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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백미는 관 시리즈의 정통인 '이중 서사 구조'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십각관'이 섬과 육지를, '수차관'이 과거와 현재를, '미로관'이 액자식 구성의 안과 밖을 그리고 '인형관'이 ‘나’와 ‘또 다른 나’의 대립을 다루었다면, '시계관'은 '구관과 신관'이라는 이중의 공간을 무대로 삼는다. 구관에서는 '십각관의 살인'에서 살아남았던 가와미나미가 다시 등장해 잔혹한 살육의 현장에서 악전고투한다. 그는 독자의 시선을 대변하며 공포와 혼란에 빠진 '현장'의 긴박함을 전달한다. 반면, 신관에서는 시리즈를 개근하는 탐정 시시야가 관리인 사요코와 대화를 나누며 저택에 숨겨진 차가운 비밀을 차근차근 파헤친다. 독자는 가와미나미의 공포와 시시야의 냉철한 추리 사이를 오가며, 쏟아지는 파편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거대한 퍼즐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 과정에서 매우 노련하게 독자를 기만한다. 정보를 주면 줄수록 범인의 윤곽은 좁혀지지만, 역설적으로 그 정보들이 범인의 알리바이를 도저히 깨부술 수 없는 견고한 성벽으로 바꿔버리는 것이다. 독자는 '누가 범인인가'를 알아맞히는 데 집중하지만, 작가는 사실 그 너머의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거대한 물리적 트릭 속에 독자를 가두어 둔다. 결국 탐정 시시야가 사건을 복기하며 퍼즐을 풀어나가는 대목에 이르면, 20여 쪽을 깜지 쓰듯 빽빽하게 채워 넣은 듯한 압도적인 대사량에 경악하게 된다. 너무나 많은 인물과 복잡한 사연 탓에 자칫 길을 잃기 십상이지만, 이 모든 혼란을 잠재우는 것은 결국 단 하나의 거대한 메인 트릭이다. 이 트릭은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지엽적인 의문을 빨아들이며, 독자로 하여금 모든 것을 단번에 파훼했다는 강렬한 승리감을 맛보게 한다. 베일이 벗겨지는 나서 곧바로 터져 나오는 스펙터클은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의 후반부를 보는 듯한 전율을 선사한다. 관 시리즈의 전작들이 500피스 퍼즐이었다면, '시계관의 살인'은 가히 2,000피스 퍼즐을 맞추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인형관'이나 '미로관'이 더 취향에 맞기도 했다. 누구나 블록버스터 '아바타'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듯, 누군가는 어설픈 좀비가 어기적거리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나 소박한 감성의 '조금만 초능력자'를 더 사랑할 수도 있는 법이다. '시계관'의 여유가 보이지 않는 숨 막히는 밀도감이 때때로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설의 입체적이고 다층적 구성 면에서도 '시계관'보다는 '인형관'과 '미로관'이 더 나았다고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계관의 살인'은 부정할 수 없는 완벽한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마스터피스라 불릴만 하다. 예상치 못한 거대한 메인 트릭이 그 실체를 드러낼 때, 독자는 이 정교한 세계를 설계하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근성과 이런 아이디어를 짜낸 천재성에 기꺼이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전작들을 분해해서 재조립한 인상이 있지만 참 기가막히게 이어붙였다. 특히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미스터리치고는 결말이 쉽게 예상이 가고 십각관만한 충격과 여운을 주지 못하는게 아쉽다.
결국 한가지의 트릭으로 만든 이야기. 그 진실에 대한, 결말부 서사가 흥미롭긴 했지만 거기까지 가기 위해 너무 많은 일과 인내가 지루하게 이어진다.
말로 하는 해설이 너무 길어요
읽는 내내 위화감이 사라지지 않는... 그 위화감이 트릭을 푸는 열쇠가 되고 트릭 자체가 왠지 애틋하게 느껴지는... 우연적 요소의 남발이라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논리적 추리로 드라마틱한 마지막 한방을 묵직하게 날려주는 소설. 모든 것이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여운이 깊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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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관의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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