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 육신을 채우고 그릇으로 우리 마음을 채우나니
우리 겨레의 버팀목임이 분명하나 우리가 몰랐던 이천을 두루두루 살핀다.”
(이천 도슨트 김희정)
똑같은 볍씨로 농사를 지어도 이천 쌀밥과 타관의 쌀밥 맛이 다르다는 남다른 자부심은
으뜸 쌀 산지, 이천 사람들의 긍지다.
쌀이나 도자기뿐이랴, 이천은 시인 이건청과 월전 장우성 화백 등
빼어난 예술가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 도서 소개
이천을 만나다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발견(전11권)』은 시대별로 전국을 발로 뛰며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그림이나 유물유적을 설명해 주는 것처럼 우리나라 곳곳의 역사와 문화, 그곳에 사는 사람과 땅에 대해 알려주는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의 열일곱 번째로 『이천』이 출간되었다.
한국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깊이 있게 탐구한 김희정 작가의 신간,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 이천』은 이천이라는 도시의 역사, 문화,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이야기와 생생한 묘사를 통해 독자들을 이천의 매력 속으로 안내한다.
작가는 이천에 이사 온 후 이 도시의 숨겨진 보석들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책은 그 여정의 결과물로, 이천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삶을 세심하게 담아냈다. 이천의 주요 명소,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이 책은 이천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한다. 이천의 자연과 역사적인 장소, 전통 예술과 현대 산업의 조화, 그리고 이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 지역마다 고유한 매력을 가진 이천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이천의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으며, 각 지역의 문화유산과 전통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백사면의 산수유마을, 신둔면의 도자예술마을 등 이천의 주요 명소와 그 역사적 배경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또한 이천의 다양한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도예인, 농업인, 예술인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의 삶이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천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도 깨알같이 소개하고 있다. 이천도자기축제, 산수유꽃축제, 인삼축제 등 이천의 대표적인 축제들을 통해 이천의 활기찬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이천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다. 이 책은 이천의 전통적인 문화유산과 함께 현대 산업의 발전상을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 SK하이닉스와 같은 첨단 기업과 전통 도자기 마을이 공존하는 모습은 이천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다.
김희정 작가의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 이천』은 이천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이천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천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이천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이천에는 복하천, 청미천과 신둔천, 양화천 등 크고 작은 하천도 많다. 하천 유역으로 넓은 경작지가 잘 발달 돼 있다. 경작지는 찰흙과 모래가 적절히 혼합되어 비옥하다. 분지형에 구릉도 많다. 이러한 지리적,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풍수해와 가뭄피해가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적다. 일교차가 크고 가을이면 일조량이 풍부하다. 쌀농사를 비롯해 다양한 곡식과 맛 좋은 과일이 잘 자란다. 1970년대에 정부에서는 농촌의 야산과 구릉지를 개간하여 작물을 심게 했다. 이에 탄력을 받은 이천에서는 복숭아·배·포도·사과·고구마·인삼·대파·도라지 등 다양한 밭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다. 근래에는 대형 비닐하우스에서 채소와 딸기, 참외, 토마토, 꽃, 한라봉, 식용버섯 등 다양한 특용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풍요로운 곡창지대이자 살기 좋은 지역이다.
_이천의 짧은 역사, 21쪽
왕건은 이천에서의 일을 치하하기 위해 이천에 ‘이섭대천(利涉大川)’이라는 지명(地名)을 하사했다. 이후 이섭대천(利涉大川)에서 첫 글자 ‘이(利)’와 끝 글자 ‘천(川)’을 조합해 ‘이천(利川)’이 됐다. 1257년 고려의 제23대 왕인 고종 때는 이천을 영창(永昌)이라고 했다. 이천의 옛 이름은 현재 도로명으로 사용된다. 황무로, 남천로, 이섭대천로, 영창로 등.
_이천의 짧은 역사, 24쪽
산수유나무는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송말리, 경사리 등에서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수유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산수유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질 정도이다. 이 마을에는 집집마다 마당이나 정원에 산수유나무가 한 그루 이상 있다. 원적산 아래와 마을 곳곳에 수령이 5백 년이 넘은 고목부터 여덟 살 된 어린 묘목까지 약 1만 7,000여 그루 이상의 산수유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 가운데 도립리는 전국 제일의 산수유 열매 산지이다. 이 마을은 봄이면 노란 꽃이 온 마을을 화사하고 따스하게 감싼다. 사계절 내내 사진가와 화가들에게 작품의 소재와 영감을 준다. 이 마을 사람들은 산수유나무를 ’대학나무‘라고도 불렀다. 산수유마을 사람들은 오래전 가을이면 이 열매를 수확하고 판매해 자식들 대학교육을 마쳤다. 그 정도로 이 마을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었다고 한다. 백사면 도립리에서는 산수유꽃을 선비꽃이라고도 한다. 선비들이 산수유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는 데서 기인한다.
_백사면 1, 51~52쪽
예술작품을 감상한 후 감동을 받았을 때, 우리 뇌 기능은 활성화되고 인격은 성숙해지며 창의력과 집중력, 사고력 등이 대폭 늘어난다고 한다. 이 외에도 예술작품이 인간에게 주는 효과는 일일이 헤아리기 어렵다. 이렇게 좋은 예술작품,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작품이 밀집된 마을이 있다. 이천시 신둔면에 위치한 이천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Ye’s Park. 藝’S PARK)’이다. 영어와 한자를 조합한 이름 ‘예스파크’는 ‘최고의 예술인과 다양한 예술작품이 가득한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공모에 의해서 선정됐다. 이름의 뜻답게 예스파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통과 현대 도자와 공예산업을 한 곳에 집적화한, 국내 최대 규모의 도자예술공예마을이다.
_신둔면 1, 77~78쪽
이천시 신둔면 마교리에 이천커피체험농장(산하농원)이 있다. 이천에서 키우지 못하는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이 농장에서는 커피나무를 재배하여 국산 커피열매 수확에 성공했다. 우리가 카페에서 흔히 마시는 아라비카 원두커피, 이름도 낯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과테말라·콜롬비아 등 아열대 지역의 해발 600~2000m의 고산지대, 평균기온 20℃ 전후, 기후, 토양, 습도, 강수량 등이 맞아야 대량으로 재배가 가능한 커피를,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이천에서 수확한 것이다. 이 농장에서 재배하는 키 큰 커피나무는 약 2,000그루, 수확량은 커피체리(열매)를 기준으로 했을 때 5~7톤, 생두를 기준으로 500~700kg. 국산 커피 농가 중에서 많은 양을 수확하는 편이다. 이 농장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하게 된 건 농장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이 농장의 박혁원 대표는 원래 관엽식물을 재배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중반, 지인이 수입한 커피모종을 키우지 못하게 되자 그 모종을 가져와 키운 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커피는 모종에서부터 열매를 맺기까지 보통 3~4년 정도 걸린다.
_신둔면 2, 93~94쪽
미란다스파플러스와 설봉온천랜드 두 곳에서는 천연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문헌에 안흥지는 이천읍 안흥리 이천온천 앞에 있다고 했다. 이천온천 자리에는 현재 설봉온천랜드와 미란다호텔이 있다. 이 온천은 ‘약수영천(藥水靈泉)’이라 할 정도로 온천 효능이 탁월했다. 세종과 세조 등 조선시대 많은 임금이 이곳에 들러 몸에 쌓인 피로를 풀었다고 전한다. 한때 신혼여행객들이 온천욕을 즐기기 위해 줄을 선 적도 있다.
_안흥동 1, 135쪽
시장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살 거리가 있으면 마트나 편의점에 가서 구입하면 될 텐데, 굳이? 재래시장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시장에서 뭘 사기 위해서도 아니다. 어쩐지 조금은 외롭고 쓸쓸해질 때이다. 조금 편안하고 헐렁한 차림으로 걷다가 아무라도 만나고 싶을 때 일 수도 있다. 늘 가던 일이 아닌, 새로운 길을 택하여 시장에 간다.
이천 장날, 이천천종합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중앙로 문화의 거리를 걷는다. 거리에 음악이 흐른다.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이다. 외로운 마음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덩달아 기분이 유쾌해진다. 음악에 맞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문화의 거리에는 젊은이들로 북적거린다. 얼굴, 차림새, 발걸음. 풋풋하고 활기차 보인다. 액세서리 가게 즈음에서 길 두 개가 하나로 합해진다. 연말이면 구세군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다양한 거리공연 등 지역 문화축제가 진행되는 곳이다. 거리에 진열된 물건과 쇼윈도 너머 상점 물건을 건너다보며 걷는다. 커피전문점, 옷가게, 패스트푸드점, 화장품 가게, 휴대폰가게, 음식점, 다방, 뷰티샵, 전당포, 일본음식점, 사진관, 한복집, 피트니스 클럽, 여관, 외국인 센터, 서점, 스포츠 마사지, 애견미용실, 실용음악학원, 결혼정보회사, 꽃집, 옷수선집, 과자 할인점 등 점포가 즐비하다. 세상에나 이 거리에 이렇게 많은 상점이 있었던가. 천천히,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으니 허투루 봤던 풍경이 새롭다.
_관고동 1, 155~156쪽
동요박물관에 들어서자 출입문 왼쪽에 우리나라 창작동요의 역사가 십 년 주기별로 정리돼 있다. 192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창작동요 자료이다. 백년 전 역사 속 우리 동요 변화를 따라가 본다. 한국 최초 창작동요는 윤극영(1903~1988) 선생이 1924년에 발표한 〈반달〉이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으로 시작되는 바로 그 노래다. 이 노래는 당시 물론이고 지금도 ‘아, 그 노래!’라고 하며 눈시울을 적시는 이도 있을 것이다.
_창전동 2, 199쪽
유월에는 푸른 숲으로 가자. 햇살이 반짝이는 화창한 날이어도 좋고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이어도 좋다. 유월의 숲속에 들어 가면 마음에 묵은 때가 말끔히 사라진다. 그 자리에 싱그러운 찔레꽃향이 앉는다. 맑고 신선한 초록빛이 채워진다. 유월에 효양산(孝養山)에 가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진다. 산 어딘가에 아직도 있을 것 같은 황금덩이도 찾고 싶어진다. 작가를 꿈꾸는 이는 효양산에 가 보기를 권한다. 당신은 분명 특별한 소재를 만날 것이다. 삶이 권태로운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 산이 들려준 이야기와 지혜에 당신은 생의 의욕을 가질 것이다.
_부발읍 1, 213쪽
‘오늘’의 책방지기 최린 님과의 첫 인연은 2018년에 시작됐다. 당시 스물여섯 살인 그가 책방을 열고 2개월쯤 지난 어느 유월이었다. 호기심을 안고 찾아간 책방은 평소 익숙한 서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책방 외관은 단번에 눈길을 끌었다. 단아한 한옥에 들꽃으로 빙 두른 마당은 시골 농가에서 사용했음직한 소쿠리와 항아리, 가재도구, 아이들 장난감, 도자기와 공예품 등 낡은 듯 소소한 세간은 세련돼 보였다. 소품은 어느 것 하나 홀로 도드라지지 않았다. 집과 조화를 이뤘다. 아, 이래서 시골책방이라고 했나 싶었다. 웬걸, 책방 문을 열자 마법의 성이나 만화영화 속으로 들어간 듯했다. 천정에 서까래와 제비집 등은 정겨웠다. 아담한 공간의 은은한 조명 아래 겉표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한 그림책 또한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책장과 작은 탁자와 고풍스러운 의자, 커피를 내리는 작은 탕비실, 침대와 소파 등 공간 곳곳이 편안하고 알뜰하게 꾸며져 있다. 책방에 있는 책은 주로 최린 님이 읽고 정성껏 고른 책이라는 것도 신선했다. 작가의 철학이 담긴 그림책, 건축, 시골생활, 고전 등 주로 인문학 서적이었다.
_마장면 1, 241쪽
호법면에 당나귀가 있다. 이천시 호법면 동산리에 위치한 ‘동키스타즈’에 정말로 당나귀가 있다. 성경의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으로 올라가실 때 타고 가셨다던 그 당나귀,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중략)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라는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나오는 그 당나귀가 이천 호법면에 있다. 2022년 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당나귀는 지금으로부터 약 7천 년 전 아프리카 동부의 케냐와 소말리아반도 지역 당나귀들의 후손이라고 한다.
이들은 몸집에 비해 힘이 세고 물이 없는 곳에서도 잘 견딘다. 지구력이 강해서 사막을 건너고 물건을 운반할 때 최고의 동물이었다고 전한다. ‘동키스타즈’는 서울 인근에서 가장 큰 당나귀 농장이다.
_호법면, 262~263쪽
양녕대군과 세종대왕의 일화를 바탕으로 상상해봤다. 양녕대군이 이천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 동생인 세종은 왕위에 올랐다. 장남인 양녕이 앉을 왕위에 동생이 앉았으니 아무리 의좋은 형제도 의가 갈라졌을 것이다. 한데 두 형제는 우애가 좋았다. 세종은 양녕대군을 궁으로 초대했고 형을 만나러 이천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세종이 대월면에 와서 양녕대군과 같이 식사한 어느 날이었다. 밥이 너무 맛있었다. 세종은 형에게 앞으로 이 쌀로 지은 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다방면에서 똑똑한 세종은 맛있는 쌀도 금방 알아봤다. 그 당시 농업용수로 사용한 양화천의 물은 아주 맑고 깨끗했다. 한강의 잉어가 이천으로 물 마시러 왔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였다. 땅도 비옥했다. 그러하니 쌀이 맛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양녕대군은 세종의 요청에 의해 대월면에서 경작 한 자채쌀을 한양으로 올려보냈다. 이후 자채쌀은 수라상에 올랐다고 전한다.
-대월면, 281쪽
장호원은 장해원(長海院) 또는 장원(長院)이라고도 불렀다. 물길이 많은 지리적 조건과 원(院)과 역(驛)이 있었던 것이 이 지명에 영향을 줬으리라 추정한다. 실제로 장호원에는 지명 의 한자 뜻처럼 길고 넓은 물길이 흐른다. 청미천(淸渼川, 경기 남동부 지역 평야지대의 수원지 역할을 하는 주요한 하천. 천민천天民川이라고 불리었음)이 남북으로 흐른다. 용담(龍潭, 하천이 모 여 못을 만들 경우 용이 살 수 있는 곳이 된다는 뜻), 추택(秋澤, 연 못, 늪이 많음 등)등 물이 많아 생긴 지명도 있다. 또한 장호원 (長湖院)에는 고려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원(院)이 있었다. 원 (院)은 나라가 운영하는 숙박시설로 국가가 주요 도로나 역 (驛)의 중간 지점에 설치하여 중앙관청 관리들이 공공업무를 수행하거나 공무로 여행할 때 숙식 편의를 제공했다. 장호원 이 음죽현이던 조선시대(1401, 태종 1), 현재 장호원읍 이황리 에 유춘역(驛)이 신설됐다. 당시 공무원들은 이 역에서 공공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말을 갈아타고 공급받았다. 이 역은 중남 부 내륙지방 보부상의 통행로였고, 운송로이기도 했다.
_장호원읍, 314쪽
다시, 한국의 땅과 한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다
–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발견(전11권)』(1983)은 시대별로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며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들이다. 이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까지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하고 발전시켜올 수 있었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새로운 인문지리지를 지향한다.
각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독립된 시군 단위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답사하기 좋도록 대표적인 장소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하였다. 오래된 문화유산과 빼어난 자연환경은 물론,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나 역동적으로 태동 중인 곳들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지역과 깊은 연고가 있는 분들을 도슨트로 삼았다. 이 시리즈가 지역의 거주민들과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새로운 발견과 탐구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