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병상 이후 상세페이지

병상 이후

  • 관심 0
소장
전자책 정가
1,000원
판매가
1,000원
출간 정보
  • 2022.02.04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5.6천 자
  • 9.3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63236870
ECN
-
병상 이후

작품 정보

그는 의사의 얼굴은 몇 번이나 치어다보았다. '의사도 인간이다, 나하고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는!' 이렇게 속으로 아무리 부르짖어 보았으나 그는 의사를 한낱 위대한 마법사나 예언자 쳐다보듯이 보지 아니할 수 없었다. 의사는 붙잡았던 그의 팔목을 놓았다 (가만히). 그는 그것이 한없이 섭섭하였다. 부족하였다. '왜 벌써 놓을까, 왜 고만 놓을까? 그만 보아 가지고도 이 묵은[老] 중병자를 뚫어 들여다볼 수가 있을까.' 꾸지람 듣는 어린아이가 할아버지의 눈치를 쳐다보듯이 그는 가련 (참으로) 한 눈으로 의사의 얼굴을 언제까지라도 치어다보아 그만 두려고는 하지 않았다. 의사는 얼굴을 십장생화(十長生畵) 붙은 방문 쪽으로 돌이킨 채 눈은 천장에 꽂아 놓고 무엇인지 길이 깊이 생각하는 것 같더니 길게 한숨 하였다. 꽉 다물어져 있는 의사의 입은 그가 아무리 쳐다보아도 열릴 것 같지는 않았다.
안방에서 들리는 담소(談笑)의 소리에서 의사의 웃음소리가 누구의 것보다도 가장 큰 것을 그는 들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은 눈물날 만큼 분하였다. 그러나 '자기의 병이 그다지 중(重)치는 아니 하기에 저렇지. '하는 생각도 들어, 한편으로는 자그마한 안심을 가져 오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는 가운데에도 그가 잊을 수 없는 것은 그의 팔목을 잡았을 때의 의사의 얼굴에서부터 방산(放散)해 오는 술의 취기 그것이었다. '술을 마시고도 정확한 진찰을 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을 하여가며 그래도 그는 그의 가슴을 자제하였다. 그리고 의사를 믿었다. (그것은 억지로가 아니라 그는 그렇게도 의사를 태산같이 믿었다.) 그러나 안방에서 나오는 의사의 큰 웃음소리를 그가 누워서 귀에 들을 수 있었을 때에 '내 병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지! 술을 마시고 와서 장난으로 내 팔목을 잡았지, 그 수심스러운 무엇인가를 숙고 하는 것 같은 얼굴의 표정도 다 - 일종의 도화극(道化劇)이었지! 아 - 아 - 중요하지도 않은 인간 -.' 이런 제어할 수 없는 상념이 열에 고조된 그의 머리에 좁은 구멍으로 뽑아 내는 철사처럼 뒤이어 일어났다. 혼자 애썼다. 그러는 동안에도 "아 - 고만하세요, 전작이 있어서 이렇게 많이는 못 합니다." 의사가 권하는 술잔을 사양하는 이러한 소리와 함께 술잔이 무엇엔가 부딪히는 쨍그렁하는 금속성 음향까지도 구별해 내며 의식할 수 있을 만큼 그의 머리는 아직도 그다지 냉정을 상실치는 않았다.
의사 믿기를 하느님같이 하는 그가 약을 전혀 먹지 않는 것은 그 무슨 모순인지 알 수 없다. 한밤중에 달여 들여오는 약을 볼 때 우선 그는 '먹기 싫다.' 를 느꼈다.
그의 찌푸려진 지 오래 인 양미간은 더 한 층이나 깊디깊은 홈을 짓지 아니하면 아니 되었다. 아무리 바라보았으나 그 누르끄레한 액체의 한 탕기가 묵고 묵은 그의 중병(단지 지금의 형세만으로도 훌륭한 중병환자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을 고칠 수 있을까 믿기는 예수 믿기보다도 그에게는 어려웠다.

작가 소개

본명 : 김해경(金海卿)
탄생 : 1910년 9월 23일
사망 : 1937년 4월 17일
작품 : [12월 12일], [이상한 가역반응], [공복], [조선과 건축], [꽃나무], [거울], [지팽이 역사], [오감도], [날개]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포르투나 한국근현대문학선집더보기

  • 그 여자의 일생 (이광수)
  • 도시와 유령 (이효석)
  • 처를 때리고 (김남천)
  • 어머니 곰네 (김동인)
  • 아편전쟁 (김동인)
  • 대탕지 아주머니 (김동인)
  • 전제자 (김동인)
  • 적도 (현진건)
  • 신문지와 철창 (현진건)
  • 만세전 (염상섭)
  • 임종 (염상섭)
  • 백금 (최서해)
  • 봉변 (윤기정)
  • 안류정 (윤백남)
  • 무명 (이광수)
  • 논 이야기 (채만식)
  • 종로의 주민 (채만식)
  • 상록수 (심훈)
  • 소년의 비애 (이광수)
  • 결별 (지하련)

다른 출판사의 같은 작품더보기

  • 병상 이후 (이상)
  • 병상 이후 (이상)
  • 병상 이후 (이상)
  • 이상 - 병상 이후 (이상)
  • 병상 이후 (이상)
  • 이상 병상 이후 (이상)

한국소설 베스트더보기

  • 혼모노 (성해나)
  • 홍학의 자리 (정해연)
  • 소년이 온다 (한강)
  • 퇴마록 외전 1 (이우혁)
  • 파과 (구병모)
  •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강보라)
  • 퇴마록 세계편 1 (이우혁)
  • 퇴마록 : 국내편 세트 (전2권) (이우혁)
  • 칼의 노래 (김훈)
  • 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 개정판 | 채식주의자 (한강)
  • 급류 (정대건)
  • 구의 증명 (최진영)
  • 개정판 | 퇴마록 국내편 1 (이우혁)
  • 입속 지느러미 (조예은)
  •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 (김초엽, 김혜윤)
  • 퇴마록 말세편 1 (이우혁)
  • 개정판 |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 살인 택배 (정해연)
  • 퇴마록 혼세편 1 (이우혁)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