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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의 심리 상태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로르샤흐 테스트", "글쓴이와 읽는 이는, 활자를 통해 서로 대화하고 있는 거라고." — ‘무한의 책’을 요약하는 소설 속 문장이다. '파이 이야기'는 이야기를 선택하라 한다. 믿고 싶은 것을 믿으라고. 이 소설도 독자에게 선택권을 준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다른 버전, 슬픈 이야기로 볼 수도, 세상을 구한 멋진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선택은 독자 몫. 김희선 작가의 머릿속에는 수다쟁이 이야기꾼 30명쯤 들어 있는 것 같다. 대체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하려고, 하다가, 하 이걸 이렇게까지! 하는 상상의 쾌감을 듬뿍 준다. 수다쟁이 작가의 수다를 계속 듣고, 때로는 나도 말하는 느낌이 드는 드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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