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석학의 담대한 통찰
15만 독자가 사랑한 궁극의 『자본론』 입문서
자본주의로부터 ‘부’를 되찾으라!
코뮤니즘이라는 유토피아를 상상하기 위해 『자본론』을 읽어야 한다
★ 아마존 재팬 경제 분야 1위 ★
★ 슬라보이 지제크 · 제이슨 히켈 · 티티 바타차리야 극찬 MZ세대 사상가 ★
★ 신서대상 2021 대상 수상 작가 ★
★ 도이처기념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 ★
“차원이 다른 최상의 경제 교과서
본질적이다! 마르크스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 모리나가 다쿠로(森永卓郞, 도쿄대학 경제학부 교수) 극찬
◎ 도서 소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석학의 담대한 통찰
15만 독자가 사랑한 궁극의 『자본론』 입문서
“차원이 다른 최상의 경제 교과서! 마르크스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 모리나가 다쿠로(森永卓郞, 도쿄대학 경제학부 교수)
“사이토 고헤이는 일본에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출판 붐을 일으켰다.
지금이야말로 마르크스사상을 재창조할 적기이다!”
― 《뉴욕타임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1987년생 MZ세대 연구자,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부교수인 사이토 고헤이는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2020)를 통해 일본 청년층 사이에서는 마르크스주의 공부 열풍, 대중매체에서는 출판 붐을 일으켰다. 저자는 일본 내에서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퍼블리셔스위클리》 등 유수의 구미 언론매체를 비롯해 슬라보이 지제크, 제이슨 히켈, 티티 바타차리야, 마이클 하트 등 중견 연구자가 극찬한 젊은 석학이다. 또 2018년 마르크스주의 분야 최고 학술상인 도이처기념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하며 일약 이 분야 글로벌 슈퍼스타 학자로 부상했다.
“자본주의의 대안은 만년의 마르크스가 전념한 생태사회주의, 코뮤니즘 연구에 답이 있다”라는 전작 『마르크스의 생태사회주의』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의 학술적 결론을 이으며,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은 독자의 범위를 더욱 넓히면서도, 주장이 가리키는 방향성을 매우 구체화했다. 일본에서 2023년 1월에 출간되어 단숨에 아마존재팬 경제 분야 1위로 올라섰고, 1년이 지난 현재(2024년 3월) 15만 부 넘게 팔리며 대중적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책이 드디어 국내에서 아르테 필로스 시리즈 27번 도서로 출간되었다.
도쿄대학 경제학부 교수이자 경제 평론가 모리나가 다쿠로는 “차원이 다른 최상의 경제 교과서”라 평하며, 이 책을 대학 강의 교과서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시절 『자본론』 독파에 실패한 이후 꾸준히 『자본론』 해설서를 읽어 왔으나, 이 책만큼 명쾌한 책은 없었다”라고 말하며 “번번이 부딪혀 온 『자본론』의 벽이 소리를 내며 무너졌다!” “마르크스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책”이라고 극찬했다.
나아가 “집도 차도 대출을 받지 않으면 (혹은 대출을 받아도) 살 수 없는” 처지에서 자본주의에 대해 회의할 수밖에 없는 이들, “매일매일 힘들어하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 “노동에서 기쁨을 얻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바로 이 책의 독자이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공부 열풍에 응답한 『자본론』 입문서이자, 마르크스와 함께 사고하며 그러나 동시에 마르크스를 넘어서는 “사회변혁을 지향한 ‘실천의 책’”으로 훌륭히 역할을 할 것이다.
정성진 역자의 적확한 개념어와 역주 또한 충실한 공부의 소재가 된다. 경상국립대학교 한국사회과학(SSK) 연구단장으로서 저자와 함께 연구단에서 교류하며,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섬세히 옮기며, 국내 독자를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저자가 직접 옮긴 『자본론』 발췌부에 한국어판(비봉출판사, 2015)의 인용 쪽수를 병기해 두 버전을 비교할 수 있게 했고, 용어의 부연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해설을 부가했으며, 저자가 언급한 개념어를 국내에 소개한 판본의 서지 정보는 대부분 일러두었다.
“처음부터 기죽이는 것 같지만 『자본론』을 독파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분량이 방대하고 서술방식도 독특합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철학적 표현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 책을 ‘제로에서 시작하는’ 입문서로 활용하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자본론』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제로에서’—다시 읽고, 마르크스사상을 21세기에 살릴 수 있는 길을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사회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프롤로그에서
◎ 옮긴이의 말(일부 발췌)
MZ세대 문법으로 쓴 혁신적인 『자본론』 입문서
- 정성진[경상국립대학교 경제학부 연구석좌교수, 한국사회과학(SSK) 연구단장]
마르크스의 『자본론』 해설서 책들은 대동소이한 것들이 이미 많이 출간되어 있어서 마르크스주의 서적 독자층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나라로 알려진 일본에서도 5000부 이상 팔리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하지만 이 책은 『자본론』 입문서를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출간된 지 1년 만에 15만 부를 돌파했다. 이는 저자의 전작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인신세의 자본론(人新世の「資本論」)』, 集英社, 2020)이 출간 이후 6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저자가 인기 작가가 된 덕분도 있지만, 이 책의 특유한 매력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예컨대 「『자본론』과 빨간 잉크」라는 제목의 프롤로그에서부터 돋보이는 서술 형식의 참신함, 담백하며 스트레이트한 구어체 문장, 『자본론』의 주요 명제나 문구에 대한 해석 관련 논쟁(이는 『자본론』을 해설한 기존 책들에 거의 예외 없이 포함되어 있다)을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문제의 핵심으로 직진하는 저자 특유의 경쾌한 논리 전개, MZ세대(1987년생인 저자는 36세에 이 책을 출간했다)의 감수성으로만 가능한 사례 제시(예컨대 『모모』의 시간 은행, 학교급식 등) 등이 특히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신박한 형식만큼 내용도 새롭다. 저자는 이 책을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자본론』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제로에서’—다시 읽고, 마르크스사상을 21세기에 살릴 수 있는 길을 함께 고민”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사회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을 되찾기” 위해 썼다고 말한다(15쪽). 여기서 “제로에서”라는 말은 이 책이 『자본론』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들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다는 뜻뿐만 아니라 이 책이 기존의 『자본론』 해설서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자본론』을 설명한다는 뜻도 포함한다. 『자본론』에 대한 기존의 해설서들이 대부분 『자본론』은 자본주의에 관한 책이라고 전제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자본론』이 자본주의 이후 사회, 즉 포스트자본주의사회에 관한 구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전작 『인신세의 자본론』에서 만년(晩年)의 마르크스의 미출간 원고들의 엄밀한 독해를 통해 이 시기 마르크스의 포스트자본주의 구상을 탈성장 코뮤니즘(Degrowth Communism)으로 정식화한 바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관점에서 중기(中期) 마르크스의 대표작인 『자본론』의 의의와 한계를 설명한다. 또 저자는 『자본론』에 관한 기존 책들이 대부분 『자본론』을 자본주의에 관한 학술적 연구 서적으로 읽는 것과 달리, 『자본론』을 “사회변혁을 지향한 ‘실천의 책’”(『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11쪽)이라고 본다. 저자는 1867년 『자본론』 출판 이후 『자본론』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쓰였고 또 현재도 쓰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주의 좌파가 여전히 소수로 주변화되어 있는 이유는 『자본론』에 대한 책들이 대개 『자본론』을 자본주의를 다룬 책으로만 읽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철학적이며 난해한 추상론으로 경도되어 마르크스를 현실에서 분리하여 상아탑에 가두어”(위의 책, 10쪽) 버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객관적 현실의 변화도 한몫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의 총체적 모순이 격화되면서 지난 세기말 옛 소련의 붕괴 이후 득세했던 TINA(‘There is no alternative!’, 자본주의 이외 대안 부재론)가 급격히 퇴조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과 대안으로서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부활하고 있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구글엔그램뷰어(Google Ngram Viewer)에서 검색해 보면 1800~2019년 내 매년 전 세계에서 영어로 출판된 책들 중 ‘마르크스주의(Marxism)’ 혹은 ‘사회주의(socialism)’라는 단어가 포함된 책들의 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바닥을 치고, 이후 증가 추세로 분명하게 반전된다. 자본주의의 총체적 위기가 격화되고 이에 따라 자본주의 비판과 극복의 사상으로서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관심이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 『자본론』에 관한 책들은 대학도서관 서가나 중고 서점에서나 찾을 수 있는 구시대의 유물이기는커녕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이 책의 성공은 이런 새로운 트렌드의 반영이면서 동시에 이를 더 가속하고 대중적으로 더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 책 속에서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고, 처우와 노동조건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정말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파트타임 배우자나 비정규직 동료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미 ‘계급’의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계급의 차이를 강조하기보다는 먼저 우리 사이의 큰 공통점에 주목해 봅시다. ‘일을 한다’는 사실은 남쪽 섬의 어부도, 일본에 살고 있는 우리도 공통된 것입니다. 어부도, 샐러리맨도 모두 살기 위해 일합니다.
그래서 먼저 우리가 매일 하는 ‘노동’이라는 행위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에 서서히 접근해 보겠습니다. -20쪽, ‘물질대사’로서의 노동
그렇다면 애초에 ‘부’란 무엇일까요? ‘부’를 나타내는 영어는 일반적으로 웰스(wealth)입니다. 이것은 화폐나 유가증권, 부동산 등 화폐로 측정할 수 있는 재물, 금액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재물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부와 상품의 구분이 모호해집니다. 사실 부는 바로 상품이라는 고정관념이 우리에게는 이미 몸에 배어 있습니다.
이를 풀어내어 사고의 폭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려는 것이 『자본론』의 부제이기도 한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이라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부’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27쪽, 부란 무엇인가
자본주의사회의 노동자는 노예와 달리 자신의 노동력을 ‘자유롭게’ 팔 수 있습니다. 즉,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는 노동계약을 맺기 전까지는 기본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하며, 노동자는 원하는 회사와 계약을 맺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는 거기까지입니다. 일단 노동력을 팔고 나면, 그 뒤로는 더 이상 노예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마르크스 경제학자 우치다 요시히코(內田義彦, 1913~1989)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노동자는 노동력에 대한 처분권은 있지만, 노동에 대한 처분권 따위는 전혀 없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면 직장에서 노동을 마음대로 처분해 보라. 처분되는 것은 당신 자신일 것이다. (중략) 노동력에 대한 처분 능력을 100퍼센트 갖는다는 것은 노동의 처분 능력을 100퍼센트 잃는다는 것과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에 있다.” -78~79쪽, ‘자유’가 노동자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왜 주 20시간 노동은 안 될까요? ‘부’의 관점에서는 가능하지만, ‘상품’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하면 자본의 가치 증식이 멈춰 버리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일본에서는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이런 대담한 노동시간 단축 움직임이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활보호자 때리기(bashing)’* 에서 볼 수 있듯이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 말라’는 노동윤리가 점점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업이 권장되고, 쉬는 날에는 자기 계발 세미나로 붐빕니다. 우리는 점점 더 자신의 시간을 타인에게 팔려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하는 게 좋을까요? -91쪽, 노동시간 단축을 향해
자본주의는 엄청난 부를 가져다준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생활은 오히려 여유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욕구와 감성이 메마르고 빈곤해졌습니다. 180년 전, 20대 중반의 젊은 마르크스는 이 상태를 ‘노동의 소외’라고 불렀습니다. 소외된 삶에 대해 마르크스는 분노를 담아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빛, 공기 등 가장 단순한 동물적 청결도 인간에게 욕구인 것을 중지한다. 더러움, 인간의 이 퇴폐, 타락, 문명의 하수구의 오물(이것은 문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이 인간의 생활 기반이 된다. 완전히 부자연스러운 황폐, 부패한 자연이 인간의 생활 기반으로 된 것이다.” -98쪽, 케인스의 낙관과 비관적인 현실
그들은 자신들의 ‘구상’력과 ‘실행’력을 자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과당경쟁을 막고 자신의 일과 노동환경을 지켜 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자본가에게 불리하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3일 만에 옹기 100개를 구워 달라고 주문해도 ‘무리하다, 일주일은 걸린다’고 튕기거나, ‘무늬를 넣지 말고 싸게 만들어 달라’고 해도 ‘나한테는 내 방식이 있다’며 응해 주지 않습니다.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생산이 안 되기 때문에 자본가는 직인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구상과 실행이 통일된 노동자의 기술과 통찰력에 자본가가 의존하는 상태입니다. -109쪽, 누구를 위한 혁신인가
마르크스가 상상하는 미래 사회의 노동자는 ‘전면적으로 발달한 개인’입니다. 나사만 조이고 돈만 버는 개인이 아니라, 구상과 실행 모두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개개인이 자신의 노동력이라는 ‘부’를 활용하면서 사회 전체의 ‘부’를 풍요롭게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면서 자율적으로 살아갈 능력과 감수성을 되찾을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소외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마르크스는 생각했습니다. -129쪽, 자율성을 되찾으라!
리비히의 약탈적 농업론에 감명받은 마르크스는 이 책에 대해 매우 꼼꼼한 연구 노트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자본론』에서도 자연의 남용으로 인한 토양의 피폐가 결국 사회의 물질적 기반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140쪽, “대홍수여, 내가 죽은 다음에 오너라!”
이 노트를 읽어 보면 마르크스가 토양 피폐 문제 말고도 삼림의 과도한 벌채와 석탄 자원의 고갈, 품종‘개량’으로 인해 동물들이 쉽게 질병에 걸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는 양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인간에 대한 유용성 외에는 고려하지 않는 품종개량에 대해 “역겹다!”라고 혐오감을 드러냈습니다. -153쪽, 생태학으로 경도되다
인생의 가성비를 따지자면 “당장 관 속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요로 다케시(養老孟司, 1937~)는 비꼬아 말하지만,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 따위는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자본주의에 의한 ‘영혼의 포섭’이 극에 달한 것입니다. -164쪽, 보수화와 가성비 사고
그렇게 되면 싫은 일을 하면서도 필사적으로 버텨야 한다는 압박감이 약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복지국가 연구자인 괴스타 에스핑아네르센(Gøsta Esping-Andersen, 1947~)이 ‘탈상품화’라 부른 상황입니다.* 즉, 생활에 필요한 재화(주거, 공원)와 서비스(교육, 의료, 대중교통)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을수록 탈상품화가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179쪽, 학비도 의료비도 무료인 독일
이제 드디어 마르크스가 상상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그런데 이 문제를 고민하다 보면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넘어선 사회의 모습을 애매하게 남겨 두었다는 난제에 곧바로 부딪히게 됩니다.(………)
미래 사회를 상상할 때 현재의 가치관이나 상식을 무비판적으로 투영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현재 사회의 욕망이나 젠더관 등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의 일하는 방식과 자유·평등을 구상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미래 사회는 그때그때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마르크스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어떤 사회를 만들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197~198쪽, 왜 마르크스는 미래 사회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을까
요컨대, 마르크스가 상상한 미래 사회는 ‘코먼의 재생’에 다름 아닙니다. 코먼(common)에 기반한 사회야말로 코뮤니즘(communism)입니다. 쉽게 말해, 사회의 ‘부’가 ‘상품’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모두가 공유하고 자치 관리하는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정상형 경제사회를 만년의 마르크스는 구상했던 것입니다. 이때 어떻게 부를 코먼으로 공유하느냐 하면, 이렇습니다.
“각자는 그의 능력에 따라, 각자에게는 그의 필요에 따라!” -211쪽, ‘각자는 능력에 따라, 각자에게는 필요에 따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특징인 무계획적 분업에 기반한 상품생산의 존재 방식을 ‘사적 노동’이라 불렀는데, 이러한 사적 노동을 없애고 임금노동을 폐기하는 것이 어소시에이션 사회의 목표입니다.
이는 일견, 분업이 복잡해진 현대사회에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ICT(정보통신기술)와 알고리즘이 발전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사적 노동의 폐기가 현실화될 여지는 오히려 비약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221쪽, 노동자 협동조합의 잠재력
우리 모두는 일상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동료를 돕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자본주의조차 코뮤니즘 없이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가 폭주하는 가운데, ‘코먼’의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시민이 출자해 전기를 지역에서 생산해 지역에서 소비하는 ‘시민 전력’ 시도, 인터넷 앱으로 기술과 물건을 공유하는 ‘공유경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움직임을 신자유주의 ‘민영화’에 저항하는 ‘시민영화’라고 부릅니다. -225쪽, 민영화가 아닌 ‘시민영화(市民營化)’로
마르크스에 따르면 변화의 담당자는 ‘프롤레타리아트’입니다. 프롤레타리아트라고 하면 남성 공장 노동자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겠지만, 자본주의 아래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는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모두 프롤레타리아트입니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으로 피폐해진 필수 노동자, 일자리가 불안정해서 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일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시장 논리, 경쟁 원리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아래에서 우리는 모두 프롤레타리아트입니다.
또 인종문제나 젠더 문제, 환경문제나 이민 문제도 자본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물론 자본주의가 없어진다고 해서 이런 문제들이 일거에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아래에서 다양한 불평등이 생기고, 그 불평등이 다양한 ‘계급’을 만들고, 게다가 빈곤과 어려움이 고착화되기 때문에,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237~238쪽, 바로 지금 마르크스에게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