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07.17 전자책 출간
- 2020.01.30 종이책 출간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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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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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고 느낄 때가 있다. 혹은 그정도는 아니라도 끝없는 외길로 들어섰다고 느낄 때가 있다. 다른 선택지란 없다, 정해진 길을 끝없이 갈 수 밖에 없다는 답답함이 엄습할 때가 있다. 그러나 조금 고개를 돌려보면 다른 길은 언제나 있다. 왜냐하면 내가 밟아온 그 길은 언제나 나의 뒤편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 또한 못 갈 길 같지만, 막상 가보면 그것도 분명 길이다. 그래서 삶은 외줄 위에 서있는 모습 같다. 앞으로 갈 것이냐 뒤로 갈 것이냐, 적어도 두 개의 길은 있다. 하지만 어느 쪽으로도 쉽게 발을 디딜 수 없다. 나아가면 괜히 왔다 반드시 후회하고 돌아가면 차라리 가 볼 걸 그랬다고 미련이 남는다. 후회와 미련. 후회는 미래에 하고 미련은 과거에 남기는 것이다. 해보고 후회하고 안 하고 미련이 남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도 대개는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가기 마련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머물러 있다. 모두가 어디론가 가느라 바쁜 세상. 멈춰있는 이들은 유독 눈에 띈다. 선 채로 비를 맞고 눈을 맞아서 수북히 쌓인다. 그래서 괴물 같은 몰골로 남들의 질시를 받는다. 사서 고생하는 놈. 결단력 없는 놈. 이것도 저것도 아닌 놈. 우유부단. 선택장애. 욕심쟁이. 이기주의자. 눈 맞은 보기 흉한 소철나무. 후회도 미련도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앞으로 가는가 싶다가 뒤로 돌아가는, 그러다 다시 앞으로 가는 사람도 당연히 있다. 항상 그 자리를 오락가락하는 것 같지만 좌우간 그런 사람들도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그 자리에 있는게 아니란 말이다. 주변에서 뭐라고 수군거려도 그게 그 사람의 가는 길이다. 남들보다 유난히 긴 겨울을 보내도, 눈에 파묻혀서 영영 빛 볼 일 없을 같아도. 남들보다 조금 더 힘겨워도. 그런 사람들도 봄으로 향하는 것이다.
hin***202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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