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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의 의미를 주관적으로 좁게 해석하고 그걸 전제로 주장을 펼치는 식의 비약이 심한 서술이 읽는 데 상당히 방해가 됐음. 저자의 생각이야 뭐라 할 바가 아니지만 그걸 전개하는 과정은 납득이 되어야 하는데 뭐랄까 그냥 막 던진다는 느낌. 좋은 말, 있어보이는 말 대잔치의 느낌. 인문학 타이틀을 내걸고 나오는 얕은 대중서들에서 자주 보이는 서술방식인데 이 책도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책 아닌가 함. 작품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도 못 되고 저자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서술한 것도 아닌, 인용과 저자의 생각 산만하게 뒤섞인 책.
1865년 9월, 도스토예프스키는 6년간 구상해 온 『죄와 벌』의 초고를 완성했다. 그간 쓴 습작노트만 세 권이었다고 한다. 깜짝 놀랐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도박에 정신이 팔리고 시간에 쫓겨 언제나 악덕 계약서에 위협당하던 정신없는 작가가 6년을 투자했다고? 이례적 작품이 맞다. 그리고 백 년도 훌쩍 넘어, 『죄와 벌』은 내 인생의 책 top 10 일부가 되었다. 오랫동안 소냐는 내 인생의 모델이었다. 오종우 교수의 연수를 신청해두고 『무엇이 인간인가』를 읽었다. 며칠 전 읽은 『죄와 벌』을 메인 텍스트로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하는 인간상을 분석하고 서술한 책이다. 최근 내 관심사는 줄곧 인간의 이기심이었다.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를 실감하고, 어떻게 해도 극복할 수 없는 연약함을 인정하고, 그런 나를 지키기 위해 더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겠구나 탄식했다. 나 말고 타인의 이기심을 확인할 때마다 안심했다. 나는 특별히 더 나쁜 사람이 아닐 터였다. 며칠 전 『죄와 벌』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지막 내게 남은 건 인간의 죄악성이었다. 로쟈의 생각은 자연스럽다, 로쟈가 한 행동은 자연스럽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합리화 아닌 합리화가 내게는 자기 위로였다. 『카라마조프의 형제』에는 여러 번 등장하지만, 『죄와 벌』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등장해 간과한 한 단어에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다름아닌 ‘유로지비’라는 인간상. “러시아에서는 그냥 헐벗고 멍청하며 가련하게 사는 존재를 유로지비라고 한다. 사람은 이 세상에서 살기 위해 어떻게든 이기적인 욕구를 충족해야 한다. 그것이 탐욕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되겠지만, 이기적인 태도를 취해야 현세에서 살 수 있다. 최소한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로쟈는 소냐에게 ‘당신이 유로지비군요’라고 말한다. “유로지비. 순수한 러시아어로 러시아 문화의 핵심을 담은 용어다. 영어로는 holy fool, 우리말로는 ‘성스러운 바보’라고 옮길 수 있다. 바보가 성스럽다니, 형용사와 명사의 결합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논리적이지도 않다. (중략) 반면 ‘성스럽다’는 함부로 가까이할 수 없을 만큼 고결하다는 뜻으로 신적인 관점이 관점이 들어있다.” 이기적인 세상에서 반(反) 이기심으로 사는 이가 유로지비다. “유로지비는 단순히 걸인 같은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그들을 보면서 이기심을 속죄하는 의식을 담은 표현이다. 대상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성스러운 바보’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오종우가 초점을 둔 ‘무엇이 인간인가’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인간이 아니었을까. 이기적 본능에서 반(反) 이기적인 품성으로 가려고 계속 달려가는 사람, 고결한 사람이 되어보려고 되도 않을 목표를 세우는 사람. 그것이 이 책에서 발견한 내가 사랑하는 인간의 존엄이다. 저자의 말대로 ‘산다는 건 손익계산서를 작성하는’ 일이 아니므로 손해 보는 일에 좌절하지 말 것이며, ‘산다는 건 한 곡의 노래를 부르는’ 일이니 감동이 피어나도록 정성을 다할 것. 요즘 글을 잘 쓰고 싶어졌다. 이전에 글쓰기는 내가 간신히 붙잡은 ‘지푸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어느덧 글쓰기가 내 마음 같아졌다. 닿고 싶은 누군가의 마음, 아니 내 마음 같아졌다. 글을 쓰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착각에 빠지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착각(?)을 통해 놀라운 기적을 만든 게 아닐까. 착각이라도 이 기분에 가까이 가고 싶다. 뭐, 유로지비를 이상형으로 삼은 도스토예프스키도 유로지비는 절대 될 수 없는 사람이었을 테니. “도스토옙스키에게 글쓰기는 자기 수련이었다. 친형 미하일에게 보낸 편지에서 결심을 밝혔듯이 그는 인간이라는 수수께끼를 풀고 세상을 알기 위해 글을 썼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이 인간의 신비를 알려주는 까닭은 이러한 자세로 그가 글을 썼기 때문이며 인간과 삶을 사랑했고, 또한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그 의미를 더 깊고 예리하게 읽어내는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우리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으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고 존엄한 삶은 무엇인지 탐구할 수 있다.”
도스토예브스키의 '죄와 벌'을 통해 인생이 무엇인지 인격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책 두권을 동시에 읽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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