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북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새로 고침(F5)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북스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RIDIBOOKS

리디북스 검색

최근 검색어

'검색어 저장 끄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리디북스 카테고리



풍경과 상처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에세이

풍경과 상처

김훈 기행산문집

구매종이책 정가10,000
전자책 정가7,000(30%)
판매가7,000

책 소개

<풍경과 상처> “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이다.”

나에게, 풍경은 상처를 경유해서만 해석되고 인지된다.
내 초로의 가을에, 상처라는 말은 남세스럽다.
그것을 모르지 않거니와,
내 영세한 필경은 그 남세스러움을 무릅쓰고 있다.
풍경은 밖에 있고, 상처는 내 속에서 살아간다.
상처를 통해서 풍경으로 건너갈 때,
이 세계는 내 상처 속에서 재편성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데,
그때 새로워진 풍경은 상처의 현존을 가열하게 확인시킨다.
그러므로 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이다.
_서문에서

이 책이 처음 출간된 1994년, (그의 말대로라면) “초로”의 김훈은 (그러나 아직) 사십대 중반이었고, 아직 첫 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1995, 문학동네)이 출간되기 전이었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이미 유려한 문장으로 유명한 그였지만, 그의 문장을 이야기할 때, 『풍경과 상처』는 빼놓을 수 없는 산문이다.

그러므로 김훈 소설을 읽는 것은 사실은 그의 문장을 읽는 일이다.

일몰의 서해에서 소멸하는 것들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하늘과 바다와 개펄에 가득 찬 빛의 미립자들은 제가끔 하나의 단독자로서 반짝이고 스러지지만, 그것들은 그 소멸의 순간순간마다 다른 단독자들과의 경계를 허물어, 경험되지 않은 새로운 빛의 생성을 이루면서 큰 어둠을 향하여 함몰되어간다. 떼지어 소멸하는 빛의 미립자들은 시공(時空) 속에 아무런 근거도 거점도 없이 생멸했고, 다만 앞선 것들의 소멸 위에서만 생성되었고, 앞선 것들의 생성 위에서 소멸되었으며, 생성과 소멸의 종합으로서 함몰하였다._「저 일몰_서해/대부도」

저들은 두 겹의 네모꼴을 이루는 산악에 존재를 의탁했고, 거대한 원호를 그리며 그것들을 싸안는 강에 생성을 의탁했다. ‘됨’의 띠를 둘러 ‘있음’의 외곽을 삼았다. 굳어져버린 시간의 껍데기 위에 어찌 삶의 터전을 들여앉힐 수 있으랴. 존재하는 것들이 생성하는 것 위에 실려서 흘러가고 흘러가는 것들이 흐르고 흘러서 새로운 존재로 돌아오는 만다라의 강가에 새 날개치는 소리 들린다. 그 강가에 영원성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은 죽은 정도전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자명하다.

수직들은 견고하고 완강하고 높다. 그것들은 부동하는 존재들이다. 부동하는 것들의 내면에는 죽음이 박혀 있다. 부동하는 것들 사이를 흐르는 강은 그것들의 그림자를 바다에 가져다 버린다. 바다와 만나는 어귀에서, 싣고 온 존재들의 중량을 하역하고 강은 자진自盡한다.

(……)

거대도시의 적막은 무섭다. 인기척 없는 거대도시의 풍경은 마치 유목하는 족속들이 버리고 떠나간 삶의 껍데기처럼 강안과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 적막한 거대도시는 인간의 자취에 눈물겨워하는 한 고고학자의 누선을 건드려 거기에서 한 옹큼의 빗살무늬토기라도 찾아내게 할 만했다. 그 수직구조물들의 들판을 숨통이 막힌 큰 강이 도시의 고름과 구정물을 수거해서 겨우겨우 흐르고 있다._「강과 탑_한강/행주산성」

최근 『공무도하』를 펴내며 작가는 ‘스트레이트체’만의 강력한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 바 있지만, 책을 다시 펴내며 “나는 이제 이런 문장을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풍경’들 앞에서도―그의 말대로라면 상처를 경유해온 그 풍경들임에도―자칫 어설픈 감상으로 빠져들지 않고, ‘이미지와 인문학적 사유가 서로 스며서 태어나는 새로운 언어’로 씌어진 이 산문들의 아름다움 앞에서는 다른 어떤 설명도 사족일 것이다.

여기에 묶인 글을 쓰던 시절에 나는 언어를 물감처럼 주물러서 내 사유의 무늬를 그리려 했다.

화가가 팔레트 위에서 없었던 색을 빚어내듯이 나는 이미지와 사유가 서로 스며서 태어나는 새로운 언어를 도모하였다.

몸의 호흡과 글의 리듬이 서로 엉기고, 외계의 사물이 내면의 언어에 실려서 빚어지는 새로운 풍경을 나는 그리고 싶었다. 그 모색은 완성이 아니라 흔적으로 여기에 남아 있다.

나는 이제 이런 문장을 쓰지 않는다. 나는 삶의 일상성과 구체성을 추수하듯이 챙기는 글을 쓰려 한다.

그러하되, 여기에 묶은 글들은 여전히 내 마음속 오지의 풍경을 보여준다.

_개정판을 내며

또하나, 을숙도와 다산초당과 한강과 소쇄원과 강진……의 풍경에서 여자와 겸재와 무기와 악기와 시간을 읽어낸 십수 년 전 그의 산문에서, 소설가 김훈의 현재를 읽어낼 수 있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피리 죽창, 악기와 무기는 꿈과 욕망의 양쪽 극한이다. 겨울 수북의 대숲 속에서 나는 악기의 꿈과 무기의 꿈이, 선율의 혁명의 꿈이, 한데 합쳐져 오직 거대한 침묵으로 눈을 맞고 있는 장관을 보았다. 악기의 꿈과 무기의 꿈은 결국 다르지 않다. 안중근의 총과 우륵의 가야금은 결국 같은 것이다. 그것들의 꿈은 세계의 구조와 시간의 내용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악기는 시간의 내용을 변화시키고 무기는 세계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관여한다. 악기의 꿈은 무기 속에서 완성되고 무기의 꿈은 악기 속에서 완성된다. 그것들은 서로가 서로의 잃어버린 반쪽이며, 찾아 헤매는 반쪽이지만, 찾아 헤맬수록 그것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서 그것들은 이제는 세계의 두 극지로 갈라져 있다. 악기는 비어 있음의 소산이고 무기는 단단함의 소산이다. 대나무는 연금술사의 귤나무처럼 저 자신의 운명을 연금하지 못하지만, 인간의 시선이 대나무에 닿았을 때 인간은 그 나무의 속 빔과 단단함에 의지해서 세계와 시간을 흔들어 연금하려는 욕망을 키우기 마련이고, 그 욕망이야말로 인간의 인간된 운명일 것이다.

_「악기의 숲, 무기의 숲 _ 담양, 수북」


저자 프로필

김훈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48년 5월 5일
  • 학력 고려대학교 영문학 중퇴
  • 경력 2002년 한겨례신문 편집국 민권사회2부 기동취재팀 부국장
    2000년 시전문계간지 편집위원
    1999년 한국일보 편집국 편집위원
    1999년 국민일보 편집국 편집위원
    1998년 국민일보 출판국 국장
    1998년 국민일보 편집국 특집부 부국장
    1997년 시사저널 심의위원 이사
    1997년 시사저널 편집국 국장,편집인
    1995년 시사저널 편집국 국장직대
    1994년 시사저널 사회부 부장
    1994년 한국일보 편집국 문화부 기자
  • 데뷔 1994년 문학동네 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 수상 2009년 제29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2007년 제15회 대산문학상
    2005년 제5회 황순원 문학상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2002년 제18회 서울언론인클럽 언론상 기획취재상
    2001년 동인문학상

2017.10.1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김훈
1948년 5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 김광주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정외과와 영문과를 중퇴했다. 1973년부터 1989년 말까지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시사저널」 사회부장, 편집국장, 심의위원 이사, 국민일보 부국장 및 출판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사회부 부국장급으로 재직하였으며 2004년 이래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휘문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산악부에 들어가서 등산을 많이 다녔다. 인왕산 치마바위에서 바위타기를 처음 배웠다 한다. 대학은 처음에는 고려대 정외과에 진학했다.(1966년). 2학년 때 우연히 바이런과 셸리를 읽은 것이 너무 좋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정외과에 뜻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영시를 읽으며 영문과로 전과할 준비를 했다. 그래서 동기생들이 4학년 올라갈 때 그는 영문과 2학년생이 되었다. 영문과로 옮기고 나서 한 학년을 다니고 군대에 갔다. 제대하니까 여동생도 고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이 어려운 상태라 한 집안에 대학생 두 명이 있을 수는 없었다. 돈을 닥닥 긁어 보니까 한 사람 등록금이 겨우 나오길래 김훈은 "내가 보니 넌 대학을 안 다니면 인간이 못 될 것 같으니, 이 돈을 가지고 대학에 다녀라"라고 말하며 그 돈을 여동생에게 주고, 자신은 대학을 중퇴했다.
김훈 씨는 모 월간지의 인터뷰에서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피력하기도 했다.
"나는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고, 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하는, 이런 개소리를 하는 놈은 다 죽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 무슨 지순하고 지고한 가치가 있어 가지고 인간의 의식주 생활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현실을 관리하고 지도한다는 소리를 믿을 수가 없어요. 나는 문학이란 걸 하찮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 세상에 문제가 참 많잖아요. 우선 나라를 지켜야죠, 국방! 또 밥을 먹어야 하고, 도시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애들 가르쳐야 하고, 집 없는 놈한테 집을 지어줘야 하고…. 또 이런 저런 공동체의 문제가 있잖아요. 이런 여러 문제 중에서 맨 하위에 있는 문제가 문학이라고 난 생각하는 겁니다. 문학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언어행위가 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펜을 쥔 사람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생각해 가지고 꼭대기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데, 이게 다 미친 사람들이지요. 이건 참 위태롭고 어리석은 생각이거든요. 사실 칼을 잡은 사람은 칼이 펜보다 강하다고 얘기를 안 하잖아요. 왜냐하면 사실이 칼이 더 강하니까 말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그런데 펜 쥔 사람이 현실의 꼭대기에서 야단치고 호령할려고 하는데 이건 안 되죠. 문학은 뭐 초월적 존재로 인간을 구원한다, 이런 어리석은 언동을 하면 안 되죠. 문학이 현실 속에서의 자리가 어딘지를 알고, 문학하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자기 자리에 가 있어야 하는 거죠"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표현해 내기 위해서"이며 또 "우연하게도 내 생애의 훈련이 글 써먹게 돼 있으니까" 쓰는 것이라 한다. 그의 희망은 희망이 여러 가지 있는데 첫 번째가 음풍농월하는 것이라 한다. 또 음풍농월 하면서도 당대의 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훈이 언어로 붙잡고자 하는 세상과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선상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는 선원들이기도 하고,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민망하게도 혹은 선정주의의 혐의를 지울 수 없게도 미인의 기준이기도 하다. 그는 현미경처럼 자신과 바깥 사물들을 관찰하고 이를 언어로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행위를 하고 그 행위를 하면서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느낌을 메타적으로 보고 언어로 표현해낸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는 그를 일러 '문장가라는 예스러운 명칭이 어색하지 않은 우리 세대의 몇 안되는 글쟁이 중의 하나'라고 평하고 있기도 하다.
1986년 『한국일보』 재직 당시 3년 동안 『한국일보』에 매주 연재한 것을 묶어 낸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으로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유려한 문체로 빼어난 여행 산문집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한국일보에 연재하였던 독서 산문집 『내가 읽은 책과 세상』(1989) 등의 저서가 있으며 1999∼2000년 전국의 산천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쓴 에세이 『자전거여행』(2000)도 생태·지리·역사를 횡과 종으로 연결한 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칼의 노래』를 꼽을 수 있다. 2001년 동인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전략 전문가이자 순결한 영웅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을 통해 이 시대 본받아야 할 리더십을 제시한다. 영웅 이순신의 드러나 있는 궤적을 다큐멘터리식으로 복원하여 현실성을 부여하되, 소설 특유의 상상력으로 이순신 1인칭 서술을 일관되게 유지하여 전투 전후의 심사, 혈육의 죽음, 여인과의 통정, 정치와 권력의 폭력성, 죽음에 대한 사유, 문(文)과 무(武)의 멀고 가까움, 밥과 몸에 대한 사유, 한 나라의 생사를 책임진 장군으로서의 고뇌 등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의 저서로 독서 에세이집 『선택과 옹호』, 여행 산문집 『풍경과 상처』,『자전거여행』,『원형의 섬 진도』, 시론집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밥벌이의 지겨움』,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 등이 있다.

목차

서문 - 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

여자의 풍경, 시간의 풍경
건너오는 시조새들
AD 632년의 개
겸재의 빛
정다산에 대한 내 요즘 생각
낙원의 치욕
도망칠 수 없는 여름
산유화
돌 속의 사랑
악기의 숲, 무기의 숲
강과 탑
대동여지도에 대한 내 요즘 생각
오줌통 속의 형이상학
염전의 가을
시간과 강물
먹이의 변방
가을의 빛
저 일몰
억새 우거진 보살의 나라
깊은 곳에 대한 성찰
무늬들의 풍경
헬리콥터와 정현종 생각
'천상병'이라는 풍경
천상병의 정치의식

개정판을 내며


리뷰

구매자 별점

4.7

점수비율

  • 5
  • 4
  • 3
  • 2
  • 1

7명이 평가함

리뷰 작성 영역

이 책을 평가해주세요!

내가 남긴 별점 0.0

별로예요

그저 그래요

보통이에요

좋아요

최고예요

별점 취소

구매자 표시 기준은 무엇인가요?

'구매자' 표시는 리디북스에서 유료도서 결제 후 다운로드 하시거나 리디셀렉트 도서를 다운로드하신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도서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도서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도서 내 무료 도서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도서를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도서를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