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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철학 상세페이지

정약용의 철학

주희와 마테오리치를 넘어 세로운 체계로 | 나루를 묻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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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30 전자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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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철학

작품 정보

철학의 집대성자, 다산 정약용
오늘날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란 인물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를 조선 후기 '실학(實學)의 집대성자'로 기억하고 있다. 조선조 오백 년간은 정치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주자학이 지배하던 시대였다. 실학이란 바로 이런 주자학의 사변적 경향을 극복하여 조선이 당면하고 있던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들을 능동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사유 운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다산을 실학의 집대성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가 조선 후기의 다양한 실학 운동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 『정약용의 철학』에서 지은이는 다산을 단순히 실학의 집대성자라고 보는 견해를 문제 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지은이는 다산의 진정한 위대함을 더 깊은 곳에서 찾으려고 시도한다. 다시 말해 다산은 19세기 동아시아에 유행했던 다양한 철학적 경향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한 '철학의 집대성자'였다는 것이다.

역사적 우연 속에서 부활한 경세학자를 넘어 위대한 철학자로
그렇다면 다산을 '실학의 집대성자'로 본 견해는 잘못된 것일까? 지은이는 다산에 대한 이런 평가가 일종의 역사적 우연성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한다. 정조(正祖)가 사망하고 노론(老論)이 다시 정국을 지배하게 된 1801년부터 다산은 뜻하지 않은 유배자의 신분으로 전락한다. 18년 넘게 지속된 유배 기간은 그에게는 불행한 시기였지만, 또한 동시에 그를 19세기 동아시아 사상계의 대가로 만들어준 의미 있는 시기이기도 했다. 유배지에서의 고독한 침잠은 정약용으로 하여금 자신의 사유를 가다듬고 숙고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그는 방대한 분량의 저술을 남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36년 그가 타계한 뒤 그의 저술들은 단지 몇 벌의 필사본으로 남아 세상에 떠돌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 그러던 중 1899년 마침내 그의 모습이 다시 극적으로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황성신문(皇城新聞)』 1899년 4월 17일~18일자 논설에서 그는 "아국(我國)의 경제학대선생(經濟學大先生)"이란 이름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역사가들은 이 논설을 당시 『황성신문』 주필이며 뒷날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으로 유명해진 장지연(張志淵, 1864~1912)이 썼다고 말한다. 그런데 장지연이 정약용의 필사본으로부터 읽어낸 것은 쇠약해져가는 조선을 부국강병으로 무장시킬 수 있는 경제적 개혁 정책이었다. 장지연은 방대한 정약용의 저술 가운데 특히 경세학(經世學)에 주목했던 것이다. 다산의 경세학은 일표이서(一表二書)로 불리는 유명한 세 권의 책, 즉 『경세유표(經世遺表)』, 『목민심서(牧民心書)』 그리고 『흠흠신서(欽欽新書)』에 잘 담겨져 있다. 이로부터 정약용에 대한 연구는 주로 사학이나 사회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에 의해 일표이서(一表二書)에 담겨 있는 경세학적 의미를 발굴하는 방면에서 주도적으로 진행되었다. 해방 이후 분단을 거치면서 아직도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조국을 생각하며, 당시 학자들은 장지연의 뒤를 이어서 정약용의 경세학을 유독 강조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문맥으로부터 다산은 '실학의 집대성자'라는 화려한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다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그가 사학이나 사회학적 시선만으로 다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 회갑을 맞아 쓴 「자찬묘지명」에서 다산 자신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육경(六經)과 사서(四書)로 자신의 몸을 닦고 일표(一表)와 이서(二書)로 천하?국가를 다스린다"라고. 그렇다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산의 경세학은, 결국 고대유학 경전들(육경사서)에 대한 다산의 철학적 해석 작업인 경학(經學)을 바탕으로 해서 구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다산의 실학적 저작물들 역시 그의 철학적 사유를 통해서 정당화되고 있었다는 점을 말해준다. 최근 다산 경학에 대한 연구가 다방면에서 이루어지면서, 연구자들은 정약용에게 다음과 같은 세 인물로 대표되는 사유 경향들이 강력한 자극이 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대표적 인물들은 바로 주자학의 완성자인 주희(朱熹), 서학을 동아시아에 유포시킨 마테오리치(Matteo Ricci), 그리고 당시 정국을 지배한 노론을 물리치고 다시 왕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정조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다산 경학에 대한 연구 성과를 종합해보면, 다산은 주희의 성리학을 공격하고 마테오리치의 서학(西學)에 우호적이었으며, 정조의 정치철학을 정당화하려고 했던 인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 책, 『정약용의 철학』에서 지은이는 다산의 경학에 대한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비판적으로 음미하면서, 다산 철학의 고유한 성격을 달리 규정하고자 시도한다. 지은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산은 강력한 주희 철학 비판자였지만, 동시에 주희로부터 합리적 요소를 상당 부분 흡수했던 인물이다. 또한 마테오리치를 긍정적으로 수용하지만, 그로부터 확실하게 거리를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정조를 지지하는 것 같지만, 결국 자신만의 고유한 정치 철학을 마련하려고 시도했다. 정약용의 이런 입장은 그가 주희, 마테오리치 그리고 정조를 일관된 시선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고유한 철학 체계를 구성할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약용의 철학 체계를 종합적으로 밝히다
특히 이 책은 정약용의 철학 체계를 종합적으로 밝혔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정약용의 경세학이 주요 관심사였고, 그의 철학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져왔다. 또한 철학 분야에서도 부분적인 연구들은 많이 있었고 탈주자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연구들은 있었으나 그의 철학을 이렇게 서학의 수용과 거리 두기, 주자학과의 불연속적인 측면 및 연속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살피는 연구는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선구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정약용이 고대유학을 맹신했던 일종의 원리주의자도 아니고, 주자학을 맹목적으로 비판했던 사람도 아니며, 나아가 『천주실의』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했던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해명하고 있다. 분명 그에게는 일정 부분 고대유학으로 복귀하려는 측면도 있었고, 주자학을 해체하려는 비판적인 측면도 있었으며, 나아가 서학 사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측면도 병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연구가 대개 이 세 가지 경향 중 어느 하나로 경도되는 현상을 보였던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연구 경향들의 연구사적 가치를 십분 인정하지만, 또한 이런 연구 경향들이 정약용을 그 철학 체계에 입각해서 정당하게 다루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고 본다. 정약용의 사유는 그만의 고유한 철학 체계를 보여줌으로써 입체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정약용이 어떤 논리를 통해서 주희, 마테오리치 그리고 정조라는 세 인물을 가로지르며 자신만의 고유한 체계를 구성하게 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의 경학과 경세학이 어떤 일관된 체계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이 책은 크게 제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먼저 주자학과 서학의 사유 체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본 후, 정약용의 '서학 수용과 주자학 비판' 및 '주자학의 부분적 수용과 서학에 대한 거리 두기'를 함께 다룬다. 특히 여기서는 주자학과 다산학 사이의 불연속적 측면뿐 아니라 연속적 측면을 심성론과 수양론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지은이는 유배기를 거치면서 완숙기에 이루어진 정약용의 저술들 가운데는 주자학 비판의 테마뿐만 아니라 주자학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입장이 함께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지은이는 다양한 사상적 경향들을 하나의 일관된 구조로 체계화하려고 시도했던 체계주의자로서의 다산의 모습을 그리고자 한다.
제2부에서는 정약용 철학 체계의 고유성을 해명한다. 1장 '고대유학의 재발견'에는 정약용의 이런 고유한 철학 체계 속에 어떻게 서학과 고대유학, 주자학 전통 등이 비판적으로 접목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실마리가 제공되어 있다. 물론 서학과 고대유학 및 주자학에 대한 정약용의 입장은 단순한 종합의 형태로 유지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어떤 학문적 경향으로도 완전히 환원시킬 수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철학적 입장에서 서학을 수용하고 고대유학을 재해석하며 주자학의 특정 문맥과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2장과 3장에서는 바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정약용의 심성론과 수양론, 그리고 정치사회적 경세학의 쟁점을 다룸으로써 정약용 철학의 고유한 체계를 설명함과 동시에, 이것이 기존의 사유 전통과 어떻게 다른지 해명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보론에서는 정약용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 경향을 종합하면서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있다.

정약용 철학의 위대함을 밝히는 데 성공하다
다산은 당대에 유행하던 다양한 철학적 경향들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을까? 어떤 철학 체계를 구축하였기에 그는 19세기 동아시아 사상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차지하게 된 것일까? 지은이의 『정약용의 철학』이란 책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은이는 주희의 방대한 저작들과 마테오리치의 『천주실의(天主實義)』를 꼼꼼하게 독해하면서 그 철학적 체계와 함축을 명쾌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어서 지은이는 다산의 방대한 경학 텍스트가 육경(六經)과 사서(四書)라는 고대유학의 경전(經典)들에 대한 단순한 주석서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다시 말해 지은이는 정약용의 경학 텍스트들(고대유학에 대한 주석서들)이 이미 주희와 마테오리치 사유의 흐름, 그리고 동시대 조선의 정치적 상황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했던 정약용의 사유의 흔적을 담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책에 따를 때, 다산의 진정한 위대함은 주자학, 서학, 고대유학 등의 어떤 사상 경향에도 경도되지 않는 그 자신만의 고유한 철학 체계를 세웠다는 데 있다. 바로 이러한 관점을 통해 『정약용의 철학』은 체계주의자로서의 다산 철학의 위대함을 밝히는 데 성공하게 된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단순한 실학자가 아닌, 19세기 동아시아의 위대한 철학자 다산 정약용의 진면목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작가

백민정
학력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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