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여수의 눈물 상세페이지

여수의 눈물

  • 관심 0
셀렉트
리디셀렉트에서 바로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소장
전자책 정가
7,000원
판매가
7,000원
출간 정보
  • 2022.08.17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3.6만 자
  • 26.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97825514
ECN
-
여수의 눈물

작품 정보

*오동도 동백꽃과 ‘좌익과 우익’
1..내가 『여수의 눈물』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두 가지다. 그 하나는 내 스스로 숙명처럼 정해 놓았던 ‘숙제하기’였고, 나머지 하나가 어느 날 모 박물관에서 목격하게 된 사진 한 장이었다.
누렇게 퇴색한 70여 년 전 흑백사진이었다. 어느 경찰서 뒤뜰이었고, 앵글 안에 들어 있는 스물여덟 명 모두가 누더기를 걸친 채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한겨울인데도 여름옷을 켜켜이 껴입은 탓이었지만, 그보다 생포되어 막 끌려온 터라 자신들의 생존문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더 긴장된 초초한 모습이었다.
소위 빨치산으로 불리는 지리산 공비들이었다. 포승줄에 묶여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형형했다. 닿기만 하면 녹여 버릴 듯이 예리하고 매서웠다. 비록 육신의 자유를 잃었다고 해서 투쟁정신까지 죽어 버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열렬하고 더 팽팽한 살아 있는 눈빛이었다. 나는 그 눈빛에 매료되었다기보다 함몰했다고 해야 옳다.
어쩌면 저런 눈빛을 가질 수 있을까.
저 형형한 눈빛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무엇을 의미하기에 저처럼 레이저광선 같은 파란빛을 띠고 있을까.
과연 저 눈빛을 형상화할 수는 없는 것일까.
2.1948년 10월 18일, 나는 여수 공화동에 있었다. 여천 군청청사 뒤쪽이 내가 살았던 터전이다.
종고산 쪽으로 난 골목을 조금만 올라가도 동백꽃 만발하는 오동도가 선명하게 보였고, 그 너머는 나의 아버지 어머니의 고향이며, 내 유아기를 보냈던 남해 섬이 빛나는 청람색으로 병풍인 양 펼쳐져 있었다.
이른바 ‘여수반란사건’의 현장이었다. 우리 나이로 다섯 살이고, 만으로 네 살짜리 철부지였지만 나는 그날 새벽 콩 볶는 총소리를 들었고, 포승줄에 묶인 채 총살당하는 제복 입은 남자들의 죽음도 보았으며, 태극기인지 인공기인지 구분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는 군중들 속에 나도 끼어 강물 흘러가듯 그렇게 휩쓸려가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다음 날인가. 철모에 흰 띠를 두른 소위 말하는 진압군들이 무더기무더기 상륙했고, 여수는 불바다가 되었다. 군인들이 지른 불이었다. 시민들을 빠짐없이 강제 집합시켜 놓고 빈 집에 석유를 끼얹고 불씨를 던진 것이다.
우리 가족도 공터에 도열해 있었다. 아버지는 내 손을 붙잡고 있었고, 어머니는 젖먹이 동생을 업은 채 급히 나오면서 주섬주섬 챙긴 보따리를 가슴에 움켜 안고 있었다.
군인들은 함부로 총을 쏘아 댔다. 실제로 아무 지시 없이 대오를 빠져 달아나는 청년을 쏘아 쓰러뜨리기도 했다. 총 끝에는 보기만 해도 으스스한 대검이 꽂혀 있었다.
마침내 우리 가족 차례였다.
“그게 뭐야?”
나이 많지 않은 군인이었는데 반말이었다.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어머니는 대답 대신 아버지만 바라보았다.
“그거시 뭐시냐…….”
아버지가 대신 설명하기 전에 대검이 날아와 어머니의 보따리를 찔렀고,
“오메, 오메야!”
어머니의 비명과 함께 보따리가 풀리면서 물건이 와르르 쏟아졌다. 식구들이 쓰던 놋수저와 책 두 권이 전부였다. 아니 더 정확하게 성경과 찬송이라고 해야 옳았다.
“예수쟁이야?”
군인이 물었다.
“네, 예수 믿는 신잔디요.”
“진작 말하지! 이리로 나와!”
그렇게 해서 우리는 죽음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뒷줄, 앞줄, 옆줄 식구들은 모두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그 뒤로 나는 그들의 얼굴을 다시 본 적도 없고, 볼 수도 없었다.

작가

백시종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44년 4월 9일
학력
서라벌예술대학교 회화과 학사
경력
동아일보 문학회 회장
맑은물사랑실천협의회 공동대표
한국펜클럽 이사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회장
한국소설가협회 이사
데뷔
196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비둘기'
수상
2012년 제4회 노근리평화상 문학 부문
2011년 제16회 중앙대문학상
2008년 제1회 한국문학백년상
2004년 제2회 채만식문학상
2002년 제10회 오영수문학상
2001년 제38회 한국문학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쑥떡 (백시종)
  • 누란의 미녀 (백시종)
  • 여수의 눈물 (백시종)
  • 호아저씨를 기다리며 (백시종)
  • 강치 (백시종)
  • 오옴하르음악회 (백시종)
  • 돈황제 (백시종)
  • 팽 (백시종)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한국소설 베스트더보기

  • 혼모노 (성해나)
  • 홍학의 자리 (정해연)
  • 소년이 온다 (한강)
  • 퇴마록 외전 1 (이우혁)
  • 파과 (구병모)
  •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강보라)
  • 퇴마록 세계편 1 (이우혁)
  • 퇴마록 : 국내편 세트 (전2권) (이우혁)
  • 칼의 노래 (김훈)
  • 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 개정판 | 채식주의자 (한강)
  • 급류 (정대건)
  • 구의 증명 (최진영)
  • 개정판 | 퇴마록 국내편 1 (이우혁)
  • 입속 지느러미 (조예은)
  •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 (김초엽, 김혜윤)
  • 퇴마록 말세편 1 (이우혁)
  • 개정판 |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 살인 택배 (정해연)
  • 퇴마록 혼세편 1 (이우혁)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