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국제학연구소 기획,
한중 수교 30년 평가와 향후 대중 전략을 논하다
외교,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민간교류 등
각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제언
◎ 도서 소개
수교 30년을 맞은 한중 관계는 우호 협력기, 갈등 표출기, 새로운 관계 모색기를 거치며 새로운 3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미래지향적 한중 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서울대학교 국제학연구소가 기획한 『한중 수교 30년, 평가와 전망』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답하는 책이다. 외교, 군사, 북한 문제, 통상, 직접투자, 사회·문화 교류, 갈등 해소 등의 주요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한중 수교 30년을 평가하면서 미래 한중 관계의 주요 변수를 점검하고 한중 관계의 미래를 위한 방안을 제언한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에 수록된 논문들은 지난 30년의 한중 관계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던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군사 등 주요 영역 간 불균등 발전의 심화 및한중 관계의 공식 규정과 실제 간의 괴리 이외에도, 한중 간 국력 격차와 비대칭성의 확대, 교류 영역 및 주체의 급속한 확대, 중국의 일관된 한반도 정책과 한국의 당파적인 대중국 정책 간의 대비, 그리고 미중 전략적 경쟁의 심화에 따른 한중 관계의 미중 관계 종속화 등 지난 30년의 한중 관계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2-13쪽)
한중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자 및 다자간 군사 관계를 통합하여 가칭 ‘동북아 국방대화체’를 창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는 동북아 국가들의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장관급 대화체로 지역 국가들 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군사·안보 협력을 증진하는 기제가 될 수 있다. 동북아 국방대화체는 기존의 쌍무동맹을 대체하거나 전통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집단 안보 기구가 아니라, 기존의 안보 구조를 보완하는 차원에서의 협의기구가 될 수 있다. 특정 국가 간 군사·안보 현안이나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공동의 관심사를 논의하고 공동의 안보 이익을 추구하는 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119쪽)
양국의 발전 전략이 향후 한중 경제 관계에 주는 시사점은 긍정적이다. 한국과 중국 모두 연구개발과 첨단 제조업 육성, 그리고 디지털 전환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경쟁 격화가 협력 필요성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국의 산업 육성 전략 추진으로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동시에 서로에게 더 큰 시장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처럼 막대한 규모를 가진 국가의 산업 육성은 한국과 같은 중간 시장 규모의 국가에 더 큰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더구나 양국 모두의 개방 확대와 글로벌 및 지역 경제통합 노력은 양국 간 협력 필요성과 성과를 더 크게 해준다. (207-208쪽)
중국의 젊은 세대 역시 사드 갈등 이후 주로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혐오의 감정을 빈번하게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젊은 세대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며,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온라인상에서 표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丁小文, 2019; Yang and Zheng, 2012). 특히, 1995년 이후 출생한 ‘95허우’ 세대는 높은 수준의 애국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董杜斌·王晓霞, 2018: 56), ‘중화민족 부흥 세대’라고 부를 만큼 배타적인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 한류 콘텐츠와 한국에 대한 반감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이욱연, 2021: 40-41). (311쪽)
한중 관계 30년을 되돌아보면, ‘천한 중국’과 ‘경제 파트너로서의 중국’은 제1기(1992∼2002년)를 주도했던 한국인의 중국 인식(중국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제2기(2003∼2012년)와 제3기(2013∼2022년)에는 ‘개혁 모델로서의 중국’과 ‘북핵 조력자로서의 중국’, ‘세력 균형 축으로서의 중국’과 ‘강대국으로서의 중국’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중국이 너무 빨리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여러 가지 중국 인식(중국상)이 중첩되어 나타난 결과다. 여기서 ‘진보 세력’은 ‘개혁 모델로서의 중국’과 ‘북핵 조력자로서의 중국’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고, ‘보수 세력’은 ‘세력 균형 축으로서의 중국’과 ‘강대국으로서의 중국’에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4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