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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상세페이지

가난한 사람들

도스토옙스키의 첫 숨결

  • 관심 1
소장
전자책 정가
5,900원
판매가
5,900원
출간 정보
  • 2025.07.14 전자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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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1.1만 자
  • 0.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42141607
ECN
-
가난한 사람들

작품 정보

작품소개

어떤 소설은 시간이 흘러도 낡지 않는다.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1846년 발표된 이 소설을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물다섯 살의 도스토옙스키가 쓴 이 데뷔작은 러시아 문학사를 뒤흔들었다. 벨린스키가 "새로운 고골이 탄생했다"고 격찬했고, 네크라소프가 밤새 읽고 감격해 마지않았던 그 소설 말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당시의 찬사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읽어도 여전히 가슴을 치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마카르와 바르바라. 중년의 하급 관리와 젊은 여성이 주고받는 편지들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놀랍도록 복잡하고 깊다. 사랑인가, 동정인가? 보호본능인가, 소유욕인가? 두 사람의 관계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진실하다.

마카르는 오늘날로 치면 말단 공무원쯤 될까. 사십 대 후반의 이 남자는 먹고살기도 빠듯한 형편에 어린 친척을 후원한다. 겉으로는 선행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순수한 선의도 있고, 외로움을 달래려는 이기심도 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도 뒤섞여 있다. 결국 인간이란 이런 존재 아닌가.

바르바라는 더 흥미롭다. 열일곱 살의 이 소녀는 마카르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똑똑하다. 그의 호의를 감사히 받으면서도 냉정하게 거리를 둔다.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차갑게 대하며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이런 여성을 25세 청년이 창조해냈다는 사실이 놀랍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편지들은 단순한 서간문이 아니다. 각자의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고백록이자,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생생한 기록이다. 마카르가 관청에서 당하는 모멸감, 바르바라가 겪는 사회적 위험, 가난한 사람들의 일상적 고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마카르가 고골의 「외투」를 읽고 분노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백미다.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주인공이 비참하게 그려진 소설을 읽으며 분개하는 마카르의 모습에서 우리는 문학의 힘과 한계를 동시에 본다. 문학이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가, 아니면 위로와 희망을 줘야 하는가? 도스토옙스키는 25세의 나이에 이미 이런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번 번역본의 가장 큰 장점은 현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자연스러운 번역이다. 19세기 러시아의 관료제나 사회 구조가 복잡하게 설명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되도록 번역했다. 마카르의 어눌하면서도 진솔한 말투, 바르바라의 영리하면서도 따뜻한 문체가 한국어로도 생생하게 살아난다.

무엇보다 이 번역본에는 상세한 작품 해설이 포함되어 있다. 도스토옙스키 문학의 출발점인 이 작품이 후에 『죄와 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로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 인간 심리에 대한 그의 통찰이 어떻게 형성되기 시작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러시아 문학 초보자도, 도스토옙스키를 이미 사랑하는 독자도 모두 만족할 만한 해설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간관계의 복잡함, 사회적 약자의 존재감, 물질적 궁핍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이 모든 것들이 1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SNS로 관계를 맺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지금, 마카르와 바르바라의 이야기는 오히려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도스토옙스키는 이 첫 작품에서 이미 인간 영혼의 어둠과 빛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마카르의 이기적 선의, 바르바라의 냉정한 온정, 가난이 만들어내는 기형적 관계들. 하지만 그 모든 것들 속에서도 인간적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을 본다.

서간체 소설이라는 형식도 흥미롭다. 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두 사람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 오늘날의 메신저나 이메일과 비슷한 효과다. 기술은 변했지만 인간의 소통 욕구는 그대로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도스토옙스키의 다른 작품들이 더 깊이 이해될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서 시작된 그의 문학적 탐구가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완결된 세계다.

가난하다고 해서 영혼까지 가난할 필요는 없다. 마카르와 바르바라가 보여주는 건 바로 그런 메시지다. 물질적 궁핍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두 사람의 노력이 감동적이다. 때로는 서투르고 때로는 이기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려는 마음만큼은 진실하다.

도스토옙스키 문학의 출발점이자 러시아 리얼리즘의 걸작, 『가난한 사람들』. 이제 한국 독자들도 자연스럽고 읽기 쉬운 번역으로 이 명작을 만날 수 있다. 문학이 주는 위로와 통찰을 동시에 경험하고 싶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작가 소개

작가 소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는 단순히 19세기 러시아의 소설가가 아니다. 인간 영혼의 가장 어두운 구석까지 들여다본 심리학자이자, 신과 악마가 공존하는 인간 내면을 탐구한 철학자였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선과 악, 자유와 책임, 고통과 구원—에 대해 평생 고민한 사상가였다.

1821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도스토옙스키의 삶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였다. 의사인 아버지 밑에서 비교적 안정된 유년기를 보냈지만, 17세에 어머니를 잃고 이듬해 아버지마저 농노들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이 사건은 그의 문학 세계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가해자와 피해자, 가난한 농노와 지주라는 대립 구조 속에서 인간 본성의 복잡함을 일찍이 체험한 것이다.

페테르부르크 공병학교를 졸업한 그는 엔지니어가 되는 대신 문학의 길을 택했다. 1846년 첫 작품 『가난한 사람들』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진짜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1849년, 사회주의 서클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총살 직전에 유배형으로 감형되었지만, 그 짧은 순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는 그의 문학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시베리아에서 4년간의 감옥 생활과 6년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도스토옙스키는 이전과 다른 작가가 되어 있었다. 죄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인간 본성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을 목격했고,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존재 조건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 경험이 없었다면 『죄와 벌』의 라스콜니코프도,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복잡한 인물들도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1860년대부터 도스토옙스키는 본격적으로 대작들을 써내기 시작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1864)에서 현대적 자아 의식의 어두운 면을 파헤쳤고, 『죄와 벌』(1866)에서는 개인의 의지와 도덕적 책임의 문제를 다뤘다. 『백치』(1868)에서는 순수한 선의 가능성을, 『악령』(1872)에서는 혁명 사상의 허무주의적 본질을 탐구했다. 그리고 마지막 대작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1880)에서 신앙과 회의,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인간 존재의 전모를 그려냈다.

도스토옙스키가 위대한 이유는 단순히 뛰어난 이야기꾼이어서가 아니다. 그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모순적이고 복잡한지를 누구보다 정확히 포착했다. 그의 등장인물들은 천사와 악마가 동시에 거주하는 존재들이다. 라스콜니코프처럼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구원을 갈망하고, 이반 카라마조프처럼 신을 부정하면서도 신 없는 세상의 공허함에 괴로워한다. 이런 내적 갈등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실존적 조건 아닌가.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이런 복잡한 주제들을 지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 속에 녹여냈다는 점이다. 철학적 사변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존재의 근본 문제들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도스토옙스키는 또한 뛰어난 사회 비평가이기도 했다. 19세기 러시아가 겪고 있던 급격한 사회 변화—농노제 폐지, 서구화, 지식인층의 분열—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사회 현상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사회 변화가 개인의 정신세계에 미치는 영향,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가 가져오는 혼란과 방황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특히 그가 서구 이성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보인 비판적 시각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인간을 순전히 이성적 존재로 보는 계몽주의적 관점이나, 사회 제도만 바꾸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유토피아적 사고를 강력히 거부했다. 대신 인간 존재의 비합리적이고 모순적인 측면을 인정하고, 고통을 통한 정화와 종교적 구원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물론 도스토옙스키의 사상이 모든 면에서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아니다. 그의 종교관이나 정치적 견해 중에는 오늘날 우리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문학적 가치를 감소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가 제기한 질문들 자체다. 인간은 과연 자유로운 존재인가? 도덕적 절대 기준이 존재하는가? 고통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런 질문들은 시대를 초월해 우리를 괴롭히고 있지 않은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도스토옙스키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인간 존재의 근본적 조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으며,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 도스토옙스키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150년 전에 이미 꿰뚫어보고 있었다.



작가 프로필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Fyodor Mikhailovich Dostoevsky, 1821~1881)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이자 세계문학사의 위대한 사상가. 모스크바 출생. 페테르부르크 공병학교 졸업 후 문학에 전념했다.

주요 경력

1846년 『가난한 사람들』로 문단 데뷔

1849년 정치사범으로 체포, 사형선고 후 시베리아 유배 10년

1860년 『지하로부터의 수기』로 현대 문학의 새 지평 개척

1866년 『죄와 벌』로 세계적 명성 확립

4대 장편소설 『죄와 벌』(1866), 『백치』(1868), 『악령』(1872),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1880)

문학적 특징 인간 내면의 선악 갈등을 탁월한 심리 묘사로 형상화했으며,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톨스토이와 함께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니체, 프로이트, 카프카 등 후대 사상가와 작가들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세계문학사적 의의 '인간 영혼의 해부학자'로 불리며, 현대인의 정신적 위기와 실존적 고뇌를 가장 깊이 있게 탐구한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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