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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차이나 탐방』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미오 이후의 중국』을 떠올렸다. 같은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묘하게 대비하며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면서, 마치 두 개의 전혀 다른 나라 같지만 그 가운데에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중국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테크노-차이나 탐방과 미오 이후의 중국은 같은 중국을 다루지만, 정반대의 방향에서 중국을 응시한다. 전자는 현재 진행형의 역동을, 후자는 과거의 상처와 구조적 폭력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방』이 보여주는 중국은 더 이상 이념의 순결성을 증명하려 애쓰는 국가가 아니다. 공산주의를 ‘완성해야 할 교리’로 붙드는 대신, 강한 나라를 만드는 수단으로 재배치한 중국이다. 여기서 공산주의는 금욕이나 평등의 약속이 아니라, 국가적 목표를 향해 인민을 조직하고 동원하는 실천적 언어로 기능한다. 테크 기업 창업가, 과학기술 엘리트, 젊은 이공계 인재들은 혁명가가 아니라 신질서를 설계하는 기업가이자 기술자로 등장한다. 반면 프랑크 디쾨터의 『미오 이후의 중국』은 이와 정반대의 시선을 유지한다. 이 책에서 중국의 근대화는 언제나 강요된 실험이었고, 인민은 동원의 대상이자 희생자였다. 성장의 숫자 이면에는 통계 조작, 폭력, 침묵이 있었고, 국가는 성공을 말하지만 개인의 삶은 끊임없이 훼손된다. 디쾨터에게 중국의 발전은 아직도 의심해야 할 서사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시선이 서로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히려 두 책을 함께 읽을 때, 중국의 변화가 더 또렷해진다. 과거의 중국은 중국만의 공산주의 이념을 만들고 증명하기 위해 매진했던 나라였다.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은 “우리는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선언이었지만, 그 선언은 수많은 개인의 삶을 대가로 치러야 했다. 이념이 목표였고, 국가는 실험장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테크노-차이나 탐방』이 포착한 중국은 다르다. 이제 목표는 이념의 증명이 아니라 국가의 힘 그 자체다. 잘살고, 앞서가고, 추월하는 것. 그 목표를 위해 전 인민이 각자의 욕망—성공, 출세, 기술적 성취—을 체제 안으로 끌어들인다. 더 이상 희생만을 강요하는 혁명이 아니라, 참여하면 보상이 주어지는 프로젝트로서의 국가가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이 새로운 중국은 놀랍고, 동시에 오싹하다. 개인의 꿈과 국가의 야망이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갈 때, 그 추진력은 압도적이다. 공산주의는 실패했다는 오래된 도식은 이 지점에서 힘을 잃는다. 문제는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가 아니라, 이 성공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다시 희생될 것이냐다. 『미오 이후의 중국』이 경고하는 과거의 그림자를 기억한 채, 『테크노-차이나 탐방』이 보여주는 현재의 저력을 바라볼 때 비로소 중국은 단순한 위협도, 맹목적 모델도 아닌 21세기 세계질서를 시험하는 실험실로 보인다. 중국을 다시 보게 된다는 것은, 곧 우리가 믿어왔던 체제·이념·발전의 공식을 다시 묻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질문은, 중국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미래를 향하고 있다. #이병한의테크노차이나탐문 #이병한 #서해문집 #마오이후의중국_프랑크디쿼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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