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전쟁터, 글로벌 경제에 대한 흥미로운 보고서 최근 세계 가전 시장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대부분의 특허를 공유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세계 3위 PC 업체인 IBM이 PC 사업 부문을 중국 최대의 PC 제조 업체인 레노보 그룹에 매각했다. 디지털 TV 시장을 둘러싸고 델 등의 PC 업체가 기존 강자인 가전 업체들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제 이런 일들은 더 이상 놀랄만한 사건들이 아니다. 앞으로의 글로벌 시장에서 일상다반사로 일어날 일들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시장은 결코 낭만적이지도 안정적이지도 않다. 경쟁 환경에서 자신을 차별화 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현재 빠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는, 그리고 머지않아 우리에게 펼쳐질 일들에 대한 흥미로운 보고서다.
저자는 절대강자가 없는 무한경쟁, 산업 간 경계가 없는 컨버전스, 국경의 경계 파괴 등을 글로벌 경제의 주된 특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알 듯 말 듯 흐릿하게 보이는 글로벌 경제의 참모습을 마치 손에 잡히듯 재미있고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데 있다. 환율, 국제수지 등과 같은 막연한 데서 소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MP3 같은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상품에서 글로벌 경제의 특성을 찾아내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터인 글로벌 시장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기업체 CEO와 임직원뿐만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 완전히 노출된 우리 경제와 기업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기도 하다.
글로벌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근본적인 트렌드 저자는 경제 글로벌화는 단일한 세계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국가의 경계를 넘어 자본, 기술, 정보를 통합하고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근본적인 트렌드라고 규정한다. 즉 글로벌화는 선택의 변수가 아니라 우리에게 이미 닥친 현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글로벌화에 대해 ‘옳다, 그르다’의 차원을 벗어나, 이 시스템의 논리와 작용 원리를 이해하고 합리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은 글로벌 경제의 실체를 이해하고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한 모색을 하는 데 징검다리가 되어준다. 저자는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본질은 자신감에 근거한 개방성에 있다고 말한다. 최근 세간의 화제를 끈 삼성과 소니의 손잡기도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표기업들이 길러온 진정한 실력에 기초한 개방정신이 있어 가능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서 세계 시장에 도전해 글로벌 시장을 일군 자랑스러운 우리 기업들의 진면목에 눈길이 간다.
글로벌 경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더 이상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손쉽게 글로벌 경제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최근에 열린 한 행사를 주목하면 된다. 2005년 벽두,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규모 전자쇼인 CES가 개최되었다. 전시회의 주된 흐름은 ‘디지털 컨버전스(결합)’였고, 글로벌 경쟁의 치열한 전쟁터답게 세계 굴지의 가전 업체들이 회심의 첨단 신제품들을 내놓았다. 그 전쟁터에서 우리 기업의 약진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그러나 아직 자만에 빠질 때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 영원한 일등, 즉 절대강자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소니와 삼성전자의 전략적 제휴, IBM PC 사업부의 전격 매각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절대강자란 없음을 보여준다. 2장에선 카메라폰 열풍으로 인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위기 등을 통해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3장에서는 서비스 업종의 원산지 표시, 전 세계 주요 닷컴기업의 중국 진출 등의 사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국경이 무의미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4장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기업, 차별화 하지 못하는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세계 온라인 음악 유통 산업의 지존으로 부상한 애플사의 사례 등을 통해 이야기한다. 5장에서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 속에서 우리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는 모습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점들까지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