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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양보 상세페이지

어둠의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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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종이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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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원
출간 정보
  • 2015.10.23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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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5.5만 자
  • 17.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86748473
ECN
-
어둠의 양보

작품 정보

“이 세상 얼마 못 간다. 있을 때 잘해보는 거야.
한세상 재미나게 놀아보는 거지 뭐.”

IMF와 정권 교체 이후 탄생한 벤처 거품 시대,
달콤한 어둠에 중독된 자들의 찬란한 몰락의 연대기가 시작된다.

2013년 『사이공 나이트』로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무서운 신예로 떠오른 작가 정민의 두 번째 장편소설

전작에서 베트남 호찌민에 모여든 한국 사내들의 음모와 배신, 비극적 죽음을 압도적인 서사로 그려 “최근 몇 년 사이에 읽은 추리소설 중 단연 으뜸이었다. 한국 문학의 갱신을 말할 때 맨 앞에 내세울 작품이다”라는 극찬을 받은 만큼 작가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드디어 선보인 이번 작품은 벤처 열풍이 불던 시기의 서울 강남을 배경으로 원대한 실험과 타락한 욕망이 교차하는 대한민국의 낮과 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전작의 비극적 파토스 대신 세기말적인 유희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문제작이다.

추천사
『어둠의 양보』는 작가가 강남의 벤처기업에서 일할 때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작품이 허구가 아니라 실화가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소설 속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 소설의 진짜 묘미다. 2000년대 우후죽순 생겨난 벤처기업들. 그곳에 한국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를 꿈꾸며 모여든 사람들. 소설은 그들의 욕망과 사랑을 다루고 있다. 특히 실존 인물을 연상케 하는 김도술은 인생의 반을 어둠 속에서 보낸 인물이다. 그가 어떻게 음지에서 양지로 걸어 나가는지 소설은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새롭고 재미있다. _강희진(소설가,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자)

요망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더 이상 현존했던 역사와 인물을 신뢰하지 않는다. 현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가 한 몸에서 기생하는 기묘한 이야기가 이곳에 있다. 전직 중앙정보부 요원과 얼치기 예술가와 지식 양아치, 허름한 오입쟁이들이 펼치는, 어둠의 양보로 만들어진 낮의 세계. 이 역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고, 역사다. 어처구니없음? 그렇다. 『어둠의 양보』에는 그 괴상망측한 세계가 구질구질하면서도 덤덤하게 구연된다. 순식간에 읽었다. _김봉석(대중문화평론가)

●책 속에서
마침내 천운이 그를 방문했다. 1997년 초겨울, IMF라는 괴물이 대한민국을 습격했다. 그는 천부적인 사냥꾼이었다. 사냥감을 쫓지 않고 매복할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진 고독한 사냥꾼. 그리고 마침내 결정적인 한 방으로 거대한 사냥감을 단번에 쓰러트릴 수 있는 뼛골 깊은 사냥꾼. 대부분의 재벌 기업이 망했던 그 시절, 그 빈틈을 김도술은 놓치지 않았다. 그 틈을 파고들어 광막한 빈자리를 순식간에 차지했다. 중앙정보부의 전설적 요원 김도술은 대한민국 경제계의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사악한 세상을 헤치고 살아남았고 그 사악한 세상을 마음껏 비웃고 마침내 그 사악한 세상에 승리할 운명의 정예 기업인 김도술 회장, 사악한 세상을 더욱 사악하게 만드는 일에 막 맛을 들인 정예 정보원 이기헌, 사악과 쾌락의 경계에서 어리둥절해하며 희희낙락하는 정예의 오입쟁이 겸 정예의 알코홀릭인 양희석과 한정수, 사악한 세상의 맛을 진하게 본 정예의 구조 조정 전문가 권준도 사장, 사악한 세상에 한 줄기 빛을 더해 그 사악의 농도를 묽게 만드는 정예 여급 빨간 립스틱과 하늘색 원피스.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전라도 출신의 노회한 정치인이 대통령에 덜컥 당선되었다. 나라가 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나라 경제가 순식간에 거덜 났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평범한 이들이 길거리에 나앉았다. 국가 안위 시스템, 정확히 말하면 정권 유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덕분에 전라도 출신에 사형 선고를 받고도 살아난 늙은 정치인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거짓말 같았던 정권 교체와 함께 이기헌은 골방에서 햇빛 찬란한 양지로 뛰어나왔다. 양지에 나온 이기헌은 순식간에 저 높은 곳으로 날아올랐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속도였다.

이정아는 사실 남자들을 혐오했다. 그녀가 만난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러했다.
부자이지만 열등감 덩어리, 똑똑한 것 같지만 잔머리에 사기꾼, 달콤한 말을 쉴 새 없이 늘어놓는 거짓말쟁이, 피스톤 운동의 일인자임을 자부하지만 정작 만족을 주지는 못하는 일차원 섹스 머신, 섬세하고 자상하며 다정하지만 결국은 의처증 환자, 학벌이 좋다는 과거를 가슴에 품고 사는 완벽한 멍청이, 정직하고 쓸모도 있지만 자기 여자한테는 쓸모없는 얼간이 중의 얼간이, 조용하고 성실하며 근면하지만 가끔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켜 주위를 매우 곤란하게 만드는 얌전한 또라이 등등.

“IMF가 와서 돈 많은 이들이 많이 망했소. 그 틈에 돈 많이 번 이들도 많지. 나도 그렇고 말이오. 그런데 그거 다 거품이야 거품. 인터넷 회사 세워서 수백억, 수천억 번 젊은 친구들 있지 않소? 인터넷 전화, 인터넷 상가, 인터넷 포털 등등. 뭐든지 인터넷만 붙이면 돈이 됐지. 그런데 말이오. 그치들 대부분, 1년 버틸 수 있으면 성공한 거야. 그건 내가 장담하오. 그 돈이 자기 돈이 아닌 거요. 그런데 말이오. 실력은 있고 희망은 넘치는데 잔재주가 없는 친구들이 있소. 나는 그들에게 시간을 주고 싶은 거요.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시간. 아……, 물론, 그들이 세우고 내가 지원한 회사들 대부분은 아마도 망할 것이오. 하지만 사람은 남지. 바로 그거야, 내가 구상하는 사업의 목표가. 사람만 남으면 되는 것이지. 회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

지난 하룻밤, 그들은 의기투합했다. 그들의 앞에 막 펼쳐진 것은 찬란한 아침이었다. 음지에서의 전쟁을 끝낸 그들의 아침의 위로를 받아 마땅했다. 하지만, 부끄러움과 죄악으로 가득한 아침의 출현에 그들 모두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들은 아침 햇살에 노출된 뱀파이어 같은 표정을 지었다.
밤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음지가 세상에 가득했으면.
술과 여자와 돈이 가득한 아름다운 밤이 영원하기를.
그들 모두가 붉은 태양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팔자에 없는 돈의 맛을 볼 대로 본 양희석과 한정수는 일명 ‘번아웃 증후군’에 빠져버렸다. 에너지가 고갈된 양희석은 여자에 더욱 집착했다. 섹스 중독자가 된 양희석은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자궁 속으로 파고드는 것. 그것이 양희석의 구원이었다. 초기 알코올중독자였던 한정수는 술에 더욱 집착했고, 중증의 알코홀릭 환자가 되었다.

“생각해보니 빛은 어둠의 양보 덕분에 탄생한 거야. 이것을 알아야 해.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찬란한 빛. 그 빛의 근원은 어둠이야. 그렇다면 말이지. 이 어둠의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 어둠의 양보를 무한정 기다려야 하나? 아니지. 어둠의 양보를 재촉해야지. 어둠이란 놈은 돈과 같아서, 결코 스스로 물러서지는 않더라고. 내가 어둠의 세계, 아니 음지의 세상에서 살아봐서 아는데 말이야. 음지, 어둠 속에는 죽여주는 달콤함이 있어. 한번 맛보면 결코 헤어 나올 수 없는 달콤함. 달콤함에 중독되면 그야말로 끝이지. 어둠의 양보를 재촉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빛의 탄생을 보기 위해서는 말이야. 어둠 한복판으로 들어가야 하네. (중략)그렇게 어둠을 겪어봐야 빛을 볼 수 있네.”

다시 룸으로 들어간 양희석과 이기헌은 새로운 사업을 놓고 짧은 토론을 벌였다. 이기헌이 말했다.
“일본에서 낡은 여객선을 들여와 선박 사업을 할 것이야. 이게 완전히 돈 놓고 돈 먹기지. 인천에서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이야. 1년 365일 운행되는 대형 여객선. 이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니까. 세월이야 세월. 돈 버는 세월이 이어질 거라고.”
“형님! 그 여객선 세월호라 명명하세요. 내가 카피라이터 출신 아닙니까. 풀살롱도 내가 지어낸 말이에요. 그나저나, 저는 베트남 사이공 뒷골목에 풀살롱 형태의 술집을 열 거예요. 사이공에 꼭 놀러 오세요.”
이기헌과 양희석이 술잔을 부딪쳤다. 그들은 양주 두 병을 싹 비웠다.

작가

정민
학력
경희대학교
수상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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