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소개
의사이자 엄마인 저자가 500여 편의 논문 속에서 찾아낸 과학적인 육아법
아이가 어릴수록 오늘 입을 옷, 무엇을 하고 놀지, 소풍 간식으로 무엇을 가져갈지, 숙제를 언제 할지 일상 속의 작은 것들부터, 어떤 학교에 진학할지 어떤 동아리에 들어갈지 등을 부모가 결정해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모든 것을 부모가 항상 도와줄 수는 없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리고 아이들의 인생 앞에는 수많은 선택의 기회가 놓여 있다.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장래 희망이 되는 직업 등, 인생을 좌우하는 큰 결단까지, '아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수없이 많다. 결국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새로운 환경이나 상황에 놓이더라도 당당히 혼자 헤쳐 나갈 수 있고, 그럴 때 아이의 행복감도 커질 것이다.
엄마이자 의사인 저자는 연구원으로 일하며 전 세계의 최신 과학 논문을 연간 500편 이상 읽고, 수많은 과학 논문에서 뽑아낸 근거를 바탕으로 ‘스스로 결정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가 어떤 태도로 아이를 대하고 어떤 말을 어떤 방식으로 해줘야 하는지 정리하였다.
◎ 본문 중에서
보통 아이의 얘기를 자세히 듣지 않고 엄마가 충고하는 데에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어른끼리 대화할 때를 떠올려 보세요. 어른끼리는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앞뒤 사정을 듣지 않고 느닷없이 화부터 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나 가족 같은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당장 충고부터 하고 싶어 합니다. 특히 아이에게는 부모가 과거 자기 경험에 바탕을 두고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해야지.”, “이러면 안 돼.” 등 아이가 요구하지도 않은 충고를 무턱대고 들이밉니다.
적극적으로 경청하려면 이야기하는 상대의 상황과 말에 공감하면서 의도를 분명하게 파악하기 위해 집중해야 합니다. _36p
비록 부모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자신을 수용해 준다는 신뢰감이 생기면 ‘어차피 말해 봤자 안 돼.’라고 미리 포기하지도 않으며 부모에게 맞추기 위해 애매한 대답을 내놓지도 않습니다. 그때 비로소 아이는 자신이 정말로 느끼고 생각한 바를 말합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의 의견이 비록 다른 사람과 다르더라도 당당히 말합니다.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나와 남을 모두 존중하고 수용하게 됩니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순순히 따르지 않는 것은 오히려 올바른 육아의 결과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안전지대로 여기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아이를 별도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대등하게 대화를 나눌 때 아이의 사고력도 깊어집니다. _74, 75p
아이에게 성취감을 맛보게 하려면 작은 성공 경험을 만들어 주면 좋습니다. 다만 이 방법을 사용할 때는 아이가 일했다고 금전적인 보상을 주거나 호들갑스럽게 칭찬하는 등 불필요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호들갑스러운 칭찬이나 보상은 순간적으로는 의욕과 자기 긍정감을 높이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단 효과는 한순간에 그치며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100점 맞으면 이거 사줄게.”라는 보상을 계속하다 보면 불안감,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신체적인 면, 인간관계 면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_106, 107p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아이를 아무 걱정 없이 바라보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걱정하는 일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자기 긍정감의 관점에서 보자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거나 느끼면 ‘사랑받고 있다.’, ‘기쁘다.’라고 여기기는커녕 ‘내가 못 하니까 저렇게 걱정하는구나.’, ‘아직 나를 믿지 못하는구나.’라고 받아들입니다. 이러다 보면 자기 긍정감은 서서히 떨어지고요.
부모의 걱정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해석되어 아이의 자기 긍정감을 낮추게 된다면 가만히 지켜만 볼 수는 없겠지요. 아이에게 걱정 대신 신뢰를 주세요. 아이에 대한 신뢰를 부모의 말과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_119p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곤란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계속 나가는 마음은 아이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러면 스스로 목표를 확인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이 흐름을 계속 반복할 힘이 생깁니다.
이 연령대의 아이는 내 부모와 다른 부모가 반응하는 방식의 차이를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부모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부모가 ‘너를 믿고 지킬 테니까 스스로 생각해 봐.’라는 마음과 태도를 표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는 분명 아이에게도 전해집니다. _150, 151p
아무것도 없는 곳이야말로 아이가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만지고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긴 시간 쭈그려 앉아 개미집을 뚫어져라 보는 아이도 있을 겁니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빛의 모양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에 오래도록 빠진 아이도 있겠지요. 열심히 도토리를 찾아다니는 아이도 있고요.
그때가 기회입니다.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관찰해보세요. 스마트폰도 카메라도 잠시 내려놓습니다. ‘이 애는 이걸 보며 이런 반응을 보이는구나.’라고 분명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_176, 17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