔서 불공 좀 드려주세요.”
“죄송한데요, 바빠서 갈 수 없겠습니다.”
신도는 다시 물었다.
“무얼 하고 계신데요?”
스님이 대답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신도가 볼멘소리로 말했다.
“아니, 그건 어제 하시던 일 아닙니까?”
스님이 대답했다.
“맞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끝내지 못했습니다!”
명상에서 ‘원숭이 마음’이란 원숭이가 숲 속에 살면서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로 건너 뛰어다니는 것처럼, 이 일에서 저 일로 한시도 쉬지 않고 건너 뛰어다니는 분주한 마음을 일컫는 은유였다. 고요히 멈춰야 하는 나쁜 마음이었다.
나는 겁이 나 눈을 뜨고는 손전등을 켜고 호랑이나 코끼리, 곰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내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달아날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 초 후에 내 손전등 불빛을 통해 그 동물을 보았다. 그건 아주 조그마한 들쥐였다.
나는 그때 두려움이 일을 크게 만든다는 걸 배웠다. 겁을 먹으면 쥐가 내는 소리가 스님을 잡아먹는 호랑이가 다가오는 소리처럼 느껴진다. 두려움이 경미한 병을 악성 암처럼 보이게 만들고 발진이 페스트가 된다. 두려움은 만사를 실제보다 훨씬 더 크게 만든다.
오늘날에는 가만히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여기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항상 어딘가로 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그저 가만히 존재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나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당신이 알고 따라갈 수 있는 그 무엇, 물줄기를 찾을 것을 제의한다. 그 물줄기는 당신을 가두고 있는 무지라는 안개 속에서 당신을 그 밑으로 인도해가서 어느 길로 가면 더 멀리 나아갈지를 혼자 힘으로 알게 해줄 것이다. 그 물줄기는 덕행, 평화, 연민이다.
물소가 놀라 뛰쳐나가는데 붙잡으려고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놓아버려야 한다. 물소는 고작 몇 백 미터 뛰어가다가 제풀에 서게 마련이다. 그러면 그 농부는 조용히 뒤따라가서 줄을 다시 잡고 풀밭으로 끌고 가면 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놓아버려야 할 것들을 놓지 않으려 애쓴다. 그 결과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을 잃어버린다.
“스티브한테 이젠 떠나도 괜찮다고 허락했나요?”
제니는 나한테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스티브가 누워 있는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더니
가냘프고 야윈 남편을 부드럽게 팔로 감싸고는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허락할게. 괜찮아. 떠나도 괜찮아.”
두 사람은 끌어안고 울었다.
스티브는 이틀째 되는 날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