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1 (색으로 읽는 공포와 공상) : 아멘-라의 저주 · 날아다니는 머리 · 원숭이 · 이집트학 교수 · 밸브로 이야기 · 갈색 남자 · 여마법사의 계곡 · 갈색 손
작품 정보
이번에 선보이는 “색즉시공” 시리즈는 색으로 읽는 공포와 공상을 주제로 한다. 특정 색을 중심으로 하거나 여러 색을 병치하는 방식으로 공포와 공상을 전하려고 한다.
시리즈의 첫 번째 색은 머미 브라운(Mummy Brown).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특히 라파엘 전파가 애용했다는) 매혹의 색으로 알려진 이 색상은 명칭에서 유추되듯 미라를 떠올리게 한다. 미라를 갈아 만든, 다소 충격적인 색으로 “이집트 브라운”, “카푸트 모르투움(Caput Mortuum, 죽은 머리)”으로도 불리는 짙은 갈색이다. 바톤핑크(아라한)에서 전자책으로 출간한 단편들 중에서 미라와 갈색의 공포에 맞는 작품들을 추렸다. <h4>-수록 작품</h4>「아멘-라의 저주」 미라 소설로 경장편에 가까운 분량인데, 축약본으로 수록한다. 정신병원 요양소가 있는 어느 한적한 섬에서 비밀리에 미라의 소생 실험이 이루어진다. 3천년의 시공간을 오가며 아멘라 공주를 둘러싼 사랑과 배신, 환생의 울림을 전한다. 「날아다니는 머리」 배경을 이집트 대신 페루로 선택하여 이색적인 미라의 공포를 전달한다. 보기 드물게 연구 가치가 큰 미라가 발견되면서 흥분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라와 함께 발견된 정체불명의 기형체가 문제의 발단이 된다. 「원숭이」 이집트의 고고학 발굴 과정에서 접한 미라와 주인공 휴 모리스의 심리학적인 강박 공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이집트학 교수」 19세기 카이로가 배경. 재기 발랄한 세실리아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매력적인 이집트학 교수를 소개받는다. 언뜻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조합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만남이 계속될수록 불가사의한 사건이 벌어진다. 「밸브로 이야기」 어머니와 아들의 창작 팀이라는 독특한 컨셉의 E&H. 헤론의 대표작인 오컬트 탐정 “플랙스먼 로Flaxman Low” 단편 연작에 포함된 작품이다. 「갈색 남자」 아일랜드의 고딕 문학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숨은 보석과도 같은 단편이다. 동화처럼 시작하나 동화가 맞나 싶은 순간, 이야기는 급선회한다. 동화라면 잔혹 동화라고 할까……. 「여마법사의 계곡」 은 “푸만추”라는 독특한 빌런을 내세워 작가서로 일약 성공을 거두었던 색스 로머의 단편이다. 푸만추와는 결이 다르지만 작가의 첫 작품 「불가사의한 미라」에서 이어지는 작가 특유의 관심사와 특기가 잘 드러난다. 최근의 신비동물학(Cryptozoology)을 기반으로 한 소설로 볼 때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갈색 손」 괴담의 대명사격인 “내 다리 내놔”를 아서 코난 도일이 들려주면 어떤 느낌인지 알려주는 단편이다. 도일의 호러에 종종 나타나는 오컬트에 관한 관심도 여전하여 셜록 홈즈와는 다른 작가의 일면을 접하게 해준다. <h4>엮고 옮긴이 </h4>미스터고딕 정진영 미스터 고딕과 정진영은 함께 기획하고 번역하는 팀이다. 미스터 고딕은 생업을 하며 틈틈이 준비해 온 원고들로 전자책을 만들고 있다. 고딕 호러와 러브크래프트를 좋아하지만, 때때로 현실과 일상이 더 공포스럽다고 생각하곤 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작가와 작품을 만날 때 특히 기쁘다. 그런 기쁨을 출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정진영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들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검은 수녀들』, 『잭 더 리퍼 연대기』, 『코난 도일 호러 걸작선』, 『죽이는 로맨스』, 『광기를 비추는 등대 라이트하우스』 등을 번역했다.
영국인으로 영국령 인도 잔시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헤스케스 버넌 헤스케스-프리처드(Hesketh Vernon Hesketh-Prichard)다. 일찍이 사냥꾼이자 명사수로 이름이 높았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저격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크리켓 선수이자 오지 탐험과 사냥을 즐기면서도 동물보호 운동에 적극 나서는 등 다채로운 이력을 지녔다. 이 다재다능한 인물은 작가로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는데, 어머니 케이트(Kate O'Brien Ryall Prichard)와 창작팀을 이루어 각각 E. 헤론과 H. 헤론 합해서 E&H 헤론이라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흥미롭고 독특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첫 단편 「태머의 결투Tammer's Duel」(1896)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윤문 도움을 받으면서 이후 모자 창작팀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다. 군사, 스포츠, 탐험 등 다방면의 활동을 이어가면서 아서 코난 도일 등과 교류하며 창작에도 힘을 기울였다. 특히 오컬트 탐정 ‘플랙스먼 로’를 등장시킨 『플랙스먼 로Flaxman Low』 단편 연작이 대표작이다. 말년에 영국 작가 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으나 건강이 나빠져 1922년 패혈증으로 어머니보다(1935년 사망) 먼저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