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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농 레스코 상세페이지

마농 레스코

  • 관심 1
소장
전자책 정가
6,000원
판매가
6,000원
출간 정보
  • 2026.06.14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3.4만 자
  • 1.2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5603990
UCI
-
마농 레스코

작품 정보

『마농 레스코』 — 사랑이 사람을 구원하는가, 파멸시키는가

한 청년이 있다. 명문가에서 태어나 신학교로 향하던 열일곱 살의 데 그리외. 그는 아미앵의 한 여관 앞에서 수녀원으로 보내질 처지의 한 여자를 본다. 그 한순간에 그의 이성도, 분별도, 앞날도 모두 무너진다. 마농 레스코. 사랑스럽고 다정하지만 쾌락과 풍요 앞에서는 거리낌 없이 변심하는 이 여자를 위해, 데 그리외는 가문을 버리고, 노름판의 사기꾼이 되고, 감옥을 탈출하고, 끝내 신대륙의 황량한 모래밭에 그녀를 손수 묻기까지 한다.

1731년 아베 프레보가 세상에 내놓은 이 짧은 소설은, 발표되자마자 풍기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금서가 되었다. 그러나 그 금지는 도리어 작품의 명성을 키웠고, 이후 마스네와 푸치니의 오페라를 비롯해 무수한 각색을 낳으며 300년 가까이 읽혀 왔다. 채 200쪽이 안 되는 이 작품이 그토록 오래 살아남은 까닭은, 그것이 던지는 질문이 끝내 낡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은 사람을 구원하는가, 파멸시키는가. 우리는 자기 정념 앞에서 정말로 자유로운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그 목소리에 있다. 이야기는 데 그리외 자신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데, 그는 자기 죄를 고백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호하고, 파멸을 한탄하면서도 어딘가 도취해 있다. 단죄와 도취가 한 문장 안에 뒤엉키는 그 격정의 어조에 독자는 절반쯤 넘어가고 만다. 정념에 휘둘리는 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인간, 이성을 갖추고도 자기 욕망을 변호하는 데만 그 이성을 쓰는 인간. 데 그리외는 계몽의 시대가 그린 가장 정직한 자화상 가운데 하나다.

마농은 또 어떤가. 우리는 그녀의 속을 끝내 직접 들여다보지 못한다. 모든 것이 데 그리외의 눈을 거쳐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악녀인가, 희생자인가, 아니면 가난을 견디지 못하는 한 인간일 뿐인가. 프레보는 그녀를 단죄하지도 미화하지도 않은 채, 그 모순 그대로 독자 앞에 던져 둔다. 바로 그 불투명함이 마농을 문학사에서 가장 매혹적이고 가장 논쟁적인 여성 인물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18세기 프랑스 감상소설의 한 정점에 놓이며, 뒷날 루소를 거쳐 낭만주의로 이어지는 큰 흐름의 앞자리에 선다. 그러나 눈물과 영탄으로 가득한 정념의 드라마 밑에는 노름판의 속임수, 징세 청부인의 돈, 구빈원과 유배선 같은 당대 파리의 차갑고 구체적인 현실이 단단히 깔려 있다. 돈이 없으면 사랑도 무너진다는 그 냉혹한 진실에 발이 묶인 사랑 이야기. 정념의 소설이면서 동시에 가난의 소설인 이 이중성이, 이 작품을 단순한 연애담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수도원과 군대, 망명과 투옥을 오간 작가 프레보 자신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데 그리외의 격정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어쩌면 그가 쓴 가장 진실한 자서전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도덕을 가르치려던 이 이야기가 정작 우리 안에 남겨 놓는 것은 회개가 아니라, 모래 속에 묻힌 마농의 잊을 수 없는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이 이 작품의 가장 깊은 아이러니이자, 가장 오래가는 아름다움이다.

작가 소개

아베 프레보

아베 프레보(Abbé Prévost, 1697~1763)는 18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편찬자다. 본명은 앙투안 프랑수아 프레보 데그질. 프랑스 북부 에댕의 법관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예수회 교육을 받았으나, 그의 삶은 종교적 소명과 세속적 열정 사이를 오가는 끝없는 방황으로 채워졌다.

그의 생애 자체가 한 편의 소설이다. 예수회와 군대를 여러 차례 오간 불안정한 청년기를 보낸 뒤, 그는 학문으로 이름 높던 베네딕트회 산하 생모르 수도회에 들어가 사제가 되었다. '아베'라는 호칭은 여기서 비롯한다. 그러나 엄격한 규율은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과 끝내 맞지 않았고, 1728년 그는 허락 없이 수도원을 떠나 영국과 네덜란드로 망명길에 올랐다. 이름에 '데그질', 곧 '망명자'를 덧붙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망명과 도피, 투옥과 개종, 그리고 가톨릭으로의 복귀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은 한순간도 잔잔할 틈이 없었다.

바로 이 격동의 망명기, 영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던 1731년에 그의 이름을 영원히 남긴 작품이 태어났다. 연작소설 『명문가 신사의 회고록과 모험』의 마지막 권에 딸려 나온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 곧 『마농 레스코』다. 풍기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금서가 되었지만, 그 금지는 도리어 작품의 명성을 키웠다.

프레보는 평생 백 권을 훌쩍 넘는 방대한 저작을 남긴 다작의 작가였다. 영국 소설가 새뮤얼 리처드슨의 작품들을 프랑스어로 옮겨 영국 감상소설을 대륙에 전하는 가교 노릇을 했고, 정기간행물 『찬반론』을 통해 영국 문학과 사상을 소개하는 문화 중개자로도 활약했다. 그가 옮긴 셰익스피어에 대한 깊은 관심은, 우리가 읽은 판본 곳곳에 영시 제사가 붙은 데서도 그 자취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저작 가운데 오늘날 그의 이름을 불멸로 만든 것은 단 한 편, 채 200쪽이 안 되는 『마농 레스코』다. 수도원과 군대, 망명과 투옥을 오간 그 자신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데 그리외의 격정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어쩌면 그가 쓴 가장 진실한 자서전이었는지도 모른다. 1763년, 그는 파리 인근의 숲에서 산책 중 졸중으로 쓰러져 예순여섯의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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