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스럽기만 한 태평초등학교 축구부. 지금까지 태평축구부는 다른 축구부에게 인기가 많은 팀이었다. 그 이유는? 태평축구부와의 예선 경기는 100% 통과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태평축구부에 대한 상식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상식을 깨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김상식’감독님을 모셔 온 것이다. ‘김상식’ 감독이 시행한 과학 축구는 지금까지 태평축구부의 상식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상식은 성공하지 못했다. ‘김상식’감독이 주장했던 과학 축구가 태평축구부를 지역 예선에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축구부 감독이 부임한다. 바로 ‘정도사’. 정도사 감독님이 시행한 새로운 훈련법은 아이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축구를 신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태평축구부는 지역 예선 통과는 물론 우승까지 거머쥐게 된다.
물론 둘 중 어느 하나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김 감독이 시행한 과학 축구 덕에 아이들의 체력과 기술의 기본기가 바탕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도사가 먼저 부임했더라면 이 이야기의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시하면서 생각의 키를 키워준다.
초등학교 축구부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해 정상과학으로서의 역할을 하다가 그것이 위기를 맞게 되고, 또 다른 패러다임이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쉽게 묘사된다.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철학 사상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