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 결혼안식년』은 결혼한 여성이 집을 떠나 자기 꿈을 추구하고, 목표를 정복하고 재능을 북돋으며, 주부ㆍ아내ㆍ엄마ㆍ동료로서의 분주한 일상을 사느라 잊어버리고 살았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저널리스틱하게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결혼과 자기 자신을 둘 다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창의적인 방법으로서, 더 좋은 전망을 얻기 위해 산에서 한 발 물러났던 것처럼 매일의 일상에서 한 발 물러나 자신의 영혼과 결혼이라는 자아의 두 측면을 통합하는 객관적 조망의 기회가 될 결혼 안식휴가를 떠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결혼한 여자들, 왜 우울한가?
“누군가의 아내이자 어머니이고 딸이고 또 동료이지만 그 같은 삶의 꼬리표들을 떼어낸다면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결혼 전의 여성들은 자유롭고 자의식이 강하다. 그러나 결혼한 여자들은 사회와 가정 모두에서 어중간한 자리, 비슷한 고민 비슷한 모습으로 닮아 있다. 남편의 성공을 위해, 자녀의 성장과 자기계발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연로하신 부모님을 보살피기 위해, 또는 직장인으로서의 업무 완수를 위해 하루 24시간 종종걸음친다. 결혼한 여성은 어느새 타인돌보기 의무에 충실한 전일제 노동자를 넘어 슈퍼우먼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무언의 요구를 받게 되고, 항상 누군가를 보살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이렇듯 숨돌릴 틈 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문득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과 마주하게 되고, 잊고 지냈던 자신의 꿈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 정작 자아가 빠져버린 이제까지의 삶에 대한 회의와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텅 비어 있는 자신의 내면의 방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 아이의 인생폭이 넓어진 만큼 자신의 인생은 좁혀지고 있었음을 느끼고 시간과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낭패감마저 들기도 한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잃어버린 여성들은, 자신이 헌신적으로 돌봐온 사람들에 대해 원망과 분노의 감정을 품게 되고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든다.
중년의 많은 여성들이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도 지키고 자신의 결혼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까 고심하는 지금, 결혼 안식휴가를 고려해 보는 것은 병리학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위한 타진이 될 것이다.
결혼생활에도 휴가가 필요하다!
아내와 엄마이자 TV 프로듀서였던 이 책의 저자 셰릴 자비스는 서른여섯 살 때 나라의 절반을 가로질러가야 하는 곳으로부터 3개월 간 일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아들의 호소에 못 이겨 그 제의를 거절하고 말았지만, 그녀의 마음은 크게 흔들렸다. 한동안 혼자 살며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이다. 12년이 흐른 뒤, 그녀는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꿈을 잠시 미뤄두었다고 해서 그 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저자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에는 집을 떠나 지냈던 3개월과 그 시간들로부터 얻은 강력한 발견에 대한 이야기가 흡인력있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 책은 한 개인의 이야기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자비스는 55명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담하고 과격하게까지 들리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 결혼한 여자가 자기 사는 곳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서.
자신의 가슴 속 어딘가에 묻어두었던 꿈을 떠올린 여성들. 그들은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등반하고, 차로 국토 횡단을 시도하고, 해외에서 교사로 활동하고, 유적 발굴작업에 참가하였다. 그들은 고독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거나 공부를 했다. 우리가 상상해 보지 못한 방식들로 결혼관계의 폭을 넓혀간 55명의 여성들, 그녀들은 나름대로 자기만의 모험을 강행하기로 결심한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주저하고 두려워했는지를 고백하며, 또 자기들의 계획을 실천하면서 혼자 지내는 동안 느꼈던 불안함과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자기 내면에서의 변화들, 가족에 대한 더 애틋한 사랑과 믿음이 커가는 과정 등등을 생 생하게 전해준다. 저자는 점점 더 많은 중년 여성들이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그 이유로 자기발전을 든다는 것은, 이제 결혼에서의 독립적 행동은 위협이 아니라 여성들에게 명백히 필요한 자아발전의 요구임을 받아들이라는 경고 신호이며, 주부들이 남편과 자녀의 곁을 떠나 혼자 있는 시간은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