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처음 들여다보는 당신을 위한 친절한 나무 백과
꼼꼼한 생태 자료, 다양한 사진,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우리 숲의 사계를 거닐다
초판 출간 이후 20년간 우리나라 최고의 나무 책으로 꼽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가지』의 개정증보판!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 식물을 찾아다닌
국립수목원 이유미 원장의 나무와 숲 이야기
20년 동안 국내 최고의 나무 길잡이 도서로 손꼽힌 책, 기본적인 생태는 물론 역사와 문화, 전설, 쓰임새와 활용도, 기르는 방법까지 우리 나무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 우리나라 대중 식물학 도서의 원조 격이자 지금까지 이 분야 1위를 놓치지 않는 살아 있는 전설인 책. 바로 국립수목원 이유미 원장이 집필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가지』에 대한 설명이다. 폭넓고 탄탄한 지식과 나무에 대한 사랑이 켜켜이 스며들었다는 평을 받으며 한국과학기술도서상을 수상하고 환경부 우수환경도서 선정된 이 책이 드디어 출간 20주년 만에 『우리 나무 백가지』라는 이름의 개정증보판으로 새롭게 선을 보인다.
이번 개정판에는 새롭게 밝혀진 사실을 추가하고 이전과는 달라진 학술적 분류와 학명을 바로잡았다. 또한 20년의 세월 동안 고사하여 해제되었거나 신규 등록된 천연기념물을 소개했으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나무의 생태, 이전과 달리 자생지가 줄어들거나 새롭게 발견된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생태, 문화, 역사, 과학, 전설까지 아우르는 나무 백과사전
국립수목원 이유미 원장의 우리 나무 탐방기
현재 국립수목원 원장인 저자가 국립수목원 연구원이던 1995년 당시에는 우리 나무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책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식물에 대한 책이라고는 일본과 서양에서 들어온 도감 종류가 주를 이뤘다. 우리 산천에서 흔히 보는 나무 이야기를 다른 나라 학자의 입으로 듣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던 저자는 마침내 펜을 들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나무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몇 년에 걸친 그의 노력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는데, 이 책이 바로 우리나라 나무 책의 규범처럼 자리 잡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가지』이다.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식물 관련 도서는 여러 콘셉트로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이 책들의 계보를 따지다 보면 결국 이유미 원장의 책으로 수렴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는 뜻도 될 것이다.
기본적인 학명과 분포지, 개화기와 결실기를 표로 만든 부분은 자연과학서 같고, 백 가지 나무의 수피(나무껍질), 수형(나무의 전체 형태), 꽃과 열매 사진을 하나하나 챙긴 것을 보면 도감 같다. 씨앗을 채취하여 심고 기르는 방법과 다양한 활용법을 설명한 부분에서는 실용서의 면모가 보이기도 한다. 각기 특색 있고 다양한 내용을 한데 단단하게 묶는 것은 바로 저자의 에세이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차근차근 설명하고 나무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의 말을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어느새 나무에 대한 기초 지식을 탄탄히 쌓게 된다. 더불어 인간의 시간에 비하면 영원에 가까운 세월을 사는 나무에 대한 경의와 그런 나무를 아끼고 보전하려는 의지, 그리고 고목이 생을 다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서글픔까지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열매나 목재 쓰임새 여부를 따지지 않고 넉넉하게 바라보는 나무의 한살이
자생종과 귀화종, 남과 북을 따지지 않고 ‘우리’의 반경을 넓히다
저자는 무심히 지나치는 우리 주변의 나무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보듬는다. 그의 애정은 유실수와 무실수, 쓰임새 여부를 따지지 않고 토종과 귀화종을 가리지 않는다. 우리네 인간은 나무가 주는 혜택에만 집중하기 마련이다. 목재로 쓰고, 열매를 먹고, 뿌리나 줄기는 약재로 사용한다는 식이다. 인간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나무에는 무심하며, 귀화종이라거나 인간에게 해를 끼친다고 오해하는 나무에 대해서는 섬뜩하리만치 차갑다.
이유미 원장은 인간의 기준으로 나무의 가치를 따지는 일이 얼마나 무가치한 일인지 차분하게 드러낸다. 숲과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것이 비단 목재와 열매뿐일까. 우리를 숨 쉬게 하는 산소도, 동식물을 기르고 자라게 하는 땅속 질소도, 화사한 봄꽃, 여름의 녹음과 그늘, 아름다운 단풍도 모두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의 커다란 혜택이다. 나무가 베푸는 유무형의 혜택을 생각하면 인간의 구분 짓기와 차별하기는 얼마나 이기적인가.
저자는 서두에 우리 나무 100가지를 고르며 ‘우리화’한 외래종 즉 ‘귀화종’도 포함했다고 밝힌다. 우리 고유 식물, 자생 식물은 물론 소중한 자원이며 보전해야 한다. 그러나 토종에 집착하고 자생종을 지키겠다는 명목으로 우리와 오래도록 함께한 외래종마저 배척할 필요는 없다. 본디 나무는 국적이 없으니 말이다. 우리의 나라꽃인 무궁화도 자생종이 아니다. 저자는 그 나무가 어디에서 처음 살았든, 우리 땅에 터 잡고 살며 우리 민족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다면 이미 ‘우리 나무’라고 말한다.
새롭게 밝혀진 과학적 사실, 안타깝게 고사하거나 새로이 지정된 천연기념물…
오래된 내용을 다듬고 보태어 펴내다
자고 일어나면 어제까지 진실이었던 것이 갑작스레 뒤바뀌는 세상이다. 나무 또한 마찬가지다. 새롭게 책을 매만지며 이전과는 달라진 과학적 사실을 바로잡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능소화의 가루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소문이 국립수목원 연구 결과 낭설로 밝혀졌다는 이야기나 소나무의 가장 큰 적이 솔잎혹파리에서 소나무재선충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인간과 나무가 어울려 살다 보니 인위적으로, 혹은 환경에 적응하느라 달라진 부분도 있다. 가로수 보급률 1위라는 설명으로 시작했던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소개문은 이제 그 자리를 은행나무에게 건네줬다는 말로 바뀌었다. 아름답지만 외국 조경수에 밀려 제대로 선보일 기회조차 없던 ‘잊힌 나무’ 이팝나무는 이제 붐이 일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가로수종으로 변모했다. 무리 지어 자라지 않기로 유명한 배롱나무는 그 아름다운 자태 덕분에(혹은 때문에) 이제는 무리 지어 핀 모습으로 많은 사람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새롭게 추가된 기쁜 소식도 있다. 자생지가 없어 멸종 위기에 처했던 산개나리는 새로운 곳에 군락지를 이룬 것이 발견되었다. 더디 자라는 것으로 유명한 주목에는 항암 성분이 있는데, 이를 추출하려면 오래도록 자란 주목을 베어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주목의 씨눈에 항암 성분이 많다는 것이 알려져 나무에 해를 입히지 않고도 항암제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안타깝게 고사한 천연기념물 이야기와 새롭게 지정된 천연기념물 이야기는 안타까움과 안도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번 개정증보판의 백미는 기생식물로 분류되는 겨우살이에 대한 저자의 태도 변화이다. “겨우살이는 받을 줄만 알고 줄 줄 모르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식물이다”라고 끝맺었던 겨우살이 소개는, 이제 다음과 같이 바뀌었다. “요즈음 겨우살이는 항암제로 관심이 높다.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더 큰 미덕이 어디 있겠나 싶어 겨우살이를 이기적인 나무로 속단한 것이 미안했다. 나아가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더 큰 쓰임새로 활용되기도 전에 사라질까 하는 새로운 걱정이 앞섰다.” 나무의 존귀를 사람의 짧은 시선으로 따지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자신의 과오를 예로 들어가며 진솔하게 설명한다. 그 누구도 나무의 가치에 대해 이처럼 절절하게 웅변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