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Inverted detective story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Inverted란 거꾸로의 뜻으로 종래의 “누가 범인인가(whodunit)”를 추적하며 어떻게 잡는가에 치중하는 추리물과는 반대로 처음부터 독자에게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전개된다. 역자가 기억하기로는 그 옛날 유명했던 콜롬보 형사의 얘기는 모두가 “inverted”다.
또한 쏜다이크 박사의 과학적인 수사방법은 요즈음의 forensic science (범죄과학)의 효시라고도 말할 수 있고 Patricia Cornwell의 Kay Scarpetta의 할아버지 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이야기를 전혀 지루하지 않게 전개하는 프리맨의 솜씨는 탁월하다. 전혀 경향과 장르를 달리하는 챈들러도 프리맨을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추리작가로서 역량을 높이 평가한 적이 있다.
단점을 지적하자면 프리맨의 문체가 현대 작가에 익숙해 있는 독자들에게는 약간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대단히 부드럽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프리맨의 솜씨가 이 공간을 메우고 있다.
더구나 “오스카 브로드스키 사건”은 추리소설로는 매우 드물게 범인의 심리적, 내적 갈등의 묘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데 프리맨이 의도하였던 아니던 간에 대단히 성공적인 효과를 내고 있고 조금만 더 섬세하고 심도 있게 잘 묘사했더라면 순수문학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뻔 할 정도였다.
더블린 미스터리 (by Baroness Orczy,오르치 남작부인)
스칼렛 핌퍼넬로 유명한 오르치 남작부인의 단편 추리 소설이다.
런던의 찻집에 앉아 Evening Observer 지의 여성기자 폴리 버튼을 상대로 이름 없는 노인이 대화체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전형적인 Armchair Detective의 이야기로서 더블린 미스터리는 오르치의 단편집 “모퉁이의 노인” 의 12편의 단편 중에서 가장 유명한 단편이다.
가끔 법정을 방문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뛰어다니며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앉아서 생각으로만 경찰도 당혹스러워 하는 사건을 풀어 낸다. (그러니 Raymond Chandler, Dashiell Hammett, Robert B. Parker류의 총탄이 날아가고 목을 부러뜨리는 액션이 있을 리 만무하다.)
노인이 습관적으로 갖고 노는 실끈의 매듭을 지었다가 다시 풀고 하는 동작은 복잡한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그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