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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슬픔 하나 상세페이지

오래된 슬픔 하나

  • 관심 0
소장
전자책 정가
6,000원
판매가
6,000원
출간 정보
  • 2017.07.07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7만 자
  • 9.4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86652855
ECN
-
오래된 슬픔 하나

작품 정보

당신에게

시간이 바쁘게 흐릅니다.
그간 안녕하신지 궁금합니다. 나는 지금 여기서 이렇게 탈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나를 덜어내기로 하였습니다. 버거워지기 전에, 추위가 닥치기 전에, 자꾸만 잊히기 전에, 덜어서 조락하는 시간들을 채우기로 하였습니다. 벌써 열 세 번째네요.
무심히 창밖을 내다봅니다. 창밖으로 들판이 보입니다. 들의 끝에는 낮은 산을 베고 누운 하늘이 닿아 있을 텐데, 겹친 산의 능선 위로 안개가 뿌옇게 서리어 보이지 않습니다.
눈을 가늘게 뜨고서 불투명한 안개 속을 헤치노라면 만사가 참 하찮게 생각됩니다.
내가 바장이고 있는 일들, 오로지 송곳눈을 뜨고 몰두해 온 일들, 마음을 구기고 상처를 입으면서 후회하던 일체의 일들이 얼마나 시시하고 자질구레하고 우스운 것들이었는지.
길을 가다가 문득 마주친 사람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어디서 만났을까? 지나간 시간과 건너온 길을 떠올리면서 여러 장소에 그 얼굴을 놓아 봐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체면불구하고 묻곤 합니다. 과민성 기우일까? 절망감일까? 정체불명의 열등감일까? 소외감일까? 시라는 것에 대한 원초적 회의일까? 이런 것들이 비록 분별이 있는 현대인의 공통 징후라고 누가 나를 애써 위로할지라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두에는 무성한 소문들과 펄펄 날리는 환호성과 오색 깃발들이 화려한데 나는 어디를 향하여 정신없이 걷고 있는지 ‘오로지 시를 위하여’라고 말한다면 내가 꽤 뻔뻔한 사람이겠지요. ‘한눈팔지 않고 전력투구로 살고 있노라’라고 말한다면 누구에겐가 미안하겠지요.
이래저래 나는 지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겨울은 진실로 장황한 적막이었습니다. 내게 일찍이 그토록 가라앉은 계절은 없었습니다. 아무 소용이 없는 이 말을 나는 왜 지금 당신에게 꼭 전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서문 중에서

작가

이향아
국적
대한민국
학력
경희대학교 대학원 문학 박사
경희대학교
경력
호남대학교 명예교수
동북아시아기독작가회 회장
데뷔
1966년 현대문학
수상
창조문예상
윤동주문학상
한국문학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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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으로 갑니다 (이향아, 김규화)
  • 밥이 있는 수채화 (김규화, 윤수자)
  • 어색한 사이 (김규화,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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