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몸매에 예쁜 외모, 그리고 매력적인 미소까지…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신은 공평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외모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한 회사의 리더로 자신의 능력도 크게 인정받으며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모습은 여성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 그 자체여서 못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역시 성공은 그저 운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자각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이명이 올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고, 폐렴에 걸린지도 모른 채 일에 매진하는 스스로와의 처절한 싸움이 있었기에 누릴 수 있는 값진 성과였던 것이다.
김정현 CWT Korea 사장, 알차고 당찬 그녀의 스토리가 지금 시작된다.
<책속으로>
그녀의 아버지는 약대나 치대로 진학하길 바랐었다.
“아버지가 원하는대로 가지 않았던 것은 진학 이유가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었어요. 약국을 지나가면서 안을 보라고 하더군요. 그만 둘 걱정 안해도 되고 안정적인 일이니 좋다며 설득하셨어요. 완벽한 공무원의 시선이죠. 제가 꿈꾸던 이상적인 목표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아마 약대를 졸업하면 제약회사에 입사해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씀하셨다면 갔을 거예요. 그런데 가만히 앉아 다른 사람의 입 안을 들여다보는 치과의사나 약을 짓는 약사는 답답해 보였죠. 그래서 과감히 배제했어요."
회사의 1/3은 제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어느 날은 출장을 다녀왔는데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열이 나는 거예요. 병원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죠. 알고 보니 폐렴이었어요. 그럴 정도로 난 일에 미쳐 있었습니다.
일하는 게 재미있어요. 창조라는 단어가 예술에서만 쓰이는 건 아니예요. 일에서도 얼마든지 창조적인 활동이 가능하죠. 일하는 프로세스를 바꿀 수도 있고 성과를 내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할 수도 있어요. 전 그런 활동이 정말 재미있어서 일해요.
업종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벤처 창업이나 사업을 한다면 반드시 35세 이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봐요. 20대에 사업을 하다가 30대에 회사문화를 배우고 싶어 조직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어려워요. 그래서 그 나이에 조직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배우라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직원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직원들 간 의사소통은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 그 경험을 몸에 익히는 것이 월급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죠.
요즘은 돈이 더욱 중요시되는 자본주의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점점 돈을 쫓아다니는 것 같아요. 전 돈은 동전처럼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돈다고 생각해요. 돈이 목표가 되면 뒤꽁무니만 쫓을 수 밖에 없는 거죠. 차라리 한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면 돈은 돌아서 다시 자신에게 와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 그에 맞춰 실력을 차근히 쌓아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사장은 스페셜리스트가 아닙니다. 스페셜리스트인 사람들을 적합한 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치하고 관리하는 것이 사장의 몫이죠. 제약회사의 사장이 모두 최고의 의사, 약사가 아닌 것처럼요. 애정남과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요? 결정을 잘해주는, 애매한 것을 정의해주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